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6.06 09:27최종 업데이트 23.06.0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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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수가 낮다 96%" 저수가 탓 정형외과 전문의들도 대학병원 떠난다

정형외과학회 설문조사 결과…“소아정형외과 전임의 전국에 5명, 세부분과 인력 씨 말라”

대한정형외과학회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자료 제공=대한정형외과학회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정형외과 전문의 대부분은 수가가 너무 낮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10명 중 6명이 낮은 건강보험 수가 탓에 비급여 진료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수가는 정형외과 전문의들을 대학병원 밖으로 내모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실제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전문의는 2020년 526명에서 2022년 509명으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병원·의원·요양병원·한방병원 근무 전문의 수는 4607명에서 4978명으로 400명 가까이 늘었다.

수가 개선 시급…전문의들 대학 떠나며 의료체계 붕괴 위기

6일 메디게이트뉴스가 대한정형외과학회로부터 받은 정형외과 전공의·전문의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진료 시 낮은 건강보험 수가로 인해 비급여 진료로 대신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전문의 비율은 66.1%에 달했다. 

진료 중 비급여 진료의 비중은 10~30% 수준이란 응답이 47.9%로 가장 많았다. 0~10%가 29.1%, 30~50%가 16.8%로 뒤를 이었다. 50% 이상이 비급여 진료라는 응답자의 비율은 7%였다.

불가피하게 비급여 진료로 내몰리는 정형외과 의사들은 수가 개선을 가장 시급하게 해결돼야 할 사안으로 보고 있었다. 올해 학회 보험위원회가 주력해야 할 사업분야에 대해 전공의(80.4%), 전문의(89.6%)들이 공통적으로 수가 개선을 꼽았다. 

특히 현재 정형외과 수술 수가에 대해서는 낮다는 응답(비현실적으로 매우 낮다 62.6%·낮다 33.4%)이 96%에 달했다. 

고대구로병원 김학준 교수(대한정형외과학회 보험위원회 간사)는 비현실적인 수가 탓에 비급여 진료로 치료 방침의 무게추가 옮겨가면서, 근골격계 필수의료가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정형외과의 경우 전공의 수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전임의 과정까지 밟으며 대학병원에 남는 이들은 줄어들고 있다. 또 세부분과별로 살펴보면 소아 정형외과, 근골격계 종양, 외상 등을 택하는 의사들은 부족한 실정이다. 

소아 정형외과 전임의 전국에 ‘5명’…필수분야 핀셋 지원 나서야

김 교수는 젊은 의사들이 대학병원을 떠나는 추세에 대해 “요즘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다보니 필수의료와 관련있는 골절, 야간응급 등을 다 해야하는 대학병원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수익 측면에서도 대학병원 연봉보다 개원을 해 통증 치료나 척추 치료를 하는 편이 훨씬 더 나은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전임의 자체도 적지만 세부분과 내에서도 쏠림이 심하다. 소아 정형외과 전임의는 전국에서 5명뿐이고, 외상 수련을 받으려는 전임의들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급여 진료를 담당하는 큰 병원들에선 돈이 안 되는 정형외과 교수를 뽑지 않으려 한다”며 “필수과도 아니기 때문에 정형외과 의사는 최소한으로 채용하고 결국 전공의를 제대로 가르치기 어려운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근골격계 필수의료의 붕괴를 막기 위해선 ‘핀셋 지원’과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 개선 등을 통해 젊은 의사들이 대학병원에 남을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형외과는 워낙 범위가 넓고 환자 수가 많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수가를 올리는 것에 대해선 정부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소아·외상과 응급·야간에 대해서 핀셋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가령 고령으로 당뇨·심혈관계 문제가 있는 골절 환자의 경우, 종합적인 케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해야 하는데 병원 입장에선 중증도가 낮은 환자다보니 꺼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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