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1.16 16:59최종 업데이트 24.01.1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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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약품 수출액 10조 넘었지만, 선진시장 진출 여전히 어려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이동희 상근부회장 "인허가 등록 위한 사전 준비, 적극적인 마케팅 필요"

한국제약바이오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가 한 자리에 모였다.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국내 의약품 수출액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지만, 국내 제약사는 선진시장 진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11일 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 제6차 포럼에서 한국제약바이오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수출하려는 국가마다 필요로하는 데이터와 규제가 달라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 규제수준의 국제적 인정과 제약사의 인허가 등록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글로벌 수출지원전략 담당관을 신설하고 정규 조직으로 출범하는 등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글로벌 시장 진출 어려운 이유는?

이날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이동희 상근부회장은 '한국제약바이오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최근 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기준 1조4240억달러(약 1900조원)를 기록했으며, 2027년에는 1조9000억달러(약 2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의 성장이 눈에 띈다. 2022년 기준 매출 상위 10개 제품에 바이오의약품이 6개 제품이 이름을 올렸으며, 국내외 모두가 의약품 R&D 투자 비용도 늘리고 있다.

최근 5년간 국내 의약품 수출액은 지속 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실제로 2022년에는 80억달러(약 1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정작 글로벌 시장 진출 특히 선진 시장 진출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희 상근부회장은 국내 의약품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시 애로사항으로 ▲바이어 파트너 발굴 ▲해외 시장 정보 ▲자체 글로벌 역량 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동희 상근부회장에 따르면 의약품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해외 바이어 발굴이 어렵고 국가별 인허가 등 규제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 외에도 해외시장정보 부족, 허가신청 구비서류 준비, 가격경쟁력 부족 등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제약사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선진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한국 규제수준의 국제적 인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동근 상근부회장은 "국내 제약사들은 선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한국 규제 수준을 해외에서 인정해주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GMP, GCP 등 해외에서 인증할 수 있어야 한다. 해외 의약품 등록에 관해서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서는 인허가 등록을 위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해외바이어를 대상으로 한국 기업과 거래 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조사했는데, 인허가 등록을 위한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연구 임상을 많이 해서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를 바랐다. 아울러 마케팅 광고를 해 자국에서 판매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규제과학을 업고 글로벌을 향한다'를 발표한 한국규제과학센터 박인숙 원장은 빠르게 발전하는 신기술과 팬데믹, 이상기후 등에 따라 기존의 규제를 변화하고 규제 역량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규제과학은 사전에 예측해서 규제를 분석하고 과학적 진보에 맞춰 규제를 진화시키자는데 방점이 있다"며 "이미 만들어진 규제에 순응하는 게 아니라 미리 예측해서 제안해야 하므로 규제기관 간 협업, 특히 글로벌 기준이 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가 한국제약바이오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토론을 하고 있다.

식약처 "규제외교로 국내 우수 제품을 위한 새로운 수출길 만든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각 나라별로 어려운 규제를 조화하고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해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안영진 의약품정책과장은 "정부는 인프라가 구축돼야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지원할 수 있다. 그래서이번에 조직을 갖췄다"며 "앞서 식약처 내부적으로 글로벌 수출 지원 담당관을 만들었다. 또 2023년에는 규제과학 혁신법이 제정돼 규제과학을 지원하는 조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R2R협력에도 주력하고 있다. 규제 외교가 합쳐져야 우리 정부가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규제 외교를 뒷받침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규제개선 1.0, 2.0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도에는 규제개선 3.0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오영진 글로벌수출전략담당관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GPS프로젝트, 전담 조직신설 등 식약처의 활동을 소개했다.

GPS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제품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수출길을 안내하는 프로젝트다. G는 글로벌 리더로 도약, P는 국제 파트너쉽 확대, S는 수출을 지원하는 서포터라는 의미를 가진다.

오영진 글로벌수출전략담당관은 "미국은 일찍이 'OGPS'라는 글로벌 정책 전략국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각 회원국을 관리할뿐 아니라 글로벌 정책을 만들어 추진하고 있다"며 "식약처도 이를 벤치마킹해 한국식 OGPS로 새로운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한미 협력각서에 따라 다음달 FDA와 공동으로 국제 심포지엄 'AIris 2024'를 개최한다. 이는 AI에 활용한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개발을 활성화하고, 이에 적합한 규제를 정립하자는 목표를 가진다.
 
오영진 글로벌수출전략담당관은 "FDA와 함께 우리나라가 AI 활용 의료제품 분야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주도적으로 마련하고 이를 통해 국내 개발 제품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식약처는 국내 우수한 제품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주고, 안내할 것"이라며 "뛰어난 규제역량과 규제외교로 새로운 수출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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