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WE 신뢰도는 신청 건별로 개별 평가…레지스트리, 청구데이터, 전자건강기록 등 허가신청에 활용 가능
사진: FDA Flickr.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새로운 지침을 발표하면서 식별 가능한 환자 데이터 없이도 의약품 및 의료기기 심사 과정에서 리얼월드 근거(RWE)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허가 신청에서 RWE 활용에 대한 핵심 제한 사항이 제거되면서 제품 승인 속도도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FDA는 리얼월드 데이터 소스에서 수집된 식별 가능한 개별 환자 데이터를 반드시 포함할 것을 요구하지 않고 RWE를 수용하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마찬가지로 의약품 및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지침 업데이트도 검토할 계획이다.
그동안 FDA는 제출되는 모든 RWE에 환자 개인 수준의 비공개 기밀 정보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러한 접근 방식으로는 거시적 수준의 데이터를 보유한 대규모 데이터베이스 대부분이 활용 불가능했다.
FDA는 "RWE는 규제 정책의 진보로 홍보돼 왔지만, 과거 FDA의 기대치로 인해 대부분 RWE는 제품 허가 신청에서 고려될 수 없었다. 2016년 이후 35개 의약품, 생물학적 제제 또는 백신이 신청서에 RWE를 포함시켰다"면서 "의료기기의 경우 RWE가 더 널리 활용돼 같은 기간 250건 이상이 시판 전 승인에 RWE가 포함됐으나, 최근 몇 년간 RWE 기반 승인 비율은 정체 상태다"고 설명했다.
FDA는 "이제 많은 스폰서와 데이터 과학자들의 주장, 즉 개인 정보 없이도 일부 빅데이터 소스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는 입장에 부응하고 있다"면서 "FDA 심사관들은 앞으로 제출된 RWE의 신뢰도를 신청 건별로 개별적으로 평가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 변경으로 수백만 건의 환자 기록이 담긴 비식별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는 국립암연구소의 감시·역학·최종결과(SEER)와 같은 국가 암 등록 데이터, 병원 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 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 전자건강기록 네트워크 등이 포함된다.
FDA는 "이러한 자원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음에도 기존 FDA 정책에서는 활용이 제한돼 왔다"면서 "이 포괄적 데이터세트는 다양한 인구 집단과 실제 치료 환경에서 환자 결과를 추적해 전통적 임상시험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했다.
FDA 국장인 마티 마카리(Marty Makary) 박사는 "생명을 바꾸는 치료법을 환자에게 더 빨리 제공하기 위해 강력한 리얼월드 근거를 활용하는 데 방해됐던 불필요한 장벽을 제거했다"면서 "이 상식적인 개혁은 암 및 낭포성 섬유증 레지스트리와 같은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접근을 열어줄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베이스에는 치료법이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