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4.07 12:01최종 업데이트 26.04.0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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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개원만 '진료과목' 표기 금지?…"젊은 의사들 개원에 진입장벽될라"

"진료과목 표기 제한, '전문의 오인' 핑계로 늘어나고 있는 일반의 피부·미용 개원 막기 위한 수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보건복지부가 의료기관 간판에 표시되는 '진료과목' 병행 표기 금지 제도와 관련해 기존 개원가와 신규 진입 의사 간의 차이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6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의료기관 명칭 간판에 '피부과', 정형외과' 등 진료과목을 병행 표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시행규칙 개정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현행 의료법은 소비자가 오인할 우려가 있는 의료광고를 금지하고 시행규칙에서 전문의가 아닌 경우 특정 전문과목의 전문의인 것처럼 표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시행규칙 제40조에 따라 의료기관 간판에 진료과목을 함께 표기할 수 있어, 환자들이 전문의 진료 여부를 오해할 수 있다는 게 제도 개선의 이유다. 

특히 사전 의견 조회 과정에서 의료계 반발이 나오자, 복지부는 기존 의료기관들은 제외하고 신규로 개설되는 의료기관에 한해서만 진료과목 병행 표기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제도 개편 사실이 알려지자 의료계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의료기관 간판에 진료과목을 표기하지 못할 경우 환자들의 의료접근성이 침해돼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일반과의사회 좌훈정 회장은 "지나친 규제다. 인터넷 검색이 익숙하지 않은 중노년층 환자가 많은데 이들은 간판을 보고 진료과목을 선택한다"며 "결국 환자 알권리와 의료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좌 회장은 "일반의와 전문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일반과 개원을 한 약 1만명 의사 중 전문의 비율은 3분의 2에 달한다. 전문의이지만 여러 이유로 자신의 전공 과목 이외 일반 의원을 표방하는 사례도 많다"며 "현장에서 전문의 진료를 잘 홍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지 진료과목 표기 자체를 없애면 장점 보다 단점이 큰 '교각살우'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특히 사실상 정부가 '전문의 오인'을 핑계로 최근 늘어나고 있는 일반의 피부·미용 개원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이번 진료과목 표기 제한에 나섰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개정안이 신규 개원을 준비 중인 젊은 의사들에게 과도한 규제로 작용한다는 취지다. 

필수과에서 수련 중인 한 전공의는 "전문의 취득 이후 상황에 따라 전공 과목 이외 개원도 고려하고 있다. 그런데 신규 개원에 한해 진료과목을 표기 조차 하기 힘들다면 이는 젊은 의사들에겐 개원 과정에서 큰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는 형평성 문제와 더불어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 김재연 법제이사도 "이번 개정은 동일한 의원급 의료기관 사이에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을 조장하는 것"이라면서 "이제 막 발을 내딛는 청년 개원의와 지역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전하는 의료기관에만 불리한 독소 조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지역 의료 기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대 의견이 주를 이루지만 피부·미용 일반의 개원이 골치거리인 피부과 의사들 사이에선 개정 찬성 의견도 나오는 만큼, 우선 의료계 내부 의견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의료계는 오는 12일 각과 별로 의사회가 모두 모여 대책 회의에 나서기로 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박근태 회장은 "정부가 밀어붙이면 현재 다 뚫리고 있는 상황이라 일단 각 과들이 모여 찬·반 의견을 조율하고 대안을 내보려고 한다"며 "특히 기존 의원들은 그대로 두고 신규 진입 의사들에게만 규제를 한다는 것이 큰 반발을 부를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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