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 전문가 좌담회]③ 연하·영양 관리부터 고령 환자의 재활과 암 생존자 통합 관리까지
두경부암 전문가 좌담회...약물 복용부터 조기 발견, 치료 후 삶의 질까지
두경부암 치료는 종양을 제거하고 억제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구강과 인두, 후두는 말하고 먹고 삼키는 기능을 담당하는 만큼 수술과 항암방사선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일상생활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치료 중 발생하는 통증과 구강점막염, 연하 곤란은 삶의 질뿐 아니라 치료 순응도와 치료 지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두경부암 환자는 통증 조절을 위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등 여러 약제를 사용하고, 고령 환자는 항혈전제와 만성질환 치료제를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속쓰림과 역류 증상부터 궤양·출혈에 이르는 위장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환자의 병력과 전체 복용약을 함께 살펴야 한다. 양성자펌프억제제(PPI)는 산 관련 증상을 조절하고 NSAIDs 관련 위장관 위험을 낮추는 데 오랫동안 활용돼 왔다.
최근 진행된 두경부암 전문가 좌담회 1편에서는 두경부암 환자의 위장관 보호와 PPI의 임상적 역할, 연하 곤란 환자를 위한 제형 선택, 갑상선호르몬제 등 다른 약물과의 병용 관리 원칙을 살펴본다. 2편에서는 2주 이상 낫지 않는 구강 궤양과 목멍울 등 두경부암의 조기 경고 신호를 살펴본다. 마지막 3편에서는 연하 재활과 영양 지원, 흡인성 폐렴 예방, 고령 환자의 다제 복용과 장기적인 삶의 질 관리 방안을 다룬다.
이윤세 교수가 두경부암 환자의 영양과 근감소증 관리, 암 생존자 통합 관리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두경부암 치료 후 환자가 가장 걱정하는 ‘말하기와 먹기’
Q.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를 받으면 환자들이 말하기와 먹는 것을 가장 걱정한다.
이윤세 : 구강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가 잘 된 경우도 있겠지만,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하면 추가로 방사선 치료를 하게 되고 광범위한 절제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면 환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것이 "말을 어떻게 하나요", "밥은 먹을 수 있습니까"이다. 일단 음식을 잘 못 먹게 되면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질 수밖에 없다.
한승훈 : 두경부암 환자의 가장 큰 문제는 결국 말하는 것과 먹는 문제다. 먹는 문제는 수술로 인해 구조적인 장애가 생겨 삼키기 힘들 수도 있고, 실제로 구조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방사선 치료 때문에 침샘 기능이 떨어지거나 입맛이 떨어져 식욕 저하로 이어진다. 맛을 느끼는 데 장애가 생기기 때문이다. 구조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식사량이 확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수술 회복이나 장기적인 회복에 가장 중요한 것이 결국 영양인데, 적절한 영양 공급은 치료 내성과 회복, 기능 유지에 중요하다.
Q. 외래에서 환자의 영양 상태는 어떻게 확인하나.
한승훈 : 환자 진료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식사량이 얼마나 되는지, 규칙적인 식사가 가능한지, 식사는 무엇을 하시는지다. 단순히 물에 밥을 말고 김치 한두 조각만 곁들여 드시면서 "나는 충분히 먹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어르신도 많다. 구체적으로 환자의 식사량과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한승훈 교수는 고령 환자의 재활 가능성을 나이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Q. 경구 섭취가 어려운 환자에게는 어떤 방법을 쓰나.
한승훈 : 그 다음은 환자 맞춤형이 필요하다. 식도 협착이나 인두 협착 혹은 연하 장애 때문에 삼키기 어렵다면 경관식으로 코를 통해 영양을 줄 수도 있고, 위루를 통해 위로 직접 영양을 공급할 수 있다. 환자에게 이를 충분히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안전하게 먹기 위한 연하 재활과 영양 관리
Q. 연하 재활 치료는 조기에 시작하는 편인가.
장전엽 : 두경부암 환자 생존율이 점점 좋아지고 있고 고령 환자가 많다 보니, 꼭 두경부암이 아니더라도 치료 후 변화에 노화에 따른 연하 기능 저하가 더해질 수 있다. 처음에는 수술 후 잘 드시던 환자도 4년, 5년이 지나니 암은 조절됐지만 삼키는 것을 점점 힘들어하는 분들도 계신다.
따라서 연하 기능과 흡인 위험, 흡인성 폐렴 가능성을 평가하고, 연하 재활 전문가와 협력해 환자에게 적절한 음식의 질감과 점도를 결정해야 한다. 환자의 영양 상태를 올바르게 유지하고 지속적인 구강 섭취를 유지할 수 있게, 그 삶의 즐거움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부분이 암 생존자 관리의 아주 중요한 방법이다.
