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7.02 07:33최종 업데이트 21.07.02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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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피과 전공의 해외연수 지원사업 전체의 1.5%만 혜택? 현장에선 비효율적인 전공의 수련개선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전공의 교육 연구보고서 발간…임상술기센터 연계 지원·업무지원 확대 등 제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전공의 수련 국가 지원사업이 실시되고 있으나 현장에선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공의 공통역량 교육도 참여가 어려운 전공의가 대부분이었다. 

의료계는 효율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교육부 임상술기센터 연계 지원 사업과 공통역량 교육 참여를 위해 업무 대체자 확보 등 업무 지원을 확대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기피과 전공의 수련 개선한다면서 전체 1.5%만 혜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1일 발간한 '전공의 공통역량 교육 국가 지원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기피과 전공의 수련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실시되고 있는 해외연구 지원 사업 등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국가가 전공의 육성 등에 대한 예산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한 것은 전공의법이 최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국내 선행 연구나 사례가 아직 부족한 상태이며 관련 지원도 미미하다. 

일례로 전공의 단기 해외연수 지원 사업은 보건복지부의 의료인력 양성과 적정 수급 관리 사업 중 하나로 기피 과목 전공의의 수련 여건을 개선해 과목 간 균형 수급을 유도하기 위해 고안됐다. 

구체적으로 해당 사업은 2014년부터 외과, 흉부외과, 결핵과 등 충원율이 낮은 기피 과목 전공의를 육성・지원하기 위해 단기 해외연수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실제 지원대상이 전체 기피 과목 전공의 2700여 명 중 약 1.5%에 해당하는 40여 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기피과목 전공의 충원율 개선효과가 미미하다"며 "이마저 수도권과 대형병원 등을 위주로 지원되고 있어 기피과목 전공의 간 형평성 문제를 야기한다는 지적이 많다"고 밝혔다. 

일부 수련병원, 특정 질환자 유형 제한…의료역량 갖추기 힘든 환경

전공의를 위한 인프라와 시설 지원도 미약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공의 임상술기 교육은 대부분 수련기관에서 교수와 선배 전공의가 환자에게 시술하는 과정을 참관 학습하고, 이후 환자를 대상으로 학습된 술기를 테스트하면서 임상술기를 숙달하는 과정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대형 종합병원이 아닌 수련기관에선 전공의로서 훈련과정에서 접할 수 있는 해당 질환의 환자 유형과 수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의료정책연구소의 주장이다. 

보고서는 "현재 일부 수련병원에선 향후 전문의로서 익혀야 하는 의료역량을 갖추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임상술기 및 진료 역량의 평가도구가 없다는 점도 문제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보고서는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훈련을 받을 수 없는 임상술기는 일부 학회에서 전공의에게 동물실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이마저 시행되고 있는 임상술기가 매우 제한적이며 충분한 훈련시간을 제공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통역량 교육, 구성 적절해도 대체 인력 없어 참여 못해

전공의 수련과정 중 필요한 공통역량 교육에도 한계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정책연구소는 복지부의 전공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에 고시돼 있는 ‘전공의 수련과정 중 필요한 공통역량’의 이해도를 분석하기 위해 전공의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전공의 공통역량 중요도와 현재 수준 차이 분석 결과. 사진=의료정책연구소

전공의들이 생각하는 중요 수준과 현재 수준의 차이가 가장 큰 세부 주제는 '자기관리'(중요 수준 – 현재 수준: 1.175점)로서 큰 격차를 보였다. 그 외에도 자기존중(0.956점), 자기계발(0.851점) 등에서 큰 격차를 보여, 중요 수준과 현재 수준의 차이가 큰 상황이다. 

특히 ‘공통역량’ 교육의 구성은 적절하게 구성돼 있다는 답변이 많았지만(3.30점), 교육 개설시 참여가 가능하다는 답변은 2.99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보였다. 즉 적절한 교육이 개설되더라도 참여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는 전공의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교육 참여가 어려운 이유론 일이 바빠 학습에 참여할 시간이 부족했다(4.07점)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교육과정이 제공되는 시간이 맞지 않았다(3.88점)는 답변과 병원 내 업무 대체자 확보의 어려움(3.83점)도 높은 점수를 보였다. 

또한 교육 관련 정보 부족(3.57점) 및 지원 제도(학회비 등) 미비 등도 평균 이상의 높은 점수를 보여 ‘공통역량’ 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통역량 교육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을 묻는 질문엔 업무 대체자 확보를 포함하는 업무 지원이 3.89점으로 가장 큰 점수를 보였다. 이어 교육 참여에 대한 금전적 지원도 3.77점으로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보고서는 "교육 참여 의무화의 경우 평균보다 점수가 높기는 하나 문항 중 평균은 가장 낮아 전공의들이 부담을 느끼는 항목으로 판단된다(3.37점)"며 "학습 관련 정보 제공 및 인프라 구축도 3.76점으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보여 향후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또한 관련해 의료정책연구소는 구체적인 정책제안으로 ▲교육부 임상술기센터 연계 지원 ▲책임지도전문의 시범 사업 ▲온라인 교육 개선 지원 등을 제시했다.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은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문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전공의 교육 체제의 개편 노력과 전공의 공통역량 교육 수련을 위해 제안된 내용들의 제도 정착을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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