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8.13 07:53최종 업데이트 26.08.13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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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플레이트,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1차 치료 급여…이식 어려운 환자 선택지 확대

치료 경험 없는 성인도 ATG·CsA와 병용 시 급여…27주 혈액학적 반응률 76.5%

12일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장준호 교수가 로미플레이트주의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1차 치료 급여 확대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SAA) 치료제 로미플레이트주(성분명 로미플로스팀)가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의 1차 치료부터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으면서 국내 치료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면역억제요법에 트롬보포이에틴 수용체 작용제(TPO-RA)를 추가해 치료 반응을 높이고, 수혈 의존과 조혈모세포이식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DKSH코리아는 12일 서울 파크하얏트호텔에서 로미플레이트주의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1차 치료 급여 확대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장준호 교수는 급여 확대의 임상적 의미와 향후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설명했다.

골수가 혈액 만들지 못하는 희귀질환…기존 치료에는 한계

재생불량성 빈혈은 골수 내 조혈모세포가 감소해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 등 혈액세포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희귀 혈액질환이다. 중증으로 진행하면 지속적인 수혈이 필요하고 감염과 출혈로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

주요 치료법은 동종조혈모세포이식과 면역억제요법(IST)이다. 근치적 치료법인 조혈모세포이식은 적합한 공여자가 있는 소아청소년 환자에서 5년 생존율이 80~90%에 이르지만, 이식편대숙주병 등 합병증 위험과 공여자 확보의 어려움으로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이식이 어렵거나 적합한 공여자가 없는 환자에게는 항흉선세포글로불린(ATG)과 사이클로스포린(CsA)을 병용하는 표준 면역억제요법이 1차 치료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표준 면역억제요법의 혈액학적 반응률은 약 60~70% 수준이며, 치료 후 환자의 10~40%가 재발하고 약 20%에서는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이나 급성골수성백혈병(AML)으로 이어질 수 있는 클론성 진화가 발생하는 등 한계가 있었다.

장 교수는 “면역억제요법은 이식이 어려운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지만 기존 치료만으로는 반응률이 충분히 높지 않고 반응이 오래 유지되지 않는 환자도 있었다”며 “반대로 조혈모세포이식은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연령과 공여자 여부, 치료 관련 사망과 합병증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미플레이트의 주성분인 로미플로스팀은 TPO-RA 제제로, 골수에 남아 있는 조혈모세포를 자극해 혈소판뿐 아니라 적혈구와 백혈구의 회복을 돕는다.

면역억제요법이 조혈모세포에 대한 면역 공격을 억제한다면 TPO-RA는 혈액세포 생산을 촉진해 두 치료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장 교수는 “국내에서 사용하는 토끼 유래 ATG는 치료 반응이 비교적 늦게 나타나는 반면 TPO-RA는 조기에 조혈을 자극한다”며 “로미플로스팀과 ATG, CsA 병용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 실패 기다리지 않고 초기부터 병용…27주 반응률 76.5%

기존에는 최소 6개월 이상 면역억제요법에 반응하지 않은 성인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에게 로미플레이트주를 단독 투여할 때만 급여가 적용됐다.

하지만 8월 1일부터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성인 환자 가운데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이 불가능하거나 적합한 공여자가 없는 경우, ATG·CsA 기반 면역억제요법에 로미플레이트주를 병용할 때도 최대 6개월간 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장 교수는 “최근에는 형제 수가 줄면서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하는 형제 공여자를 찾기 어려워졌고, 고령이거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아 이식을 시행하기 힘든 환자도 적지 않다”며 “이식에 대한 두려움과 치료 관련 합병증 부담 역시 환자에게는 큰 장벽”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이식이 어려운 환자는 면역억제요법을 받은 뒤 치료에 실패해야만 로미플레이트 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었다”며 “이제는 치료 실패를 기다리지 않고 초기부터 로미플레이트를 병용할 수 있어 이식이 어렵거나 적합한 공여자가 없는 환자들이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1차 치료에서 로미플레이트에 급여를 적용하는 국가는 현재 일본과 우리나라 정도”라며 “치료 초기부터 병용해 보다 빠른 조혈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급여 확대의 근거가 된 제2·3상 임상시험에서는 치료 경험이 없는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에게 토끼 유래 ATG와 CsA, 로미플로스팀을 병용했다.

연구 결과 27주 시점 전체 혈액학적 반응률은 76.5%, 완전반응률은 35.3%로 나타났다. 환자의 41%는 치료 시작 후 14주 이내에 혈액학적 반응을 보였다.

장기 추적에서도 ATG·CsA와 로미플로스팀을 병용한 환자 15명 중 14명(93.3%)이 2년 시점에 혈액학적 반응을 보였다. 반응은 최대 5년간 대체로 유지됐으며, 최종 추적 시점의 수혈 의존 환자 비율은 약 10%로 감소했다.

또한 추적 기간 새로운 염색체 이상이나 AML, MDS로의 진행은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분석 대상이 15명으로 적은 만큼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은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국내 전문가도 IST·TPO-RA 병용 1차 치료 권고

지난 7월 발표된 ‘2026년 국내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의 TPO-RA 사용에 관한 전문가 권고안’도 환자의 연령과 공여자 유무, 이식 가능성 등을 고려해 IST·TPO-RA 병용요법을 1차 치료로 적극 활용하도록 권고했다.

40세 미만 환자는 HLA 일치 형제 공여자가 없을 때 병용요법을 적극 권고했다. 40~55세 환자는 적합한 형제 공여자가 있으면 이식과 병용요법 중 환자 상태에 따라 개별적으로 선택하고, 공여자가 없으면 병용요법을 1차 치료로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통상 55~60세 이상으로 분류되는 고령 환자군에서는 ATG·CsA와 TPO-RA 병용요법을 1차 치료로 권고했다. 다만 연령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지 않고 환자의 전신 상태와 동반질환, 공여자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장 교수는 “40~55세 환자는 공여자 유무와 환자 상태에 따라 이식과 병용요법을 개별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며 “향후 임상 경험과 장기 데이터가 축적되면 이 연령대의 1차 치료 패러다임도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급여 확대로 치료 시기를 앞당기면 더 많은 환자가 수혈 의존에서 벗어나고 병원 방문 횟수도 줄일 수 있다”며 “치료비 부담까지 낮아진 만큼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 로미플레이트주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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