Q. 수술 전 영양 상태도 치료 성적에 영향을 주나.
장전엽 :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두경부암 환자는 수술 전 영양 상태가 안 좋을수록 치료 성적이 안 좋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는 데 있다. 따라서 수술 전에도 환자에게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 수술 치료를 견디고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Q. 흡인의 위험은 어떻게 관리하나.
이윤세 : 환자들이 수술 후 기능이 떨어지는데도 음식을 먹고 싶다면서 억지로 먹다가 잘못돼 폐로 넘어가 폐렴이 생길 수 있고, 흡인성 폐렴 등 중대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환자들이 얼마나 먹고 싶어 하는지 사례를 들자면, 후두암 환자에게 목소리를 낼 것인지 아니면 목소리를 포기하고 밥을 먹을 것인지 물으면 많은 환자가 말을 하지 못하더라도 먹는 기능을 유지하는 쪽을 선택한다. 처음에 목소리를 택했다가 수술 후 나중에 바꾸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먹는 즐거움이 크기 때문에 그에 따른 흡인의 위험성도 고려해야 한다.
Q. 환자와 보호자가 잘못 알고 있는 상식도 있나.
이윤세 : 환자에겐 무엇보다 균형 잡힌 식단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크게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수액을 맞으면 금방 좋아진다는 것이다. 일시적일 방편일 뿐, 정맥 수액만으로 장기적인 영양 요구를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태에 맞는 경구·경관·정맥 영양을 계획해야 한다.
Q. 근감소증도 두경부암 환자에서 문제가 되나.
이윤세 : 두경부암의 특징이 재차 언급됐던 대로 영양 상태가 안 좋은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래서 요즘 나오는 개념이 근감소증이다. 다른 암에도 있지만 두경부암 환자에서 특히 심하다. 근감소증이 있고 없고에 따라 예후와도 상당히 관련이 있고, 치료를 마칠 수 있느냐 못 마치느냐, 치료 결과에도 관련돼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판단하고 교육해 환자들이 어떻게든 음식을 잘 드시게 해야 한다.
만약 환자가 음식을 못 드시면 위루관 등을 통해 어떻게든 영양을 좋게 하고, 적절한 운동으로 근육이 빠지지 않게 도와주며, 영양평가에서 확인된 결핍은 개별적으로 보충할 필요가 있다.
장전엽 교수가 연하 기능과 흡인 위험을 평가해 환자에게 적합한 음식의 질감과 점도를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고령 환자, 나이보다 노쇠도와 전신 상태를 봐야 한다
Q. 고령 환자는 젊은 환자와 다르게 접근하는가.
이윤세 : 고령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65세, 75세 이상 되는 고령 환자를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다른 병원들의 사례가 궁금하다.
장전엽 : 젊은 환자는 젊은 환자대로 신경 쓰이는 점이 굉장히 많다. 앞으로 기대 여명이 굉장히 많이 남았기 때문에 기능적인 부분을 고려하다가 자칫 암을 놓치면 안 된다. 그래서 젊은 환자를 치료하는데 있어 까다롭고, 고령 환자는 또 고령 환자대로 굉장히 까다롭다. 기저질환이 굉장히 많고 항혈전제를 포함해 여러 약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Q. 임상에서 고령의 기준은 몇 세로 보나.
장전엽 : 고령의 정의부터 이야기하면, 예전에는 65세를 고령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젠 그런지 의문이다.
한승훈 : 공식적으로는 65세로 기준을 잡지만 체감상 요즘 65세는 거의 50세 정도인 분들과 큰 차이가 없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임상에서 와닿는 것은 최소 70세에서 75세 정도부터야 조금 노쇠한 것 같다는 느낌이다. 달력 나이뿐 아니라 노쇠도, 동반 질환, 인지·기능 상태를 함께 평가한다.
이윤세 :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고 나이만으로 치료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사람마다 차이가 가장 많이 나는 것 같다. 75세가 넘어가면 개인적으로 나이가 있으신 편이라고 본다. 가족이나 경제적인 상황 등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Q. 고령 환자에게는 어떤 기능을 우선에 두나.
장전엽 : 일단 첫 번째는 암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젊은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기능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말하는 것이나 운동을 하는 것 등의 기능을 중시한다.
고령 환자에서는 영양 상태와 안전한 경구 섭취 능력을 면밀히 평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영양 섭취를 덜 함으로 인해 만성질환 관리가 되지 않거나 기대 여명이 줄어드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하고, 안전하고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환자의 기대 기능을 더 늘리는 방법이라고 본다.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치료를 포기하지 않는다
Q. 고령이라는 이유로 치료를 소극적으로 하게 되지는 않나.
장전엽 : 마취·수술 기술이 발전했지만 수술 위험은 노쇠도, 동반 질환, 기능 상태에 따라 전반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환자의 치료 목표와 의사결정 능력, 전신 상태를 종합해서 고려한다.
