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4.23 11:56최종 업데이트 26.04.2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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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돌봄, 환자안전이 최우선이어야…'주객전도' 의료기사법 개정안 폐기"

바른의료연구소 "처방∙의뢰만으로 의료기사 단독 업무 가능해지면 환자 문제 발생시 즉각 대응 어려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료기사가 의사의 ‘처방∙의뢰’만으로 단독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기사법’ 개정안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바른의료연구소(바의연)는 국회에 발의된 의료기사법 개정안에 대해 23일 “보건의료인 면허 및 자격 체계에 혼란을 유발하고 환자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며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어 “의료기사들이 의사의 지도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활동하게 되면, 사이비 의료나 무면허 의료행위가 빈번히 발생할 우려가 높아지는 반면 이를 막기는 어려워질 것”이라며 “환자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대처가 안 되는 건 물론이고, 의료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 소재가 모호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의연은 의료기사의 정의를 의사의 ‘지도 아래’ 업무를 행하는 이에서 ‘지도 또는 처방∙의뢰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의료기사법 개정안(민주당 남인순∙국민의힘 최보윤 의원 발의)과 관련해서는 “현행법의 ‘지도’는 지도자 존재, 범위 통제, 장소 원칙, 책임선이라는 4가지 요소를 묶는 기준점인데, 이를 ‘처방∙의뢰’로 바꾸면 실시간 감독 없는 의료행위 이후 사후 문서 작성만으로도 의료기사의 독자적 의료행위를 허용하게 되는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했다.
 
이어 “이런 완화 조항은 물리치료사와 작업치료사만이 아니라 의료기사 전 직종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의료 전반에 다양하고 예측 불가능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그럼에도 해당 법안은 환자군 제한, 고위험 제외, 응급전원 기준, 설명∙동의 방식, 손해배상∙보험, 무면허와 적법행위의 경계에 관한 별도 규정조차 두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기사가 의사의 원격지도 하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 의료기사법 개정안(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발의)에 대해서는 “의사 관여를 남겨 두기 때문에 남인순 의원, 최보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 보다는 낫다”면서도 “그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병원 밖 재활은 환자 상태 변화, 낙상, 혈압∙호흡 이상, 급성악화, 약물 이상반응, 주거환경 문제 등으로 인해 현장 판단과 즉시 대응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해당 법안은 누가 어떤 환자를 원격지도로 볼 수 있는지, 초진은 반드시 대면인지, 중단∙전원 기준은 무엇인지, 동행인력은 필요한지, 원격통신이 끊기면 어떻게 할 것인지, 누가 어떤 범위에서 책임지는지, 재평가는 얼마나 자주 할지 등 대부분을 대통령령으로 넘겨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의연은 환자안전을 고려했을 때 바람직한 방향은 의사 주도 방문재활팀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바의연은 “지역사회 돌봄 대상자에 대해서는 의사의 대면 진찰 후 방문재활 계획서를 만들고, 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는 그 계획에 따라 수행하되 초기∙고위험 단계에서는 의사가 동행하거나 같은 팀 내 실시간 대면감독 체계를 둬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를 위해선 의료기사법에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 문언은 유지하고, 의료법 또는 시행령에 방문재활팀의 요건∙동행원칙∙고위험군 기준을 신설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바의연은 또 “필수적으로 대면 초진이 되도록 해야 하고, 환자의 위험도 분류를 해야 한다. 고령∙중증장애∙다약제 복용∙낙상위험∙심폐질환∙최근 수술환자 등은 반드시 의사의 대면평가와 금기 확인을 거친 뒤 병원 밖 재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이는 법률에 기본 원칙을 두고, 대통령령과 복지부령에 세부 위험도 표준을 두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환자가 도서 및 벽지에 거주하고 있어 원격지도 허용이 불가피하다면, 실시간 양방향 영상, 대상 환자 제한, 세션 중단 기준, 119 또는 응급실 연계 프로토콜, 기록 의무, 재평가 주기, 지도의사의 책임범위, 보상 및 분쟁조정 기준을 법률 또는 최소한 시행령에 직접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의연은 끝으로 “의료행위가 이뤄지는 환경이라면 항상 최우선시 돼야 할 가치는 환자 안전이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환자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며 “단순히 돌봄을 수월하게 하는 게 목적이 돼선 절대 안 된다”고 당부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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