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8.28 07:28최종 업데이트 21.08.2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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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 강제화법 반대…수술실에서 의사는 연기자가 아니다

[칼럼] 박국진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 국회 본회의 통과 절대 반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8월 23일 법안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통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방안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개정안은 25일 새벽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30일 본회의 통과를 남겨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안규백, 신현영 의원에 의해 발의된 개정안은 거대야당을 통해 사실상 통과시킨다는 입장이어서 의료계, 특히 외과계의 반발을 낳고 있다. 외과계 의사단체들로부터 긴급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들어본다. 

(글 싣는 순서, 마감순) 
①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②김승진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장
③이태연 대한정형외과의사회장 
④박국진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장

[메디게이트뉴스] 대한민국에서는 의학 드라마가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의학드라마에서의 대부분 주인공들은 대표적 기피 분야인 수술과 의사들이고, 어렵고 고된 수술 현장과 환자의 치료 과정의 연기로 보여지는 스토리에서 보여지는 어려움과 고뇌, 갈등에 많이 동감하고 박수를 쳐준다.

하지만 실제 드라마에 나오는 현장과 실제의 수술과는 정말 현실은 너무나도 딴판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의학 드라마에 나오는 이야기로 그려지는 수술실의 모습을 그냥 연상하고 수술에 대한 막연한 느낌을 갖고 있다.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수술실은 너무나도 멋지고 너무나도 엄숙하며 너무나도 멋있게 수술 환자를 해결하고 어려운 것을 헤쳐나간다. 하지만 실제론 그렇진 않다.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것은 연기이고, 연기자는 당연히 카메라에 찍히는 것이 원칙이고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 본인들의 하는 일이다. 
 
그러나 현실의 수술실은 연기하는 곳이 아니다!
 
이번 수술실 CCTV 강제화 입법에 관해서 참으로 유감이다. 이 입법화의 결과는 나중에 참담한 수술과의 기피, 수술과의 위축, 결국에는 시간이 흘러갈수록 절대적으로 최고 수준을 유지해야 할 수술 의료의 수준을 한참 떨어뜨릴 것이고, 결국 그 결과는 환자 자신인 국민들이 떠 안게 될 것이다. 이미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회장으로서 나는 우리 과의 입장을 성명서로서 밝힌 바 있다. 또한 다른 많은 아직도 다른 많은 의료 직역에서 분들이 이번 입법이 초래할 무시무시할 결과에 대해서 다들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나는 여기서 조금 다른 면을 다루고자 한다. 
 
먼저 수술실과 별개로 CCTV 촬영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를 따져보자. CCTV의 개념과 기능에 관한 이론적 논의에서 범죄예방 및 사고발생 시 관련 증거자료 확보를 위한 긍정적 기능이 있으나, 반대로 CCTV에 노출되는 이들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불가침, 행복추구권에 반하는 인권침해를 감수해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CCTV의 기본권침해 문제의 심각성은 CCTV에 촬영 및 기록되는 개인정보가 해당 당사자의 프라이버시권 침해, 초상권 침해, 개인 정보자기결정권 침해 가능성이 높은 현실이라는 것을 밝혀 둔다.)

위 견해를 통해 수술실 CCTV 설치 당위성은 수술실이 환자에게 위해가 가해질 수 있는 잠재적인 범죄 장소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즉, 수술실에서 환자 이외의 수술실 인력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현재도 대부분의 중요한 수술을 담당하는 전문 과목은 의대생들의 지원 기피과이다. 수술 업무 과도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저수가로 수술 의사로서 보상은 없는 상태이고 대우 수준은 열악한 경우가 많다. 그나마 환자와 의사관계에서 보람을 느끼고, 수술 자체에 매력을 느껴 고생길을 선택한 의사들이 상당수 있었으나, 전반적인 의료에 대한 환자들의 불신이 깊어짐에 따라 보람마저 없어진 수술과는 더욱 깊은 3D 늪으로 빠진 상태이다. 이런 와중에 이제는 범죄자 취급마저 받는 신세이니 이를 어찌하랴! 보상이 없으면 보람이라도 주어져야 하는 게 아닌가? 

하다 못해 강제화는 커녕 수술실 CCTV 설치가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면 말을 하지도 않겠다. 전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강제화는 그 우려와 문제점을 세계의사회의 서한에서도 찾을 수 있다. 수술 술기의 습득과 향상은 오랜 시간에 걸친 해당 의사의 노력과 희생을 필요로 한다. 신뢰와 믿음에 기반하는 행위가 아닌 감시 받는 상태로서의 수술은 의사가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수술실에서 의사는 연기를 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연기처럼 할 수도 없다.  또한 정당한 보상을 줄 수 없다면 보람이라도 가지게 해줘야 한다.  국민 여러분께 수술실 CCTV 강제화 입법이 초래할 돌이킬 수 없는 파괴력을 숙고해주시기를 호소 드린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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