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0.22 16:44최종 업데이트 26.10.2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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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경쟁력 높지만 국내 사용률은 최하위…"약가 인하 넘어 처방 유인책 필요"

2025년 3분기 평균 침투율 33.1%…사용 활성화 정책 도입 시 5년간 최대 4117억원 추가 절감 기대

사진=바이오시밀러 사용 활성화 방안 정책보고서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온 한국 바이오시밀러가 정작 국내에서는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주요국보다 사용이 저조한 가운데, 약가 인하에 머문 정책을 넘어 의료진과 환자의 실제 처방 전환을 이끌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바이오협회는 22일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과 건강보험 재정 영향을 분석하고 사용 확대를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한 '바이오시밀러 사용 활성화 방안'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품질·안전성·유효성 측면의 동등성을 입증해 허가받은 의약품이다. 고가 바이오의약품의 비용 부담을 낮추고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어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주요국은 처방 지원과 조달, 재정적 인센티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공급은 앞섰지만 사용은 뒤처져…침투율 33.1%로 주요국 중 '최하위'

협회는 암질환·면역질환·안과질환·골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13개 성분을 대상으로 국내외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분석했다. 13개 성분 모두 국내에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돼 비교 대상 국가 가운데 가장 많은 성분이 시장에 진입했지만 실제 사용 수준은 가장 낮았다.

다만 13개 성분 가운데 토실리주맙은 분석기간 내 데이터가 반영되지 않아 시장 침투율 비교는 12개 성분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5년 3분기 기준 출시 성분 수는 한국이 13개로 가장 많았고, 캐나다 12개, 독일·미국·프랑스 11개, 노르웨이·영국·이탈리아 10개 순이었다.

하지만 판매량 기준 국내 바이오시밀러의 평균 시장 침투율은 33.1%로 비교 대상 12개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뉴질랜드가 83.6%로 가장 높았으며 영국 80.1%, 이탈리아 74.1%, 일본 58.2%, 미국 44.9%로 모두 한국을 웃돌았다.

국내 바이오시밀러는 시장 진입 초기부터 확산 속도가 더뎠다. 출시 후 4분기 기준 평균 침투율은 11.4%로 비교 국가보다 낮았으며, 출시 4분기 내에 침투율 50%를 넘어선 성분은 없었다.

성분별 사용 수준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라니비주맙의 국내 침투율은 78.9%로 가장 높았고 베바시주맙 50.6%, 트라스투주맙 45.6%를 기록했다. 리툭시맙은 37.8%, 아달리무맙 27.0%, 에쿨리주맙 13.8%에 그쳤다. 인플릭시맙도 출시 이후 장기간이 지났지만 침투율은 53.6% 수준이었다.

국내 사용률이 낮은 이유를 바이오시밀러의 가격 경쟁력 부족만으로 설명하기도 어렵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약가는 이미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낮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약가는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평균 80% 수준이었다. 성분별로는 베바시주맙이 오리지널 대비 94%로 가장 높았고 라니비주맙은 26%로 가장 낮아 가격 편차도 컸다.

국내 바이오시밀러의 기준가격은 주요 해외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협회는 "미국과 유럽 주요국에서는 다수 성분의 바이오시밀러 기준가격이 한국보다 높았으며, 일본·호주·뉴질랜드는 일부 성분에서 한국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가 인하만으로는 의료진과 환자의 바이오시밀러 선택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데 한계가 존재해 적절한 경제적·제도적 유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정책이 개발 지원과 신속 허가, 급여 등 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공급 측면에 상대적으로 집중된 데 비해 실제 의료현장에서 처방과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수요자 중심의 정책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5500억원 절감 효과 대부분 약가 인하…'처방 확대'가 추가 절감 열쇠

협회는 바이오시밀러 도입이 이미 상당한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번 연구에서 침투율 분석에 활용한 12개 성분을 대상으로 2025년 약품비를 추산하고, 바이오시밀러가 도입되지 않고 오리지널 의약품만 사용했을 경우와 비교해 재정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바이오시밀러 도입으로 약 5500억원의 건강보험 약품비가 절감된 것으로 추정됐다. 2025년 약품비는 약 1조1507억원으로, 바이오시밀러가 도입되지 않았다면 약 1조7006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절감 효과의 상당 부분은 실제 바이오시밀러 처방 전환보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 인하'에서 발생했다.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 인하에 따른 절감액은 약 4787억원이었고, 바이오시밀러 처방 전환에 따른 절감액은 약 712억원으로 추정됐다.

협회는 "현재의 재정 절감 효과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 인하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바이오시밀러 사용 확대를 통한 추가적인 재정 절감 여지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한 약가 조정을 넘어 처방자와 의료기관, 환자의 사용 유인을 강화하는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의사 설문조사에서 확인된 정책별 처방 의향 변화를 반영해 추산한 결과, 바이오시밀러 사용 활성화 정책을 도입하면 향후 5년간 약 3945억~4117억원의 약품비를 추가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책별로는 의료기관에 바이오시밀러 사용에 따른 약품비 절감 효과를 공유하는 '처방 약품비 절감 장려금'을 도입할 경우 5년간 약 3945억원, 의료진의 설명·상담 등 처방 전환 과정에 보상하는 '처방 전환 지원 장려금'은 약 3997억원의 절감 효과가 예상됐다. 환자의 본인부담금을 낮추는 정책에서는 약 4117억원으로 가장 큰 추가 절감 효과가 추정됐다.

협회는 이에 ▲고비용 바이오의약품 약품비 절감 장려금 제도 ▲처방 전환 과정에서 의료진의 설명·상담 등을 보상하는 장려금 제도 ▲바이오시밀러 선택 시 환자의 부담을 낮추는 환자 장려금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바이오시밀러 허가·안전성·유효성·실사용 데이터를 제공하는 정보 인프라 구축 ▲질환·성분별 처방 목표관리와 의료기관 평가 연계 ▲시장 경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일부 성분을 대상으로 한 약가 조정체계 마련 ▲현행 처방·조제 약품비 절감 장려금 제도의 바이오시밀러 적용 확대 등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처방과 전환을 직접 유도하는 정책이 활용되고 있다. 캐나다 일부 지역은 오리지널 의약품을 바이오시밀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의사와 약사에게 별도 수가를 지급하고 있다. 영국은 바이오시밀러 사용으로 발생한 절감액을 의료기관 등에 환류하고 국가 차원의 처방 목표를 운영한다.

일본도 의사가 환자에게 바이오시밀러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설명하고 처음 처방하거나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에서 전환할 경우 일정 기간 별도 수가를 지급한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처방 목표와 재정적 인센티브 등을 활용해 의료기관과 의료진의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협회는 "국내 바이오시밀러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를 국내 사용 확대와 국민의료비 절감, 환자 접근성 향상으로 연결하려면 추가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오시밀러 사용 확대로 절감한 건강보험 재원은 환자의 고가 신약 접근성을 높이고 필수의료 체계를 강화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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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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