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10.28 06:03최종 업데이트 21.10.2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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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법에 불만 토로한 병원장들..."대혼란 직전 상태, 전임의 과부하 심각"

KHC서 전공의법, 병상총량제 등 대안 없는 정부 정책 비판...복지부, 보건의료발전계획 수립 예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병원 입장에서 의료정책이 어떻게 나아갈지 예측이 안 된다." vs "의료환경에 맞추려면 단기 대책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일관성 없는 정부 보건의료정책 방향성에 대한 병원계와 보건복지부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섰다. 이 같은 논의는 대한병원협회가 27일 주최한 제12회 'KHC(Korea Healthcare Congress) 2021'에서 벌어졌다.
 
10년 뒤 의료환경 아우를 수 있는 일관성 있는 장기 계획 있어야
 
병원들은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포함된 중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일선의 상급종합병원부터 중소병원까지 일관성 있게 정부 정책 방향성에 맞게 발맞춰갈 수 있지만, 현재는 정부 정책이 냉‧온탕을 왕복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고려안암병원 박종훈 병원장은 "정부의 의료정책이 어떻게 나아갈지 병원 입장에서 전혀 예측이 안 된다. 정부가 5~10년에 걸친 의료 발전 계획과 어젠다를 설정하고 그 방향에 맞춰 의료계가 준비를 해야 하는데, 상급종합병원 병실 이슈나 의료전달체계 문제에 있어서도 너무 급작스럽게 모든 것이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병원장은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은 어떤 정책을 펼칠 때 보통 10년 전부터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대책을 마련한다"며 "현장에서 충분히 반응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병원 경영진 입장에서 어려운 점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정책 사례론 ‘상급종합병원 병상총량제’가 거론됐다. 박 병원장은 "병상총량제가 갑작스럽게 시행되면서 병상 발전방향을 계획하던 병원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상태다.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세팅할지 전혀 알 수 없다 보니 병원 입장에서 힘이 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27일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하는 국제학술대회 'KHC2021'의 모습. 

일선 병원들, 대안없이 실시된 전공의법으로 현장 혼란 가중
 
특히 병원들은 급격한 정책 변화로 인한 현장의 혼란으로 ‘전공의특별법 실시’가 가장 대표적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박종훈 병원장은 "의과대학 정원조정이나 대체인력 등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공의법이 시행됐고 전공의들의 근무시간이 대대적으로 개선됐다"며 "그러나 갑작스러운 정책 시행으로 현재 현장에선 원안대로 정책을 시행하기 어려운 상태이며, 대혼란으로 이어지기 일보 직전의 상태"라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 유인상 보험위원장도 "병원의 시설과 장비에 대한 것은 재원을 투자하면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는데 인력 등 의료자원은 현재 한계점에 도달한 것 같다"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은 기본적으로 의료이용의 증가를 전제한다. 그럼 의료자원이 더 많이 투입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보니 PA(진료보조인력)나 전문간호사 등 문제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보험위원장은 "전공의 인력 문제로 인해 입원전담 전문의를 확대해도 현재 전임의 로딩 과부화로 전임의조차 뽑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병원의 인건비 비율은 2019년 40%대 였지만 현재 58%까지 높아졌다. 이는 과거 10년보다 가파른 상승으로 특히 중소병원들의 어려움도 굉장히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 수립과정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이 좀 더 수렴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울아산병원 박수성 기획조정실장은 "중장기적 플랜을 세울 때 틀은 정부에서 정하더라도 현장의 의견수렴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하는 과정이 포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기획조정실장은 "일례로 소아환자 진료 이슈가 터지면 전국 권역에 소아병원을 모두 설립하겠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투자 대비 낭비요소가 많다”며 “전문가 의견을 참고해 강원도엔 소아재활센터, 서울엔 소아심장수술 전문, 충청권엔 소아외과 전문센터 등 특화된 센터를 짓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상황에 맞는 대처 위해 단기대책도 필요…의료현장 근무환경 개선 노력
 
반면 정부 측도 억울한 부분을 호소했다. 현재 어느 정도 중장기 계획이 발표되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다양한 정책적 이슈에 대해 상황에 맞게 대처하기 위해선 단기대책도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관은 "정부 로드맵에 따라 공공의료, 정신건강, 한의학 등 모두 중장기 계획이 설정돼 있다"며 "다만 보건의료 전반을 아우르는 보건의료발전계획은 이번 기회에 세우려고 한다. 기본 작업은 끝난 상태로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공론화 시기를 조율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 정책관은 "정책수렴 과정에서 여러가지 이해관계가 상충하다 보니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책에 반영하면서 어려움도 있고 코로나19나 전공의 인력 문제, 수술실 CCTV 설치 등 급변하는 상황에 맞게 그때그때 불가피하게 단기대책을 설정할 수밖에 없는 한계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인력 운영 측면에서 보건의료분야 인력이 의료현장에 오래도록 머무를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개선하면서 정책의 단절이 이뤄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정책관은 "사회 전반적으로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확대되면서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병원 입장에서 인력창출이 가능한 곳은 의료현장으로 젊은 층이 보건의료 분야에 진출해 일선 현장에서 오래 일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이에 상응하는 비용보상과 근로여건을 만드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대재해법(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으로 근로자의 사망, 부상, 질병이 발생한 경우 경영책임자 처벌)의 병원 적용과 관련해서도 일괄적용 과정에서 병원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부처 간 협력이 필요하다. 국민적 수요을 반영하면서도 의료 현장의 거부감이나 부작용이 없도록 완충하는 역할을 복지부가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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