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6.28 15:22최종 업데이트 26.06.29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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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분만·소아 전담 부서 만든다…"정부가 많이 늦었다"

지필공실 내 신설 예정…손영래 단장 “전체 정부 차원서 변화 시작…향후 20년 분만·소아가 제1 아젠다”

보건복지부 손영래 의료개혁추진단장이 28일 분만 인프라 정책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보건복지부가 신설 예정인 지역필수공공의료실에 분만·소아 분야를 전담하는 부서를 만든다. 현재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는 분만∙신생아∙소아 정책을 통합 관리하고, 심혈관 분야까지 전담 체계에 포함할지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위기에 처한 분만, 소아 분야와 관련해 단기적으로 모자의료센터에 수가와 예산을 집중 투입하고, 장기적으로는 산전 진찰부터 분만과 출산, 신생아, 소아 진료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종합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손영래 의료개혁추진단장은 이를 단순한 복지부 차원의 대책이 아니라 정부 전체가 지역필수의료 붕괴를 핵심 국정 아젠다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손 단장은 28일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분만 인프라 정책 포럼에서 “다음 달 정도부터 복지부 조직에 큰 변동이 생기면서 지역∙필수∙공공의료를 관장하는 별도의 실 조직을 신설할 계획”이라며 “그 안에서 특히 중요한 분만과 소아에 대해선 별도로 집중하는 과를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분만 지원 체계만 하더라도 7가지 정도의 사업을 갖고 있고, 이를 4개 과가 관리하고 있다”며 “복지부 내에서도 분만을 총괄하는 곳이 어디냐, 신생아 쪽을 총괄하는 곳이 어디냐고 하면 명료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설 부서, 흩어져 있던 분만·소아 정책 총괄 예정

현재 복지부에는 분만 취약지 지원, 달빛어린이병원, 모자의료센터 지정∙지원 등 개별 사업들이 있다. 하지만 분만과 신생아, 소아 진료 전반을 하나의 흐름에서 총괄하는 체계는 부족했다는 취지다.

손 단장은 “개별 정책은 만들어지지만 전체적인 영역에서 분만 문제를 어떻게 보고, 총괄 정책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항상 불명료했다”며 "현장에 있는 분들 입장에서는 개별 정책은 있지만 조화롭지 않고 전체 방향성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했다.

복지부는 신설되는 지역필수공공의료실 안에 분만∙신생아∙소아 정책을 전담하는 부서를 두고 관련 정책을 통합 관리할 계획이다. 당초 ‘소아산부인과정책과’와 같은 명칭도 검토했지만, 행정안전부 협의 과정 등을 거쳐 필수의료정책과 성격의 부서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손 단장은 “소아과와 신생아, 분만 쪽을 담당하는 전담 과를 만들어 분산돼 있는 복지부의 각종 정책 사항들을 통합하겠다”라며 “분만과 신생아, 소아에 대해서는 입체적인 종합계획을 세워 4~5년간 거시적 계획 아래 움직이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우선 단기적으로 모자의료센터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한다. 손 단장은 최근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학회와 3~4개월간 논의한 결과, 현재 인력 상황상 전국적으로 분만병원이나 센터를 확대하기보다는 기존 핵심 인프라를 집중 지원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황을 파악하면 할수록 전국적으로 센터를 확대하거나 분만병원을 늘릴 수 있는 상황이라기보다는, 현장에 있는 분들조차 다른 파트로 빠져나가거나 다른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절대적인 인력 감소를 거스르기 힘들다는 인식을 학회 측과도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정책 대상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인프라를 공고히 하고, 집중화된 곳이라도 철저히 지원하고자 한다”라며 “국가가 단순히 시장에 맡길 것이 아니라 책임성 있게 다층적으로 지원해야 개선은 아니더라도 와해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모자의료센터에 예산 지원, 수가 지원, 규제 특례 등을 집중할 방침이다. 수도권에만 있는 중증 모자의료센터를 중부권 또는 중서부권에 추가 설치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모자의료체계의 핵심 축인 권역 모자의료센터 중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곳들에는 인력 확보를 위한 집중 지원을 추진한다.

