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8.25 17:16최종 업데이트 25.08.26 12:58

제보

"일주일에 3번 넘게, 3개월 이상 불면증일 경우 만성 불면장애...적절한 치료 필요"

[한독과 함께 하는 수면건강 인식 개선 캠페인]③ 김지현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한독과 함께 하는 수면건강 인식 개선 캠페인

인생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수면은 건강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다양한 원인으로 불면증을 겪는 환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 불면증의 약 50%는 우울, 불안 등 정신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수면무호흡증이나 하지불안증후군 등 특정 수면장애가 원인이 되거나 동반되기도 한다. 올바르지 못한 수면 습관이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 수면장애의 원인이 정신질환인 경우에는 해당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특정 수면장애가 의심될 경우에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별다른 원인이 없는 일차성 불면증은 인지행동치료 등 비약물적 치료가 권장된다. 임상 현장에서 다양한 원인이 복합된 형태의 불면증이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에 맞춘 맞춤형 치료 접근이 중요하다.
 
한독과 메디게이트뉴스는 수면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2025년 연중 수면건강 인식 개선 캠페인을 마련하며,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올바른 수면장애 정보와 효과적인 치료 방안을 전달하고자 한다. 

①강승걸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수면장애 환자, 올바른 원인 파악 후 치료해야”
②정석훈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불면증 정확한 진단부터 필요하다"
③김지현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일주일에 3번이상 3개월 이상 불면증일 경우 만성 불면장애" 
 
이대서울병원 김지현 교수는 불면증 진단을 위해 정확한 병력 청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김지현 교수는 “불면증은 인생에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흔한 증상으로, 성인의 약 20%에서 불면증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라며 “'처음부터 잠들기가 어렵거나 '잠이 들어도 자주 깨거나 아침에 일찍 깨서 더 이상 잠들 수 없는' 증상 중 한 가지 이상과 불면 증상으로 인해 직장, 학업을 포함한 주간 생활에 어려움이 있거나 우울하거나 집중력이나 의욕이 떨어지고 본인의 수면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임상적인 의미가 있는 불면증”이라고 설명했다. 
 
불면증은 갑작스런 생활의 스트레스, 걱정, 통증이나 신체 증상, 우울과 동반하여 발생하기도 하고 낮에 커피를 많이 마셨다거나 술을 마신 경우, 낮잠을 많이 잤을 때도 나타날 수 있다. 불면증을 일으킨 원인이나 유발요인이 금방 사라져서 곧 다시 잠을 잘 자게 되면 좋겠지만, 많은 경우는 불면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불면증이 일주일에 3번 이상,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이때는 '만성불면장애'로 진단하게 된다.  불면증으로 또는 만성 불면장애로 내원한 경우 자세한 병력 청취가 기본이다.

김 교수는 “불면증을 유발시킬 수 있는 생활요인과 수면습관, 복용하는 약물 및 동반 질환, 즉 우울증, 불안장애의 유무 및 불면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수면장애 및 신경과, 내과 질환들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교대근무와 같은 직업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교수는 이화여대 의대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의대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이화의료원에서 신경과 전문의를 취득 후 수면장애와 뇌전증전임의 수련 및 스탠포드슬립클리닉(Stanford sleep clinic)에서 박사후전임의 이력도 있다. 현재는 이화의대 신경과 교수로, 이대서울병원 신경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한수면학회 교육이사, 대한수면연구학회 부회장, 대한뇌전증학회 홍보이사 등을 맡고 있다.
 
불면증 진단에 근무패턴, 수면 장애 패턴 등 병력 청취가 최우선 

ㅡ일선 개원의 입장에서 환자가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할 때 일차 불면증인지 다른 수면장애인지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의사는 진료실에서 어떤 병력을 들어야 하고, 환자에게 어떤 질문이 핵심일까. 
 