이윤세 : 요즘 항암제도 앞서 잠깐 이야기가 나왔는데, 세포독성 항암제 다음 세대가 면역항암제다. 논란이 조금 있지만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부작용이 생각보다 적다는 것이다. 면역항암제는 세포독성 항암제와 독성 양상이 다르며, 일부 고령 환자에서도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적응증과 전신 상태, 동반 질환, 면역 관련 이상반응 위험 등을 종합해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아직 보험 적용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환자 치료에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암 치료를 넘어 일상과 사회생활의 회복으로
Q. 암 생존자 관리 측면에서는 무엇을 보나.
이윤세 : 요즘 우리 학회뿐 아니라 전체 암을 보는 학회에서 가장 많이 보는 것이 암 생존자 관리다. 과거보다 장기 생존자에 대한 지속적인 추적과 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커졌고 요즘은 장기 생존자까지 다 관리하는 분위기다. 그중 하나가 영양 관리인데, 다른 2차 암을 예방하는 목적이나 또 다른 삶의 질 측면에서 잘 먹고 잘 지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Q. 먹는 문제가 환자의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주나.
이윤세 : 환자 입장에서 잘 먹지 못하거나 혀 같은 부위가 잘려 나가면 본인이 잘 못 먹는 것도 있지만, 입으로 먹더라도 한정된 식사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죽만 먹어야 하는 경우다. 외식과 대인관계 등 사회생활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환자의 정서적인 측면에서 생기는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해 주려고 노력한다. 환자의 영양 상태를 좋게 하는 것도 좋지만,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정도의 시기, 장기 생존을 고려한 관점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고령 환자를 치료하거나 치료 후 볼 때 특별히 중점을 두는 부분이 환자의 삶의 질인가.
한승훈 : 노인의학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졌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노인의학은 생소한 분야였고 실제로 종사하는 의사도 적었다. 이제는 고령화 사회가 되다 보니 소아와 고령 환자의 진료에 각각 특화된 접근이 필요하듯 두경부암 환자도 젊은 환자와 노인 환자는 다른 점이 많다.
우선 중점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은 재활이다. 재활 가능성은 연령만이 아니라 치료 전 기능 수준, 노쇠도와 동반 질환에 따라 달라진다. 고령 환자에게는 상태에 맞는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재활 지원이 필요하다. 앞서 말한 식사나 적극적인 재활이 되지 않으면 사회적인 활동도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단순히 암이라는 질병 치료뿐 아니라 환자의 장기적인 삶의 질까지 의사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두 번째는 동반 질환이다. 환자에게 약 처방을 내리려고 살펴보면, 같은 약제를 다른 이유로 먹고 있는 경우가 있다. 노인의학의 핵심은 환자의 여러 동반 질환으로 인해 중복되는 약제를 조정하고 불필요한 약은 안 먹게 하며 필요한 약은 먹게 하는 것이다. 즉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젊은 두경부암 환자와 다르게 고령 환자는 단순히 두경부암 진단뿐 아니라 주변의 동반 질환, 더 나아가 누가 보호자인지, 어떻게 생활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두경부암 생존자를 위한 다학제 통합 관리
Q. 두경부암 치료에서 제도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장전엽 : 두경부암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생존율이 늘고 특히 고령 환자에서 영양 관리와 연하, 기능적인 부분 등 여러 재활이 중요한 경우가 많은데 아직까지는 건강보험에서 충분히 지원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학회 차원에서도 내시경 연하 평가 같은 것을 급여 체계 안으로 넣으려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재활의학과에서도 재활 치료 분야를 두경부암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계 차원에서 이런 전반적인 기능적 개선과 사회적 도움의 확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Q. 마지막으로 정리한다면.
이윤세 : 결론적으로 종합해보면 특히 고령 두경부암 환자는 암도 중요하지만 그 환자 자체를 또 한 번 들여다봐야 한다. 무슨 약을 먹고 있는지, 겹치는 것은 아닌지 노인의학의 관점에서도 한번 보게 되고, 다르게 접근해봐야 한다.
우리 병원 같은 경우에는 65세 환자가 오면 일단 이 환자가 얼마나 취약한지 노인 취약 평가를 하고, 문제가 있으면 노년내과로 자동으로 의뢰한다. 연하 곤란이 있으면 영양팀과 연하 재활에 바로 연결하고 있다. 암 치료는 담당 진료과가 맡되, 영양·연하·동반 질환·약물 및 사회적 문제는 병원 내 여러 전문팀이 함께 관리하려고 한다. 의료진이 환자들의 삶의 질까지 관리하고 다학제 통합 관리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
장전엽·이윤세·한승훈교수가 두경부암 전문가 좌담회에서 환자의 치료 후 기능 회복과 삶의 질 향상 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