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골수종 첫 재발 후 이중항체와 CAR-T를 쓰면…J&J, 생존 가능성 높인 신규 데이터 발표
ASH 2025에서 텍베일리 병용요법과 카빅티 3상 데이터 공개…새로운 표준 치료제 가능성 제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다발골수종 분야의 선두주자인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이 6~9일(현지시간)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혈액학회(ASH 2025)에서 이중항체와 CAR-T 치료제의 신규 임상 데이터를 발표하며 새로운 표준 치료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중특이항체 텍베일리(Tecvayli, 성분명 테클리스타맙) 병용요법은 표준 2차 치료를 받은 환자에 비해 질병 진행 없이 생존할 가능성을 83% 높였고, CAR-T 치료제 카빅티(Carvykti, 성분명 실타캅타젠오토류셀)는 2차 치료 단계부터도 치료 중단 후 지속적인 관해가 가능함을 입증했다.
다발골수종은 재발하거나 초기 치료에 불완전한 반응을 보인 환자에서 후속 치료 후 암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새로운 2차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크다.
국내에서 텍베일리는 프로테아좀억제제, 면역억제제, 항-CD38 단클론항체를 포함해 적어도 3차 이상의 치료를 받은 재발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 성인 환자에 대한 단독요법에 허가를 받았다. 카빅티는 이전에 프로테아좀억제제 및 면역억제제를 포함해 1차 이상 치료 후 레날리도마이드에 불응한 환자 치료에 사용된다.
이번 학회에서 J&J는 3상 임상시험인 MajesTEC-3 연구(Abstract #LBA-6)와 CARTITUDE-4 연구의 새로운 데이터를 구두 발표했다.
텍베일리 병용요법 2차 치료 무진행 생존율 83.4%, "삶의 질 저하 없이 오래 생존"
MajesTEC-3는 다발골수종 초기 치료 후 첫 재발 단계에서 이중특이항체를 시험한 첫 연구다. 이전에 1~3차 치료를 받은 환자를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RRMM) 환자를 대상으로 텍베일리와 다라투무맙(제품명 다잘렉스 파스프로) 병용요법(Tec-Dara)과 다라투무맙 및 덱사메타손 병용요법(DPd/DVd)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 중이다.
중앙값 36개월 추적 관찰 결과 무진행 생존율(PFS)은 텍베일리군에서 83.4%, 대조군에서 29.4%로 텍베일리가 현저하게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혜택은 연령, 이전 치료, 종양 유전학 및 기타 요인에 다른 환자 하위 그룹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나타났다.
2차 효능 평가변수 및 삶의 질 결과에서도 텍베일리 병용요법은 DPd/DVd를 능가했고, 안전성 프로파일은 두 그룹 간 유사했다. 텍베일리군에서 완전 관해(CR) 이상을 달성한 비율은 81.8%인 반면 대조군에서는 21.1%에 그쳤다. 최소잔존질환(MRD) 음성 판정 확률도 텍베일리군 58.4%로 대조군 17.1%보다 훨씬 높았다. 36개월 시점에서 텍베일리군의 83.3%가 생존한 반면 대조군은 65.0%에 그쳐 전체 생존율 또한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Tec-Dara 병용요법이 재발성/난치성 다발골수종에 대해 첫 재발 시점부터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일뿐 아니라, 대학병원은 물론 지역사회 의료기관에서도 투여 가능하다는 점에서 다른 2차 치료법보다 접근성이 더 높을 수 있다고 했다.
연구 책임자인 스페인 살라망카대학(University of Salamanca) 마리아 빅토리아 마테오스(María-Victoria Mateos) 박사는 "이 정도 규모의 효과를 예상하지 못했기에 효능 데이터에 놀랐다"면서 "이는 1차 치료 후 재발/난치성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확인된 최고의 데이터다. 환자들은 전반적으로 삶의 질 저하 없이 더 오래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동시 게재됐다. J&J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텍베일리와 피하주사제형인 다잘렉스 파스프로(DARZALEX FASPRO)에 대한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전 세계 규제 기관과 논의할 예정이다.
"첫 재발 후 카빅티 사용, 장기 관해 가능성에 더 가깝게 치료 패러다임 전환시킬 것"
CARTITUDE-4 연구의 업데이트된 결과(Abstracts #92, #94)에서는 1차 재발 시점부터 카빅티 치료를 받은 환자의 80.5%에서 2.5년(30개월) 동안 질병이 진행되지 않았고, 추가 치료가 필요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특히 카빅티 투여 후 12개월 시점에서 최소잔존질환 음성 완전 고나해를 달성한 환자 전원이 30개월 시점까지 무진행 상태를 유지했다.
CARTITUDE-1 및 CARTITUDE-4 연구에서 카빅티로 치료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 바이오마커와 무진행 생존 간의 관계를 평가한 분석도 수행됐다.
그 결과 이전에 1~2차 치료 후 카빅티를 사용한 경우, 3차 이상 치료를 받은 환자에 비해 더 강한 면역 적합성을 보였다. CARTITUDE-4에서 카빅티 치료군의 골수 종양 분석에서도 3차 치료 대비 1차 치료 후 치료받은 환자에서 더 활성화된 면역 프로파일이 관찰됐다. J&J 측은 이는 더 긴 무진행 생존기간과의 상관관계를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 책임자인 미국 앨라배마대(University of Alabama) 루치아노 코스타(Luciano J. Costa) 박사는 "이 데이터는 표준 위험군 환자에게 카빅티 단일 투여가 2차 치료 단계부터 추가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첫 재발 후 다발골수종 환자를 치료하면 더 깊고 지속적인 반응을 달성할 기회가 생겨, 치료 패러다임을 장기적 관해 가능성에 더 가깝게 전환하고 궁극적으로 완치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J&J 제약부문(Innovative Medicine)의 다발성 골수종 연구개발 부사장 조던 셰크터(Jordan Schecter) 박사는 "환자들이 지속적인 관해 가능성을 가장 높일 수 있는 시점인 가능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면서 "전세계적으로 9000명 이상 환자에게 투여된 카빅티는 첫 개발 시점부터 강력한 효능을 입증했으며, 표준 치료 대비 전체 생존 기간을 유의미하게 연장한 최초이자 유일한 CAR-T 치료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