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특정 질병에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음’으로 평가한 의료기술의 비급여 진료가 한 달 동안 23만7156건 이뤄지고, 진료비는 380억4697만원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진료비의 절반 이상은 싸이모신알파1에서 발생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 3월 비급여 보고자료를 NECA의 의료기술 권고등급과 연계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김 의원실은 자료에 포함된 환자의 질병과 실제 시행된 비급여 진료행위를 조합한 뒤, 해당 질병에 그 의료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권고등급을 NECA에 요청해 적용했다. 의료기술의 모든 사용량이 아니라 ‘질병·진료행위’ 조합이 비권고 평가에 해당하는 사례를 집계한 것이다. 2025년 3월 진료 내역에 이후 확인된 권고등급을 적용한 분석이기도 하다.
그 결과 ‘권고하지 않음’에 해당하는 질병·비급여 진료행위 조합은 23만7156건, 진료비는 380억4697만원으로 집계됐다.
진료비가 가장 많은 항목은 싸이모신알파1이었다. 6만385건에 194억2975만원으로 전체 분석 진료비의 51.1%를 차지했다. 싸이모신알파1은 암 환자에게 면역증강 목적으로도 사용되는 비급여 주사제다. NECA는 암 환자의 기존 치료에 이를 추가했을 때 생존기간 연장이나 재발 감소 등의 추가 효과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다음으로 방사선 온열치료가 1만4464건·86억1519만원, 동맥경화도검사가 8만3035건·43억7862만원, 사지관절부위 증식치료가 5만8980건·30억7831만원이었다. 진료 건수로는 동맥경화도검사가 가장 많았다.
비스쿰알붐은 7889건·12억2786만원, 이뮤노시아닌은 1002건·7억6044만원으로 나타났다. 자가 골수 줄기세포 치료는 110건·2억1173만원, 체외 자기장 요실금치료는 8098건·1억5780만원, NK세포 활성도 검사는 1895건·1억5015만원, 자율신경계 이상 검사는 1298건·3712만원이었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요양병원 진료비가 150억6075만원으로 전체의 39.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병원은 105억3801만원(27.7%), 의원은 95억6732만원(25.1%)이었다. 세 종별에서 발생한 진료비가 전체의 92.4%를 차지했다. 종합병원은 19억6368만원(5.2%), 상급종합병원은 9억562만원(2.4%), 정신병원은 1159만원이었다.
진료 건수는 의원이 14만2927건으로 가장 많았다. 병원 3만7873건, 종합병원 2만4910건, 요양병원 2만93건, 상급종합병원 1만1282건, 정신병원 71건 순이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2일 별도로 발표한 개원가 비급여 의존도 분석에서 의원급 의료기관 605곳은 전체 진료비에서 비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NECA 권고등급 분석과는 분석 목적과 대상이 다른 자료다.
당시 비급여 진료비 상위 20개 의원을 살펴본 결과, 김 의원실이 검진센터 성격으로 추정한 기관과 성형외과·안과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자료상 대표 진료과목이 ‘기타(센터)’로 분류된 A~G기관은 진료 형태 등을 고려해 검진센터 성격으로 추정한 곳이다.
이 가운데 경기도 소재 A기관의 2025년 3월 비급여 진료비는 43억원으로 의원급 중 가장 많았고, 전체 진료비의 92.2%가 비급여였다. A~G기관의 월 비급여 진료비는 26억~43억원으로, 비급여 진료비 비율도 대부분 90% 안팎이었다.
서울 소재 H성형외과의 같은 달 보고 대상 비급여 진료비는 23억4000만원, 비급여 진료비 비율은 100%였다. 김 의원실은 비급여 보고자료가 일부 지정 항목만 집계한다는 점을 들어 실제 비급여 규모는 더 클 수 있다고 봤다. 월 23억4000만원을 12개월로 단순 환산하면 약 280억8000만원이지만, 이는 실제 연간 매출을 확인한 수치는 아니다.
김윤 의원은 “이번 분석은 개별 의료기관의 전체 진료비 가운데 비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을 산출해 기관별 비급여 의존도와 진료과목별 편차를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다만 비급여 보고자료에 모든 비급여 의료행위가 포함되는 것은 아닌 만큼 실제 비급여 규모와 비중을 해석하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일부 의원이 전체 진료비의 대부분을 비급여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개원가 내부에 비급여 중심의 진료구조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의학적 필요성과 적정성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비급여 진료가 확대될 경우 불필요한 의료이용과 의료남용을 부추길 수 있고, 동시에 의료인력과 자원이 수익성이 높은 진료영역으로 쏠리면서 필수의료의 인력 부족과 공급 불균형을 심화시킬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개원가의 정상적인 진료활동까지 획일적으로 규제해서는 안 되지만, 비급여 의존도가 과도한 기관과 진료영역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비급여 진료의 의학적 필요성과 적정성을 평가·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