환자가 불면증이나 수면장애를 이유로 병원에 내원할 때 불면장애인지, 다른 수면장애인지 확인하려면 그만큼 병력 청취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우선적으로 환자들이 교대근무자거나 야간근무를 하는지 등의 근무패턴을 확인해야 한다.

둘째로, 수면 개시가 문제인지, 수면 유지가 문제인지, 새벽에 일찍 깨는 게 문제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흔하게는 세 가지 증상이 동반돼 있는 경우가 많은데 늦게까지 잠이 오지 않다가 오전에 일어나기 어려운 불면이라면 일주기리듬수면각성장애일 수 있다.

환자가 새벽에 일찍 깨는 경우, 병력상 초저녁에 일찍 자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경우라면 전진형수면각성양상(advanced sleep-wake phase)으로 낮에 주간 증상이 없고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면 굳이 치료할 필요는 없다. 새벽에 일찍 깨는 경우 초저녁에 잘 수 있으나 잠을 미루는 경우 수면시간이 짧아지는 경우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폐색성수면무호흡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수면무호흡이 있는 경우 실제 잠이 들었음에도 수면 단절이 심해 환자가 수면을 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선잠에 들었다고 표현하곤 한다.

불면증을 일으키는 흔한 대표적인 수면장애에는 하지불안증후군과 일주기리듬수면장애 및 수면무호흡증이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낮에는 괜찮으나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 한쪽 또는 양쪽 다리의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한 느낌,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 뻐근한 느낌, 시리고 저린 느낌으로 가만히 있기가 어렵고 자꾸 움직이고 싶은 증상으로 낮에나 걸어 다닐 때나 움직이면 호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불면을 흔하게 일으킨다. 다리 외에도 팔이나 배, 성기 등 다른 신체부위에도 증상이 있는 경우가 있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을 가진 환자들은 잠들기가 어려운 수면개시 불면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하다.
 
일주기리듬수면각성장애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 패턴이나 초저녁에 자서 새벽에 일찍 깨는 양상, 매일 매일 잠자는 시간이 늦어지는 비24시간 수면양상이나 낮밤이 뚜렷하지 않은 불규칙한 수면각성장애 등을 포함한다. 수면 환경의 개선(야간 빛 노출 제한)과 규칙적인 취침, 기상 스케줄 및 개인의 수면 각성 양상에 따라 본인에게 맞는 적절한 시각에 멜라토닌 복용 및 광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상기도가 좁아지면서 숨이 막히고 코골이가 동반되는 폐색성수면무호흡이 가장 흔한 수면무호흡이다. 다수에서 주간 졸림이나 자고 나도 개운치 않은 증상을 호소하나 자다가 자주 깨는 수면유지 불면이나 잠들기가 어려운 증상 및 밤에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 야간 빈뇨를 일으키는 경우도 흔하다. 야간수면다원검사를 진행해 진단하고 양압기 착용 등으로 치료한다.
 
급성불면증을 가진 환자뿐만 아니라 동반수면장애가 없거나 해결된 이후에도 불면증이 3개월 이상, 일주일에 3회 이상 지속되는 만성불면장애 환자들은 다양한 수면제나 신경안정제, 항우울제 등으로 만성약물치료를 받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약물로 치료가 되지 않거나 약물에 내성 및 효과의 감소로 복용하는 수면제의 종류와 개수가 늘어나는 경우도 흔해 만성불면장애에서의 표준치료로 ‘불면증인지행동치료’를 권유하고 있다.
 
쉽게 처방되는 멜라토닌도 올바른 용법 필요...급성 불면증에는 적절한 수면제 처방 

ㅡ멜라토닌은 어떤 환자군에게 필요하며,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가장 잘 나타날까. 연령, 수면 유형, 기저질환에 따라 처방 기준이 달라지는지 궁금하다.
 
