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8.26 21:55최종 업데이트 26.08.2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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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오파칼림'에 1.1조원 승부수…엑스코프리 이을 두 번째 블록버스터 노린다

2029년 美 출시 목표…엑스코프리와 상호보완·기존 직판망 활용 계획

SK바이오팜 이동훈 사장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SK바이오팜이 총 1조996억원으로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Opakalim)'을 도입하며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에 이은 두 번째 미국 직판 제품 확보에 나섰다. 회사는 이르면 2029년 미국 시장에 출시하고, 기존 엑스코프리와 서로 다른 환자군을 공략해 뇌전증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26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바이오헤이븐(Biohaven)으로부터 오파칼림과 기타 칼륨채널 활성화제 화합물, 관련 플랫폼에 대한 독점적 라이선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Kv7 플랫폼 관련 선급금 및 개발 및 허가 단계별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7억9500만달러다. 선급금은 현금 총 4억달러로, 이 중 거래 종결 시 3억5000만달러를 지급하고, 거래 종결 1년 후 나머지 5000만달러를 지급한다. 또한 향후 개발·허가 진행에 따라 최대 3억9500만 달러의 마일스톤을 지급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엑스코프리 단일 제품 중심에서 벗어나 멀티프로덕트 기업으로 전환한다. 지난 3년간 미국 직판을 통해 구축한 영업·마케팅 조직과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오파칼림을 두 번째 블록버스터로 육성하고, 향후 추가 파이프라인 도입과 뇌전증 질병조절치료제(DMT)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계약과 관련해 바이오헤이븐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블라드 코릭(Vlad Coric) 박사는 "오파칼림은 당사가 지금까지 개발한 자산 중 가장 기대되는 자산 중 하나"라며 "선택적 Kv7.2/7.3 활성제로, 졸음, 어지럼증 등 다수의 뇌전증 치료제에서 흔히 나타나는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낮추면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를 성공적으로 출시한 이상적인 파트너이며, 2020년부터 미국 환자들에게 부분발작(Partial-Onset Seizures, POS) 치료를 위한 신약을 선보인 유일한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오파칼림, 2029년 美 출시 목표…"안전성·내약성 차별화"

오파칼림은 선택적 Kv7.2/7.3 칼륨채널 활성제로, 현재 성인 부분발작 환자를 대상으로 2개의 임상 2·3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첫 번째 임상 결과는 올해 말 공개될 예정이며, 두 번째 임상 결과는 2028년 초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임상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이르면 2029년 미국 시장에 출시된다.

앞서 바이오헤이븐이 공개한 오픈라벨 연장시험(OLE)에서는 오파칼림 75㎎을 투여받은 환자의 54%가 투약 전 대비 발작 빈도가 50% 이상 감소했다. 이중맹검 시험 완료율과 OLE 전환율은 각각 약 95%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현재 진행 중인 확증 임상의 최종 결과가 아닌 오픈라벨 연장시험 데이터다.

이 중 SK바이오팜이 주목하는 차별점은 안전성과 내약성이다. 오파칼림은 Kv7.2/7.3 채널을 선택적으로 활성화하고, GABA 수용체 활성은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이뿐 아니라 어지럼증 5%, 피로 4% 등 신경계 이상반응 발생률도 낮게 나타났다.

유창호 전략부문장은 "약효는 기본이고 시장에서 이 약물의 특징적인 차별점은 내약성과 안전성이 될 것"이라며 "뇌전증 발작 환자들에게 초기 라인부터 쉽게 써보고 환자 풀을 넓혀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후기 임상 자산에 대규모 선급금을 투입한 배경에 대해서는 임상 성공 가능성에 대한 자체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픈라벨 연장시험의 환자 전환율과 유지율, 투약 중단 사유를 비롯해 비임상과 유전성 뇌전증 환자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는 입장이다.

유 부문장은 "오파칼림의 거의 모든 임상과 비임상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었다"며 "종합적인 판단을 통해 임상 성공 가능성과 시장에서의 차별화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하고 딜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SK바이오팜 유창호 전략부문장.

