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11.24 07:59최종 업데이트 22.11.2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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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비만인을 위해 '고단백 계란 김밥' 레시피 소개한 한국 의사

[인터뷰] 국제비만대사수술연맹(IFSO) 주최 '비만치료 마스터 쉐프' 우승한 순천향대서울병원 김상현 교수

순천향대서울병원 고도비만센터 김상현 센터장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 세계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비만'. 한국의 고도비만 수술 집도의가 전 세계인의 비만 관리 식단에 한국식 '고단백 계란 김밥'을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한국 식단의 우수성은 물론 몸 담고 있는 병원 홍보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주인공은 순천향대서울병원 고도비만센터 센터장인 김상현 교수다.

순천향대서울병원 고도비만센터 센터장인 김상현 교수는 최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국제비만대사수술연맹(IFSO) 학술대회에서 주최한 비만 치료 레시피 콘테스트 'Bariatric Master Chef(Recipe contest)'에 출전해 순천향대 서울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다학제팀이 함께 개발한 '고단백 계란 김밥' 요리로 공동 우승했다.

이 김밥 요리는 고도비만 수술 후 쉽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비만치료 식단이라는 평가와 함께 전 세계에 신드롬을 일으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와 함께 ISFO에 참가한 비만수술 외과의, 영양사, 코디네이터, 운동치료사, 내과의 등 세계 비만치료 권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일으켰다는 후문이다.

'비만 치료' 식단 관리 레시피 '고단백 계란 김밥' 소개…전 세계인 호응 얻어

24일 김상현 교수에 따르면 IFSO가 2022년 학술대회에서 비만 치료 레시피 콘테서트를 열게 된 것은 지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IFSO는 비만대수술과 관련 가장 큰 단체로 2019년부터 매년 세계소화기학회(WGO)와 연합해서 비만과 동반질환의 치료를 위한 요리책자(Cookbook)를 제작해왔다. 

김 교수는 "고도비만은 수술도 중요하지만 약물치료와 함께 수술받은 이후 관리가 중요하다. 이 수술 후 관리 중 핵심이 식사다. 전 세계적으로 고도비만 수술 환자에게 어떤 식단을 권유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크다. 단순히 적게 먹어라, 이런 음식을 먹어라라고 해도 잘 따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IFSO 학술대회가 2년만에 대면으로 열리면서 IFSO는 학술대회에 비만 치료 마스터 쉐프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김 교수는 대회에 출전하게 된 계기에 대해 "우리나라는 해외에 비해 고도비만수술, 비만대사수술 환자 수가 적고, 중심도가 떨어진다. 우리나라를 알리고, 순천향대서울병원 고도비만센터를 알리고 싶어서 영양팀과 코디네이터에게 출품하고 싶은 레시피가 있으면 알려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병원은 이미 다양한 레시피를 갖고 있었다. 대회 전에도 비만 환자들에게 요리법을 유튜브로 만들어 공개해왔다. 그중 병원 영양사, 코디네이터분들이 소개하고 싶은 요리법을 추천해 줬다"고 말했다.

이후 전 세계에서 출품한 약 20개의 레시피 중 김상현 교수팀이 제출한 레시피가 결승에 올라가면서 김 교수는 직접 결승전에 나가 30분 동안 '고단백 계란 김밥' 요리를 직접 시연했다.

그는 "병원의 고도비만수술센터 영양팀과 코디네이터팀이 다 차려주신 밥상에 저는 숟가락만 올렸다. 요리를 잘 하는 편도 아니었기에 대회 출전 전에 아내와 레시피를 공부했다"고 웃었다.

김 교수는 "급하게 레시피를 익히다보니 어설픈 점이 많았는데, 대회에 참석한 코디네이터와 우리나라 의사분들이 많이 도와줬다. 결국 저만 부각됐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김 교수는 "김밥은 흔하고 만들기도 쉽다. 수술받은 환자도 김밥은 쉽게 접할 수 있다. 밥 대신 계란 지단을 채로 썰어 넣고, 당근과 양배추 등 야채를 넣어서 마는 것인데, 탄수화물인 밥 대신 계란이 들어간 고단백 식단이다"라고 전했다.

비만 환자, 단순 '의지'의 문제로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 개선 필요
 
iIFSO 비만치료 마스터쉐프에서 '고단백 계란 김밥'을 요리하고 있는 김상현 교수

이렇게 세계에 순천향대서울병원을 알린 김상현 교수는 코로나19 완화 기조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라지면서 코로나19 동안 살이 찐 '확찐자'들의 다이어트에 대한 스트레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현 교수는 우리나라는 이들이 실제로 병원을 방문해 도움을 청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는 이유로 '사회적 낙인'을 문제 삼았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비만을 의지 부족의 문제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사람마다 질병이 걸리고 치료되는 과정과 속도가 다른 것처럼 비만도 여러 가지 요인이 합쳐져 생기는 질병으로 사람마다 치료 과정이나 속도가 다르다"라며 "많은 비만 환자들이 원활하게 비만 치료를 받으려면 사회적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나 비만은 유전적,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일반인들은 단순히 비만한 사람을 식사량을 조절하지 못하고, 운동을 하지 못하는 충동적이고 의지가 약한 사람으로 치부한다는 설명이다. 

또 한번 비만이 되면 각종 뇌속 체중조절센터에서 이성적 판단을 내리는 것을 방해한다. 따라서 비만 환자들이 머릿속 체중조절센터를 이기고 식사조절과 생활습관조절을 하기 위해서는 이를 도와줄 수 있는 약물과 수술 등의 보조적 수단이 필수다.

김상현 교수는 "비만이 있는 분들은 고지혈증, 당뇨, 지방간 등 질환도 많이 갖고 있다. 비만으로 인해 동반되는 질환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기 떄문에 수술을 통해 예방을 할 수 있고, 비만 개선으로 동반 질환도 좋아지면, 다른 의료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비만 수술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비만 치료 약물은 보험급여가 되는 약물이 하나도 없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비만 치료와 미용을 동일시하는 것 같다. 하지만 고도비만이나 비만 관련 질병을 가진 환자들을 보면 예뻐지고 싶어서 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이들에게 비만은 생명이 달린 문제다. 사회 전반적으로 비만에 대한 시선과 실제 치료를 받으러 오는 분들의 시선은 전혀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약물에 대한 기준을 확실하게 정해서 비만치료 약물에 대한 남용 우려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서 보수적인 기준을 정하더라도, 정말 필요한 고도비만 환자들에게는 약물치료를 급여로 받을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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