수가 지원도 확대된다. 손 단장은 지난주 발표된 건강보험 수가 개선 계획에서 분만∙신생아∙소아 분야가 별도 카테고리로 독립 관리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모자의료센터에는 100억원 이상, 분만과 연계된 신생아∙소아 분야에는 약 2000억원 규모의 수가 가산이 투입된다.

단기적으로 모자센터 집중 지원…비수도권 차등 지원

특히 모자의료센터의 경우 중증도에 따라 수가 가산을 차등화하고, 28주 또는 32주 이하 조기분만 사례에는 기존 수가 대비 400~500% 수준의 가산을 적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일반 분만의 신생아중환자실에도 40~50% 수준의 가산을 적용해 모자의료센터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내년도 예산도 현재보다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예산당국과 협의 중이다. 현재 권역 모자의료센터는 약 12억~18억원, 지역 모자의료센터는 약 6억원 수준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복지부는 이를 2배가량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손 단장은 “인건비 자체를 병원이 감당하지 못하거나 병원 입장에서 이 분야 의사들에 대한 투자를 비효율적으로 판단하는 부분이 있다”며 “모자의료센터부터 적정 인건비 보상이 들어가지 않으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예산을 늘려 직접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내년도 예산은 아직 기재부와 협의하고 있지만 지금 지원하고 있는 규모의 거의 2배 정도를 신청하고 있다”며 “올해 10월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비수도권에 대한 차등 지원도 추진된다. 손 단장은 수도권은 그나마 버티고 있지만 비수도권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며, 지원에서도 비수도권을 더 두텁게 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수도권 지역들이 워낙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원에 있어서도 비수도권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 차등화시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전체적인 방향이 지역 차등 지원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이고, 대통령도 수도권에서 멀수록 지원을 강화하라는 메시지를 계속 강조했다”며 “예산을 따낼 때도 비수도권은 수도권보다 더 지원하겠다는 '플러스알파'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산전 진찰부터 분만과 출산, 신생아, 소아 진료까지 포괄하는 종합대책을 올해 말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손 단장은 분만이 불가능한 시군구가 70~80곳을 넘고, 산전 진찰조차 어려운 시군구도 20곳가량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산부인과 의원은 빠르게 줄고 분만은 거점화되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그 거점병원조차 사라지는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하반기에 빠르게 정책을 입안해 전체적인 종합계획을 만들고자 한다. 동네 산부인과 의원에서의 산전 진찰부터 시작해 거점화된 분만병원에서 분만 처리를 어떻게 할지, 그 과정에서 산모를 어떻게 지원할지, 모자의료센터와 어떻게 연계할지 등이 입체적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

분만∙소아 분야 위기, 대한민국 정부가 심각성 인식…향후 20년 꾸준히 지원

손 단장은 정부 대응이 늦었다는 점도 인정했다. 다만 지역필수공공의료실 신설과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추진 등은 복지부를 넘어 정부 전체가 지역필수의료 붕괴를 심각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은 정부가 좀 늦었다. 상황이 많이 악화됐다”면서도 “다만 이 문제를 복지부를 떠나 대한민국 정부 전체가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정부 조직체계나 재정에서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필수공공의료실을 만들겠다거나, 재정에서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라는 별도 재정 주머니를 만들겠다는 것은 그 부처 힘만으로 안 된다”며 “행안부, 기재부, 총리실 같은 조직이 동의해야 변화가 만들어진다. 현재 이런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단장은 향후 보건의료정책의 중심축도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년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제1 아젠다였다면 앞으로는 분만∙신생아∙응급∙외상∙지역의료 붕괴 대응이 제1 아젠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지난 20년간은 건강보험 보장성이 제1 아젠다였다면, 향후 20년은 분만, 신생아, 응급, 외상, 지역의료 붕괴 문제가 제1 아젠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지역필수의료와 분만∙신생아 분야로 본격적으로 방향성을 틀고 움직일 것이다. 속도는 더디겠지만 앞으로 10~20년간 이 부분만큼은 꾸준히 지원하는 체계를 만들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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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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