멜라토닌의 원래 효용은 일주기리듬수면각성장애 환자 중 지연수면각성위상장애(delayed sleep-wake phase disorder)다. 늦게 잠이 들고 늦게 일어나는 양상의 불면에서 멜라토닌을 쓸 때 효과가 좋다. 수면제처럼 자기 직전에 쓰는 것이 아니라 평균적으로 잠이 드는 시각의 3~5시간 전에 미리 쓰는 편이 효과적이다. 환자가 출근이나 등교를 하는 평일에는 비교적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다가 주말에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경우라면 이는 사회적인 시차(social jet lag)로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가지는 것을 권유해야 한다.
 
ㅡ멜라토닌은 수면유도제로 얼마나 효과적이라고 보나. 멜라토닌 복용의 적절한 용량과 투여 시점은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현재 우리나라에서 처방하는 멜라토닌은 2mg 서방형 멜라토닌이다. 보통 환자가 잠자기 2시간 전에 복용하며 수면유도제의 효과가 강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멜라토닌의 분비가 감소할 수 있고 멜라토닌 수용제의 숫자 및 친화도가 감소할 수 있어 멜라토닌이 수면제의 역할을 해서 고령의 환자에서 효과가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들에게 처방할 경우는 환자가 잠이 드는 시각의 3~5시간 전에 복용하는 것을 권유한다. 다른 수면장애에서 멜라토닌을 사용하는 경우는 렘수면행동장애로 서방형이 아닌 속방형 멜라토닌의 경우는 고용량인 9~12mg까지도 쓰도록 돼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클로나제팜과 함께 서방형 멜라토닌 2mg을 처방하고 있고 렘수면행동장애에서 수면행동을 감소시킨다.

최근 고령의 피험자들이 5mg 멜라토닌 복용후 수면시간과 수면효율이 늘어나고 각성이 줄었다는 연구가 있었으나 건강한 성인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로, 멜라토닌의 고용량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
 
ㅡ멜라토닌의 장기 복용은 안전한가? 특히 고령 환자 또는 기저질환자에서의 주의점이 따로 있을지 궁금하다. 

멜라토닌 장기복용의 부작용은 크게 없다고 알려져 있으나 낮 시간까지 졸려하거나 멍한 상태가 된다면 보통 처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고령 환자에서 수면에 문제가 없음에도 멜라토닌을 복용하는 것의 효용성은 연구가 필요한 상태인 만큼, 지나친 광고에 현혹될 필요는 없다. 특히 멜라토닌은 멜라토닌 수용체 MTNR1B에 특이 변이가 있는 환자에서 혈당을 올리고 2형 당뇨병의 위험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돼있다.  

ㅡ불면증 환자 진료 시 기존 급여의 수면제와 비급여 멜라토닌 제품 간의 선택은 어떻게 조율할 수 있나. 

멜라토닌이 진정의 부작용은 높지 않고 내성이나 습관의 위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흔하게 처방하게 된다. 그러나 수면유도나 유지의 효과가 크지 않아 환자에 따라서 불면에 대한 불안이 높거나 우울감이 높을 경우엔 다른 수면제나 신경안정제 또는 항우울제를 쓰는 것이 더 적절하다.

심한 급성 불면증을 가진 환자라면 적극적으로 수면제를 처방해 빠르게 불면이 호전되고 불면에 대한 불안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해야 만성불면장애로 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급성 불면증일 때는 적절한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동반수면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불면증 치료가 되지 않는다면 신경과 의뢰 필요 
 
ㅡ수면제를 쓰지 않고 불면증을 조절하려는 환자에게 어떤 비약물적 치료를 권할까. 현실적으로 간단한 약 처방 이외에 제한적인 개원가에서 적용할 수 있는 CBT-I 대안이 있나. 

다른 수면장애와 동반된 불면증에서의 비약물치료는 양압기와 광치료가 있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불면증 환자에서 수면무호흡치료를 위한 양압기 치료를 권고한다. 양압기 치료를 하면 수면유지불면이 좋아질 수 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일주기리듬수면각성장애가 동반된 경우 저녁엔 빛을 차단하고 낮엔 환한 빛에 노출하는 광치료가 도움이 된다.  

