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8.24 13:01최종 업데이트 26.08.2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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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스승, 참 의사, 참 과학자...함께한 기억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故고원중 교수 7주기 추모식

“논문 위한 연구 아닌 다음 환자 위한 연구”…동료·제자들, 추모 현판 통해 고인의 뜻 계승 다짐

故고원중 교수 7주기 추모식이 8월 21일 오후 6시 서울 일원역 삼성생명빌딩 B동 9층 슈바이처홀에서 열렸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고(故) 고원중 교수 7주기 추모식이 8월 21일 오후 6시 서울 일원역 삼성생명빌딩 B동 9층 슈바이처홀에서 열렸다. 

유족과 동료 의료진, 제자들은 이날 추모식을 통해 고인의 삶과 업적을 기리며, 성균관의대에 추모 현판 마련을 위한 발전기금 모금에도 동참했다. 

고 고원중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에서 18년간 재직하며 결핵(TB)과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NTM)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자로 평가받던 의학자였다. 그는 장시간 과로와 번아웃을 호소하며 병원 측에 인력과 시설 투자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직을 결심했고, 2019년 8월 21일 이직을 앞둔 시점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 최후를 맞이했다.

고 고원중 교수 추모위원회 전경만 위원장(성균관의대 교수) 이날 추모식에서 "선생님이 한 사람의 이름과 업적으로만 기억되고, 실제 우리에게 남겨준 것들을 기억하지 못하게 될까 걱정됐다”며 “환자를 대할 때 한 번 더 고민하고,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기 위해 연구하며, 후배가 어려울 때 외면하지 않는 것이 선생님을 가장 오래 기억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생님은 후배가 어려울 때 그 어려움을 대신 이야기하고, 후배가 절망할 때 앞에 나서서 싸워주셨다”며 “후배들이 잘됐을 때는 늘 그 공을 후배들에게 돌리고, 그들의 영광 앞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논문은 취직이나 승진을 위한 것이 주가 아니라 환자 경험을 정리해서 다음 환자 진료에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후배들을 가르치셨다"며 "임상연구는 다음 환자를 더 잘 진료하기 위한 것이지, 자기 업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선생님의 생각이었다. 연구와 논문이 진료와 분리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하셨다”고 밝혔다.

성균관의대 이준행 학장도 "교수님은 수많은 환자에게 삶의 희망을 주고 밤낮없이 연구와 진료에 매진했던 모범적 의학자”라며 “환자와 연구만 생각하고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셨고, 가족처럼 생각했던 동료들의 무관심에 마음 아파하셨던 순직한 청년 의사였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고 교수와 함께 연구를 해왔던 연세의대 신성재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그를 참 스승, 참 의사, 참 과학자'라고 표현했다.

신 교수는 “고 교수님은 직계 제자가 아닌 연구자들에게도 아이디어를 나누고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며 “마지막 연구 미팅이 진행됐던 연구실의 학생들은 이제 교수와 박사가 돼 NTM 폐질환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처음 교수님을 만났을 때, 국내에서 NTM 폐질환을 이해하는 거의 유일한 과학자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당시에는 결핵에만 집중하던 시기였지만, 교수님은 멀리 내다보며 이 분야의 과학적 토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한국은 NTM 폐질환 연구에서 질적·양적으로 매우 앞서는 선도 연구 국가가 됐다”며 “대한민국이 다른 선진국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이 연구 분야의 밑바탕을 만든 분이 고원중 교수님”이라고 강조했다.
 
고 고원중 교수 아들 고성민 씨.


고 고원중 교수 아들 고성민 씨는 아버지에게서 배우고 싶은 모습으로 ‘듣는 자세’와 ‘헌신’을 꼽았다.

그는 "아버지는 환자의 손을 꼭 잡고 눈을 바라보며 말씀하시고, 절대 먼저 말을 끊지 않으셨다”며 “초등학생, 중학생이던 제가 바보 같은 질문을 해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고 다음 날 다시 답해주시던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누구의 이야기든 허투루 넘기지 않고 듣고 고민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저도 무심코 넘겼던 대화와 사람들을 돌아보게 됐다”며 "추모식이 그리움과 슬픔을 소모하는 자리에 그치지 않고, 성균관대와 의료계가 더 나은 모습이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 씨는 “선진국에서 사라져야 할 가난한 질병이라며 결핵을 연구하시고, 메르스 같은 사회적 재난이나 의료봉사에도 시간을 아끼지 않으셨다”며 “아버지가 60세, 65세가 됐더라면 했을 일들, 하지 못한 일들을 이 자리에 계신 교수님들이 이뤄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유족과 지인들은 고인의 7주기를 맞아 추모 현판을 성균관의대에 마련하고자 ‘고 고원중 교수 추모기념 성균관의대 발전기금’을 모금하고 있다. 자발적인 모금 참여를 통해 고 교수가 남긴 뜻과 가르침을 기억하고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전 추모위원장은 “현판 자체의 존재가 고원중이라는 분의 존재를 기억하게 할 것”이라며 “다음 세대가 진료와 연구, 후배를 대하는 모습 등을 통해 고 교수의 뜻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원중 교수 # 삼성서울병원 # 성균관의대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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