기사입력시간 25.05.13 11:11최종 업데이트 25.05.1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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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국 약가인하 행정명령에 美 제약업계 "미국 투자 계획 위태롭게 할 것"

트럼프 행정부의 연이은 약가인하 조치에 법적 소송 증가·매출하락·복제약 경쟁고조 등 사면초가 상황

사진: 게티이미지뱅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혜국 대우 약가 인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 제약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투자 계획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물론 법적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1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미국인과 납세자가 처방약에 지불하는 가격을 다른 나라들이 지불하는 가격과 일치시키는 '미국 환자에게 가장 선호되는 국가의 처방약 가격 책정 제공'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4월 15일 처방약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한번 더 미국인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한 약가인하 행정명령'에 서명한지 한달만에 또다시 약가 인하를 위한 행정명령 카드를 내밀었다.

4월 서명한 행정명령은 저소득층 환자에게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에 대한 대폭적인 할인을 제공하고, 수입 프로그램을 촉진하며,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의 가용성을 높이는 등 약가를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번 명령에는 미국이 지원한 혁신의약품에 무임승차하는 외국에 대한 대응조치가 포함됐다. 미국 상무부와 무역대표부에게 외국이 의도적이고 불공정하게 시장 가격을 낮추고 미국 내 가격 인상을 주도하는 관행에 연루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명령일부터 30일 이내에 행정부는 가장 선호되는 국가의 가격 목표를 제조업체에 전달하고, 미국 환자들이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미국인들에게 '최혜국' 가격으로 의약품을 판매하는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수립할 계획이다.

미국제약협회(PhRMA)는 성명에서 "미국 의약품 가격이 높은 진짜 원인은 외국 정부가 공정한 몫을 부담하지 않고 중간 유통업체가 미국 환자의 의약품 가격을 인상시키는 것이다"면서 "행정부가 무역 협상을 통해 외국 정부가 의약품에 대한 공정한 몫을 지불하도록 압박하는 것은 옳은 결정이다. 미국 환자들이 글로벌 혁신의 비용을 부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회주의 국가의 의약품 가격을 수입하는 것은 미국 환자와 노동자에게 나쁜 거래다. 회원사들의 수천억 달러 미국 투자 계획을 위태롭게 해 일자리 손실, 경제 손상, 혁신 의약품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증가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지타운대 법대 보건법 로렌스 고스틴 교수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동안에도 최혜국 대우 약가 정책을 추진했으나 법원에 의해 막혔으며, 이번에도 약가 인하를 강제할 경우 제약회사로부터 소송이 홍수처럼 밀려올 것이라 내다봤다.

보고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약가 인하를 위한 강력한 조치를 연달아 발표함에 따라 고가의 처방약 제조사들은 기존 미국 정부와의 IRA 약가 협상 대상제품 확대 이외에도 최혜국 약가 인하 법적 소송 증가, 약가 인하에 따른 매출 하락과 복제약 제조사들과의 경쟁 고조라는 사면초가 상황에 몰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미국 내 상황으로 미국 정부 및 미국 제약사들이 한국 등 OECD 국가를 대상으로 혁신의약품에 대한 약가 인상 요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최혜국 약가 정책으로 제약사들이 전략적으로 해외의 낮은 약가를 택하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있는 미국으로 더 사업을 집중할 가능성도 예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4월 행정명령에서 처방약 제조사 이외에 PBM 등 중개인에 대해서 수수료 공개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한데 이어 이번 행정명령에서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제약기업이 직접 소비자에게 최혜국 약가로 판매 가능하도록 하는 조치가 포함돼 있어 미국 사보험 시장에서의 밸류체인 변화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지금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 제약시장이 미국인을 더 건강하게 하기 위한 '약가 인하'와 미국의 의약품 제조업 강화를 위한 '수입 관세 인상'이라는 두 개의 큰 틀에서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면서 "이러한 변화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려는 우리 신약개발 기업뿐 아니라 바이오시밀러, 위탁개발생산기업 모두에게 약가 책정 및 현지화 전략에도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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