외래에서 불면증인지행동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일단 환자에게 수면일기를 2주동안 쓰도록 권유한다. 환자의  취침시각과 기상시각(잠자리에 눕고 일어나는 시각) 및 본인이 실제 잤다고 느낀 시간과 잠드는데 걸리는 시간을 기록하도록 해야 한다. 불면증을 가진 많은 환자들에서 자려고 일찍 누우면서도 잠이 안 와도 늦게까지 누워있으려는 습관을 보인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원래 잠을 잘 잤을 때, 불면증 생기기 이전의 수면습관으로 돌아가라고 권유한다. 잠이 잘 안 온다고 잠이 오지 않는 시각부터 일찍 자려고 누워있지 않도록 해야 하며, 주말에도 늦게까지 누워있지 않고 규칙적인 기상 시각을 가질 것을 권유한다.

다음으로 '자극제한(stimulus control)' 방법이 있는데, 환자가 자려고 누웠을 때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잠자리에서 나와야 한다. 그 다음 본인을 이완시킬 수 있도록 자려고 기다리지 않고 본인이 어느 정도 집중할 수 있는 행동(라디오, 독서, 퍼즐, 뜨개질, TV 시청 등)을 하다가 졸리기 시작하면 잠자리에 들어가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는 잠자리에서 깨어 있는 시간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다. 수면위생의 교육도 함께 한다. 특히 카페인의 경우 커피 외에도 콜라나 에너지 드링크와 같은 다른 카페인 음료 섭취를 확인해 적절하게 카페인 섭취를 줄이도록 설득해야 한다.

'수면제한(sleep restriction)'은 수면일기를 분석해 평균 환자의 수면시간을 환자가 자려고 누워있는 시간으로 나눈 수면효율의 값이 85% 미만이면 자려고 누워있는 시간을 환자가 잤다고 느끼는 만큼 줄이는 방법이다. 단, 5시간 미만으로는 줄여서는 안 된다. 매주 일기를 써오도록 하면서 잠자리에 누워있는 시간을 조절하는 것으로 환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뇌전증 환자나 조울증환자에서 사용하기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디지털 CBT-I는 위에서 설명한 행동치료들을 스마트폰의 앱을 이용해 진행하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신의료기술로 인정받고 비급여 처방 및 임상연구가 진행중이다.

-불면증 환자 중 신경과 의뢰가 필요한 경우는 어떤 경우인가. 불면증을 방치할 경우 신경과적으로 어떤 위험성이 있을까?  
 
동반수면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불면증 치료가 잘 되지 않으면 신경과로 의뢰를 보내야 한다.  부정맥,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동반, 뇌경색 등 과거력이 있는 환자들은 수면다원검사가 꼭 필요할 수 있다. 불면과 함께 기립성 저혈압이 있거나 야간수면행동이 동반될 때는 퇴행성 뇌질환을 가지고 있을 수 있어 신경과 의뢰가 필요하다.
 
주관적인 불면증을 가진 환자의 실제 수면시간이 환자가 느끼는 것만큼 짧지는 않다. 불면증을 가진 환자 중 5시간 이하로 수면시간이 짧은 불면증환자에서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및 치매 위험도가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9시간 이상의 긴 수면시간을 가진 사람들에서도 심혈관 질환, 치매, 사망률이 올라가는 것으로 되어 있어 길게 자는 사람의 경우에도 수면의 질을 확인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불면으로 내원하지 않은 환자들 중 실제 잠이 짧은 사람들은 잠을 자기 아깝거나 바빠서 일부러 잠을 줄이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이런 환자들에게 규칙적인 수면 습관과 충분한 수면시간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우울증을 포함한 각종 질환의 발생을 예방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