엑스코프리와 '상호보완'…제논보다 늦어도 "충분히 경쟁 가능"

SK바이오팜은 오파칼림이 기존 주력 제품 엑스코프리의 시장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환자와 의료진을 공략하는 상호보완적 제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엑스코프리는 높은 약효가 필요한 중증 환자와 뇌전증 전문의를 중심으로 처방을 확대하고, 안전성과 내약성을 앞세운 오파칼림은 일반 신경과 의료진까지 처방 기반을 넓히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동훈 사장은 "우리 처방의 80%는 뇌전증 전문의에게서 나온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타깃은 일반 신경과 의사까지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 신경과 의사들은 환자에게 처방했을 때 부작용을 더 많이 신경 쓴다"며 "중증 환자와 뇌전증 전문의에게는 계속 엑스코프리를 가져가면서 일반 신경과에는 엑스코프리와 오파칼림을 함께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오파칼림은 우리에게 완벽한 보완재"라며 "제논과 경쟁하는 것보다 우리 약과 이 약을 합쳐 어떻게 의사들에게 더 많은 처방을 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 전형적인 보완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미국 직판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현재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약 150명 규모의 세일즈·마케팅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유창호 전략부문장은 "오파칼림이라는 새로운 약물이 들어왔을 때 갖춰놓은 영업조직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며 "두 개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영업 구역을 좀 더 정교하게 나누고, 아직 가설적이지만 10~20명 정도의 영업사원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조직이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사장 역시 "비용은 통제가 되는데 매출은 1+1이 될 수 있다"며 기존 영업조직을 활용한 멀티프로덕트 전략의 수익성을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엑스코프리와 오파칼림의 병용 및 병용제형 개발 가능성도 검토한다. 새로운 적응증과 제형 개발 등 오파칼림의 생애주기관리(LCM)를 통해 제품 가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 부문장은 "서로 다른 기전이 동시에 투약됐을 때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거나 안전성을 더 잡아주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오파칼림 자체도 라이프사이클 관리를 할 것이다. 새로운 적응증을 개발하거나 제형을 확대하거나 세노바메이트와의 병용 제형을 만드는 것 등을 검토했고 앞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쟁약으로 언급되는 제논 파마슈티컬스(Xenon Pharmaceuticals)의 '아제투칼너(azetukalner)'가 오파칼림보다 먼저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논은 아제투칼너의 미국 신약허가신청(NDA)을 올해 3분기 제출할 예정이다.

이에 SK바이오팜 안전성과 내약성을 기반으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유 부문장은 "제논사가 포타슘 채널로 먼저 개발하고 있는 것은 당연히 맞다"며 "제논 제품과 오파칼림의 프로파일을 약효뿐 아니라 안전성과 내약성까지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했다. 제논이 먼저 나오겠지만 오파칼림이 1~2년 늦게 시장에 나온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 우리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제논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엑스코프리와 오파칼림을 합쳐 어떻게 더 많은 처방을 끌어낼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우리에게는 굉장히 유리한 포지션"이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최우진 US BD 담당, 이동훈 사장, 유창호 전략부문장

"오파칼림은 끝 아닌 시작…美 직판 블록버스터 2개 가진 회사 될 것"

SK바이오팜은 이번 오파칼림 도입을 통해 미국에서 여러 혁신신약을 직접 판매하는 멀티프로덕트 기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동훈 사장은 지난 3년간 엑스코프리 미국 직판과 흑자전환을 통해 현금창출 기반을 마련하고 방사성의약품(RPT)과 표적단백질분해(TPD) 등 새로운 모달리티에 투자해왔다며, 이제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진입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급격히 성장할 준비를 하는 데 3년이 걸렸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성장할 때"라며 "오파칼림이 끝이 아니라 그 '시작'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두 개의 블록버스터를 미국에서 직접 판매하는 회사로의 도약을 예고했다. 이 사장은 "2030년 이후에는 두 개의 블록버스터를 가진 제약사가 될 것이다. 그것도 직판"이라며 "단일 제품 바이오텍과 멀티프로덕트 제약·바이오텍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중점 시장은 기존과 동일하게 미국에 둔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는 직접 상업화 플랫폼을 유지하고, 한국을 비롯한 유럽·일본·중국 등은 시장 상황과 파트너 역량 등을 고려해 직접 진출 또는 파트너십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세계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에서 승부를 보겠다"며 "미국에서 뇌전증과 CNS 영역에서 가장 강한 플레이어가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오파칼림 이후에도 추가 파이프라인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에는 오파칼림뿐 아니라 바이오헤이븐이 확보한 Kv7 관련 화합물과 스크리닝 플랫폼도 포함됐다. SK바이오팜은 이를 활용해 추가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동시에 외부 파이프라인 도입에 나선다.

특히 향후 뇌전증 분야에서는 질환의 근본 원인을 겨냥하는 질병조절치료제(DMT)와 희귀 뇌전증을 주요 확장 영역으로 제시했다. 이 사장은 "반드시 DMT를 할 것"이라며 "이번 파이프라인 인수는 시작이다. 앞으로 더 진출할 영역이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 # 오파칼림 # 바이오헤이븐 # 엑스코프리 # 세노바메이트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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