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양일간 열린 의료힉신 시민패널 제1차 공론화 숙의토론회 전경. 사진=보건복지부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시민패널이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정부가 가장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응급상황에서 골든타임 안에 최종 치료까지 이어지는 체계 구축을 꼽았다. 이와 함께 지역·필수의료 인력 양성과 지방 국립대병원 육성도 비슷한 수준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특히 지역의료 인력 확보 방안으로는 지역의사 선발·의무복무, 장기근무 의료진 거주여건 지원, 필수·지방의료에 더 보상하는 수가체계 개편에 대한 동의가 모두 90% 안팎으로 높게 나타났다.
의료혁신위원회 산하 시민패널 운영위원회 김학린 위원장은 14일 ‘의료혁신 시민패널 제1차 공론화 숙의토론회’ 결과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숙의토론회는 지난 7월 4일부터 5일까지 1박 2일간 진행됐다. 성별·연령·지역·의료접근성 등을 고려해 선정된 시민패널 300명이 참여했으며, 자가 숙의 전 기초조사와 토론회 직전 사전조사, 토론회 직후 사후조사에 모두 참여한 유효 표본은 291명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5.74%p다.
최우선 정책은 응급 골든타임 체계…인력 양성·국립대병원 육성도 비슷한 수준
시민패널이 정부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지역·필수의료 정책으로 꼽은 것은 ‘응급 상황에서 골든타임 안에 최종 치료까지 이어지는 체계 구축’이었다. 사후조사에서 응답률은 25.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지역·필수의료 인력 양성’이 23.9%, ‘지방 국립대병원 10곳을 거점병원으로 지정해 서울 대형병원, 이른바 빅5 수준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응답이 23.1%로 뒤를 이었다.
그 밖에 전국 70개 진료권마다 수술·입원이 가능한 우수 지역병원을 지정해 지원해야 한다는 응답은 16.6%, 동네 의원과 지역 보건소를 중심으로 경증·만성질환 등 기본 의료를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은 6.5%, 소아·분만 등 필수의료 유지를 위한 시설·운영비 지원은 4.5%였다.
정책 중요도 평가에서도 응급 골든타임 내 최종치료 체계 구축은 96.6%, 지역·필수의료 인력 양성은 96.4%로 가장 높았다.
김 위원장은 “숙의를 거치며 단순한 인프라 구축보다 이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인력 양성과 지방 국립대병원 육성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방향으로 패널들의 시각이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지역의사제 89.4% 동의…수가보상 필요성도 숙의 후 10.3%p 상승
지역·필수의료 인력 공급 정책에 대한 동의도는 전반적으로 높았다.
시민패널은 ‘지역의사 선발·의무복무’에 89.4%가 동의했다. ‘5년 이상 근무 계약 의료진 거주여건 지원’에는 88.9%, ‘필수·지방일수록 더 보상하는 수가체계’에는 87.4%가 동의했다.
특히 필수·지방의료에 더 보상하는 수가체계 개편에 대한 동의율은 숙의 전 77.1%에서 숙의 후 87.4%로 10.3%p 상승했다. 지역·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진에게 더 강한 보상체계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숙의 과정에서 확대된 것이다.
의료사고 배상보험 의무화 및 형사처벌 완화에 대해서는 68.6%가 동의했다. 다만 이는 숙의 전 71.0%보다 2.4%p 낮아졌다.
정부의 의료인력 정책이 계획대로 시행될 경우 지역에 근무하는 의료인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았다. 정책 성공 기대감은 숙의 전 85.4%에서 숙의 후 88.6%로 상승했다.
다만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본 응답자들은 여전히 의료진의 장기 정착 유인이 부족하다고 봤다. 정부 인력대책의 실현 가능성을 낮게 평가한 이유로는 ‘의무복무 기간이 끝나도 지역에 남을 수 있는 유인이 부족해서’가 62.1%로 가장 높았다.
김 위원장은 “시민패널들은 지역·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진에 대한 적극적 지원 필요성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의무복무 기간이 끝난 뒤에도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장기 정착을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학린 위원장은 이번 공론화 결과가 단순 여론조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공론화는 단순히 같은 문항을 반복 조사한 통계가 아니다”라며 “300명의 시민들이 의료취약지의 현실을 경청하고, 국가 재정과 현실적인 실행 가능성을 균형 있게 고민해 낸 집단지성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패널 운영위원회는 공론화 결과를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해 7월 말 의료혁신위원회에 정식 보고할 예정”이라며 “이번 결과가 캐비닛 속 서류로 남지 않고 보건의료 현장의 변화를 이끄는 실질적인 참고자료로 쓰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민패널은 8월 온라인 심층토론과 10월 말 예정된 2차 숙의토론회에서도 활동을 이어간다. 김 위원장은 “시민패널의 87.6%가 차기 토론회 참여를 희망한 만큼, 더 깊이 있고 생산적인 공론의 장이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