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0.29 07:00최종 업데이트 26.10.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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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개발, 기업 규모 따라 전략도 달라진다…"중소 바이오는 효율성·대형 제약사는 조직 혁신"

BIX 2026서 AI 활용 전략 논의…연구개발 효율화·의사결정 체계 개선·기술기업 협력 강조

(왼쪽부터) 프로비던스 헬스케어 벤처스(Providence Health Care Ventures) 김소연 디렉터, 베리에이셔널 AI(Variational AI) 김한돌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바이오박스(BioBox) 크리스토퍼 리 CEO, 텔레스코프 이노베이션스(Telescope Innovations) 팔로마 프리에토 운영부문 부사장.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기업 규모와 조직적 특성에 맞는 기술 도입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소 기업은 제한된 인력과 자본을 보완해 연구개발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고, 대형 제약사는 기존 의사결정 구조와 실험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6(BIX 2026)'에서는 '무엇을 개발하고 어디에 집중할까, AI가 바꾸는 바이오제약의 선택'을 주제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패널들은 AI가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넘어 연구개발 의사결정과 실험 자동화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되고 있지만, 기업의 자원과 조직 구조에 따라 기술 도입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 바이오기업, AI로 연구개발 속도·효율성 확보

바이오텍 등 중소 기업이 AI를 활용해 확보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으로는 연구개발 속도와 효율성이 꼽혔다. 대형 제약사에 비해 인력과 자본이 제한적인 만큼 AI를 통해 기존 연구개발 방식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베리에이셔널 AI 김한돌 최고경영자(CEO)는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속도와 효율성이다. AI를 활용하면 경쟁사가 훨씬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일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의 글로벌 제약사 협력 사례를 소개하며 소규모 조직에서도 AI를 활용해 신약개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CEO는 "MSD와 2개 신약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총 3억49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직원은 약 12명이었다"며 "현재 직원은 20명 정도이고, 앞으로도 조직을 크게 확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여러 글로벌 제약사와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의 유연한 조직 구조 역시 AI 도입 과정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바이오박스 크리스토퍼 리 CEO는 대형 제약사가 복잡한 법무·계약·구매 절차로 인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과 달리, 중소기업은 다양한 AI 기술을 빠르게 시험하고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리 CEO는 "중소기업은 새로운 솔루션을 시험하고 기술 공급업체와 협력하면서 시범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며 "이러한 유연성을 활용해 구조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다면 벤처캐피털의 투자도 유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를 통해 소수 연구자의 전문성을 확장하는 전략도 제시했다.

리 CEO는 "100명의 과학자에게 생산성을 10% 높여주는 AI 도구를 제공하는 것보다 뛰어난 연구자 5~10명이 AI를 활용해 자신의 전문성을 대규모로 확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I 시스템은 연구자의 판단과 경험, 전문지식이 있어야 제대로 작동한다. 연구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연구하도록 지원하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소규모 기업이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력을 연결하는 협력체계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프로비던스 헬스케어 벤처스 김소연 디렉터는 "소규모 조직이 성장하려면 생물정보학자와 의료정보학자, AI 전문가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며 "작은 기업이 이러한 전문성을 모두 확보하기 어렵다면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기술을 기존의 일반적인 소프트웨어와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머신러닝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과거의 성능이나 도입 경험만으로 현재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CEO는 "머신러닝은 다른 실험과학 분야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AI 기술에 대한 기존 판단을 6개월마다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역시 1년 동안 모델 구조를 여러 차례 변경했다. 지난해 확인한 기술 수준을 바탕으로 향후 연구개발 전략을 결정한다면 이미 늦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6(BIX 2026)'에서는 '무엇을 개발하고 어디에 집중할까, AI가 바꾸는 바이오제약의 선택'을 주제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대형 제약사, 기존 의사결정·실험 방식 개선해야…기술기업과 협력 중요

대형 제약사의 AI 도입에서는 기술 자체보다 기존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와 연구개발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리 CEO는 AI가 연구개발 표적과 적응증 선정부터 파이프라인 착수 여부까지 다양한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지만, 기업이 기존 판단을 수정할 준비가 돼 있어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형 제약사에서는 특정 연구개발 프로그램과 관련된 조직 내부의 이해관계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시스템이 과거의 결정이나 기존 주장을 부정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고 과학적 판단을 개선하는 데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경영진이 AI를 기업의 전략적 도구로 받아들이고 기존의 판단에 도전할 준비가 돼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는 중소 바이오기업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리 CEO는 핵심 파이프라인이 한두 개에 불과한 기업일수록 AI가 개발 성공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더라도 이를 수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를 활용한 실험 자동화에서도 기존 연구개발 절차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텔레스코프 이노베이션스 팔로마 프리에토 운영부문 부사장은 "기존에 수작업으로 수행하던 절차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로봇이 대신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거의 대부분 가장 효율적인 자동화 방식이 아니다"라며 "AI와 자동화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실제 병목이 발생하는 부분과 처리량을 개선할 수 있는 지점을 파악하고 연구개발 절차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 제약사의 기술 도입 속도와 중소 기술기업의 개발 속도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AI와 자동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를 도입하는 기업의 조직과 업무 방식이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기술 공급업체와 제약사가 단순한 구매·판매 관계를 넘어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협력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리에토 부사장은 "성공적인 프로젝트에서는 기술 공급업체가 단순한 판매자가 아니라 바이오제약기업의 실질적인 파트너가 된다"며 "양측이 협력해 실제 연구개발 목적에 적합한 기술을 개발하고, 원하는 투자 대비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프리에토 부사장은 "실제로 텔레스코프 이노베이션스는 지난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로봇과 AI 기반 자율실험실(Self-driving Lab) 플랫폼을 설치했다"며 "기업들이 해당 기술을 직접 확인하고 시험하면서 각자의 연구개발 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AI 도입 이후의 성과를 평가할 때는 실제 실험 결과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김 CEO는 "중요한 것은 실제 실험 결과다. AI가 설계한 분자를 합성하고 생화학적·세포 기반 시험을 진행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와야 AI가 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표적과 적응증에 따라 성과가 다를 수 있고, 학습 데이터의 품질이 낮으면 결과도 좋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 BIX # 중소바이오 # 제약사 # AI # AI신약개발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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