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8.08 13:37최종 업데이트 23.08.0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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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적 저출생 해결하려면 기존 신생아실 구조에서 모자동실로 바꿔야"

신생아실, 집단감염 취약·영아 돌연사 위험…지역격차 줄이고 진료의뢰시스템 개선도 필요

발언하는 삼성서울병원 장윤실 소아청소년과 교수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우리나라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병원 내 산모와 신생아가 함께 지낼 수 있는 모자동실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장윤실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8일 오전 '아동친화적인 출생의료환경 구축 국회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신생아실 제도는 집단감염 취약하고 영아 돌연사 위험 노출

장 교수가 병원 출생 과정에서 문제로 지적한 부분은 모자동실이 시행되기 어려운 국내 의료시스템 자체다.  

한국에서 현재 대부분의 병원들은 산모와 신생아를 환자로 간주해 진단과 치료에 효과적인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즉 출산 후 산모는 산모의 병실로, 갓 태어난 신생아는 엄마와 떨어져 곧바로 별실인 신생아실로 옮겨져서 첫 만남을 거의 생략한 채 각각 따로 관리를 받는다. 

이는 적은 인원으로 효과적으로 산모와 신생아를 케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모유수유와 애착관계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는 이상적인 출산 후 과정이 생략되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특히 신생아를 모아서 관리하는 신생아실 제도는 집단감염에 취약하고 개별 간호가 아니기 때문에 드물지만 오히려 영아 돌연사 위험에 더욱 노출될 수 있다. 

국내 병원들이 모자동실을 시행하기 어려운 이유론 노력 대비 구체적인 지원이 상실돼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장윤실 교수는 "모자동실 운영을 위해선 산모 케어, 신생아 돌보기, 모유수유지도, 응급상황 대처를 할 수 있는 숙련된 인력이 배정돼야 하고 모유 수유 전담간호 인력도 배치돼야 한다"며 "또한 모든 관련 의료 요원에 대한 모유수유 교육 지원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필요한 인력과 자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동인이 없다"며 "정부차원에서 병원에서 모자동실, 모유수유를 위한 인력 배치를 위해 대폭적인 수가와 기타 인센티브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도 지속적인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병원 구조적 문제도 있다. 정부 지원이 부재하다 보니 대부분의 종합병원은 다인실 구조가 메인이다. 다인실에서 모자동실을 하게 되면 4인실이 8인실이 되고 6인실은 12인실이 된다. 

장 교수는 "한 명의 신생아가 울기 시작하면 다른 신생아들도 함께 울기 때문에 시설과 공간적인 문제도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며" 이외 인력보강에 따른 인센티브와 함께 사라진 의료기관 평가 또는 임상질지표 등의 항목 내에 모성과 신생아 부문 신설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아 사망률 서울-충북이 2.3배 차이…지역격차 줄이고 진료의뢰시스템 개선해야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진료의뢰시스템 개선'과 '지역격차 문제 해소' 등을 대안으로 제언하기도 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주성홍 중앙모자의료센터장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모와 신생아 관련 의료 수요는 감소해 시장경제에 따라 분만 인프라는 수요가 높은 대도시에 편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아 사망률은 서울과 충북이 2.3배, 신생아 사망률은 서울과 대구가 2.9배 차이가 나는 실정이다. 

주성홍 센터장은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의료 수요를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는 지역 중심의 산과와 신생아 치료체계 강화가 필요하다"며 "모든 지역에 분만 인프라를 구축하기엔 한계가 있으므로 이송체계 구축과 효율적인 전달체계 구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산모와 신생아의 중증도에 따른 위계별 모자의료센터를 지정하고 센터별 역할 분담과 치료연계, 이송체계 구축을 통해 지역 내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지역 거점 분만기관을 지정하고 적절한 보상체계 마련을 위해 현재 건강보험공단 수가 시범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료의뢰시스템과 관련해 분당서울대병원 촤창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교수는 "대학병원들은 인근 주요 산부인과들과 진료협력체계를 가동하고 있으나 수용 불가인 날이 한달 중 절반이 넘고 이 경우 협력 산부인과병원들은 신생아중환자실(NICU)이 있는 다른 병원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권역별로 지정돼 있는 공공의료전담병원을 중심으로 권역 내 산부인과병원과의 진료협력시스템을 구축하고 NICU 병상 현황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권역 내 NICU 병상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비어있는 NICU 병상에 대해선 손실을 보전해줘야 고위험 산모 수용이 원활해진다"고 덧붙였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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