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7.16 10:21최종 업데이트 23.07.1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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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 교수의 기승전 '의사수 부족' 왜곡

[칼럼] 안양수 미래의료포럼 발기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이분은 입만 열면 오로지 '의사부족'이다. 현재 의료계의 모든 문제는 의사수가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이니 의사수만 늘리면 해결된다는 식이다. 오로지 기승전 의사부족으로 귀결된다. 급기야 모든 걸 의사부족으로 꿰 맞추기 위해서 통계치까지 왜곡했다. 

이분은 며칠 전 신문칼럼에서 또 의사부족을 꺼냈다.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지난 10년간 간신히 버텨 온 응급환자와 중환자 진료체계가 최근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의사들이 동네 병의원으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간 동네 병의원 의사는 6500명 넘게 늘어난 반면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의사 수는 거의 늘지 않았다’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해마다 발표하는 통계연보를 참고하면 지난 5년(2017~2021년)간 동네병의원의 의사수는 6664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까지는 이분의 말씀이 맞았다. 그런데 거의 늘지 않았다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의 의사 수는 통계치에 의하면 4099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턴 레지던트숫자는 해마다 비슷하니 제외하고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전문의 숫자만 추려서 통계를 낸 것이 4099명 증가로 확인된 것이다. 이분은 '6664명대 4099명'에 대한 표현을 두고 '한쪽은 6500명 넘게 늘어난 반면 4099명은 거의 늘지 않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정말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통계수치를 볼 것도 없이 상식적으로 1년에 3000명의 신규의사가 나오면 5년(2017~2021년)에 얼추 1만2000명인데 동네병의원에서 6500명을 흡수했으면 나머지는 어디로 갔겠는가? 따라서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의사들이 동네 병의원으로 대거 빠져나갔다’는 것은 전혀 터무니없는 말이다. 결국 응급환자와 중환자 진료체계가 무너진 것은 의사 부족과는 아무 상관관계가 없다는 말과 같다. ‘기승전 의사부족’을 꿰 맞추기 위해서 존재하는 통계를 무시했거나 보고 싶은 것만 봤다는 말이다. 

의사면허를 가진 이분의 칼럼을 볼 때마다 화가 나는 것은 도대체 왜 의사협회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을 못하는 지다. 회원들은 말도 안되는 주장에 아침마다 열 받아서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오는데 의협은 그저 꿀 먹은 벙어리다. 아무리 쥐어 터지는 것이 습관이 됐다고 해도 그때마다 끽소리라도 내야지, 끽소리도 못 내고 마냥 쥐어 터지기만 하니까 모르는 사람들이 옆에서 보면 그 엉터리 말이 다 사실인 줄 아는 것 아닌가? 

회원들은 아침마다 칼럼보고 열 받아서 뒤집어 지는데, 그렇게 회원들이 뒤집어지는 칼럼을 보고도 아무 감흥이 없다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이유가 없다. 도대체 말도 안되는 헛소리로 쥐어 터지고 있다는 것은 알기나 하나? 자료까지 왜곡해서 저렇게 공개적으로 의사들을 저격하면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고도 남을 사안이다. 

신념이 다르다고 비난하는 것은 지식인의 자세가 아니다. 그러나 자신이 의도하는 결론이 옳다고 강변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심지어 공단에 공개된 통계치를 거짓으로 말하는 자를 전문가단체라는 의협과 대한민국 최고의 학자들이 모인 서울대가 방치한다는 것은 최소한 방조범이라는 비판을 들어 마땅하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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