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9.29 07:24최종 업데이트 22.09.29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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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보호의무자 입원’ 폐지로 의견 모여…정신질환 국가책임 위한 인프라 구축 강조

행정입원 통해 지역사회 정신질환자 관리, 치료 위한 지원 필수…예산 마련 ‘과제’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탈원화’에 초점을 맞췄던 정신건강복지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입원제도개선협의체를 통해 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6차례에 걸친 회의 결과 여러 이해 당사자들이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을 폐지하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비자의입원을 대체할 수 있는 ‘행정입원’과 ‘응급입원’을 원활히 할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해 입원 결정의 주체를 공공에게 맡기고, 정신질환자를 적시에 치료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인프라 구축에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8일 국회에서 ‘정신장애인의 인권보장과 복지증진을 위한 정신건강복지법 개정방안 쟁점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민주주의와 복지국가 연구회(대표의원 인재근‧고영인),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최혜영 의원,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정신질환 관련 단체와 공동주최로 열렸다.
 
입원제도개선협의체, ‘공공입원체계’ 강화에 동의…지자체 예산 확보는 과제
 
사진=토론회 생중계 '함께걸음' 갈무리

이날 발제에 나선 연세대 보건대학원 장석용 교수는 최근 보건복지부와 정신의학‧보건의료정책 전문가, 당사자‧가족단체, 법조계 및 장애인 권익단체 등이 참여한 입원제도개선협의체가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시행한 회의 내용 공개했다.
 
입원제도개선협의체는 ▲보호의무자 ‘제도’ 폐지 ▲동의입원의 보호의무자 권한 폐지 ▲보호의무자에 의한 비자의 입원 폐지 ▲입적심 등 심사기관의 실질적 권한 강화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을 폐지하는 대신 어떻게 공공입원체계를 강화하느냐였다.
 
장석용 교수에 따르면 협의체는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한 입원’ 즉 ‘행정입원’을 통해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을 대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장 교수는 “중증정신질환에 대한 국가책임이 강화되는 중간단계로서의 의미를 지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상 현재 법을 개정하지 않아도 행정입원은 가능하기 때문에 특정 지역을 시범사업 지역 등으로 선정해 행정입원이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을 대체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등 시범사업을 시행할 것이 제안됐다”고 밝혔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의 막대한 행정과 비용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장 교수는 개인 연구진으로서의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응급 및 행정입원에서 경찰 및 소방의 출동 및 이송·전원 의무를 규정한 별도의 조문을 신설해야 한다고 본다. 응급입원은 경찰의 개입 여부와 상관없이 의료기관이 개시하고, 뒤이어 행정입원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행정입원 후 1주 이내에 심사위원회 또는 사법부에 의한 법적 정당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결국 이상적 해결책은 ‘사법입원’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법관 정원만 확보하면 비용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자체 책임성·의료기관 인프라 구축 강조…복지부 “예산 부족, 우선순위 정해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백종우 법제이사. 사진=토론회 생중계 '함께걸음' 갈무리

이날 토론에 참여한 보건의료 관계자들은 환자 인권 보호와 시의 적절한 정신질환 치료를 위해 행정입원을 강화하는 법 개정 방향에 대해 찬성하며, 장기 입원이 되지 않는 구조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열악한 정신과 현장을 개선할 예산 확충을 요청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백종우 법제이사(경희대병원)는 먼저 ”보호의무자입원의 철폐와 정신건강심판원 등 입원 결정의 주체를 공공으로 하는 방향은 이미 2017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한 학회의 공식 의견이다“라고 동의의 뜻을 밝혔다.
 
그는 그간 본인 동의 없이 이송이 가능한 자‧타해 위험이 큰 응급입원 상황이 아니라면 가족이나 지인이 정신 응급진료를 받는 것은 설득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상태에서 방치된 환자들이 사고를 일으켜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이 증가하는 악순환을 해결하는 측면에서 국가 책임을 강조했다.
 
다만 ”국가책임제의 핵심이자 그 작동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은 지자체를 중심으로 수요에 대한 계획하에 보건과 복지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법 개정은 지자체의 책임성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백종우 교수는 ”가장 좋은 치료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종합병원에 정신응급 병상 800베드가 사라졌다. 그 이유는 인력 문제다“며 ”최선의 진료를 하기 위해서는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두 배 이상의 의료진이 근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백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권역별 정신응급의료센터는 전용 2병상에 야간 전담 전문의 2명, 간호사 2명, 행정인력 1명을 지원하고 있는데,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가 소아응급환자 전담의 4명, 전담간호사 10명 이상을 기준으로 하는 것과 비교해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
 
1개소당 운영비 및 인건비가 약 5억6000만원 가량 소요되지만, 현재는 예산 부족으로 전국에 3개 센터만 운영 중이다.
 
따라서 ”정신질환자가 퇴원한 후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려면 지역사회 의료진의 숫자가 많이 늘어나야 한다. 실제로 미국 유럽 등은 정신 중환자실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환자 2명당 1명의 간호사가 배치돼 정성으로 보살핀다. 미국은 5만 명당 센터 1개를 만들어 그곳에서 일할 인력을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백 교수는 ”의료보험서비스 확대 및 건강증진기금에서 비중 확대를 통해 예산을 확보해 인프라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간호협회 정신간호사회 박애란 회장 역시 ”주요 주제인 정신질환자의 입·퇴원제도를 자의입원과 행정입원으로 일원화는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개정으로 변화된 치료 친화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정신의료 현장은 20년간 이상 보호입원에 의한 악용사례가 많았고, 이로 인해 인권침해로 이어져 당사자와 가족은 크나큰 상처를 보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정신질환자 입원에서 의료기관 접근성, 지방자치단체에 책임을 두고, 관리해 정신질환자가 정신질환 발병에서부터 지역사회 회복생활 유지까지 선순환될 수 있게 만들어가도록 금번 법 개정이 근거로 제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다시금 정신질환자의 입원과 퇴원의 제도 개선에서 비인권적인 비자의 입원 폐지에 따라서 입원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치료 친화적인 물리적 환경, 인적 환경을 개선하면서 퇴원에 대한 문턱을 더 낮추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전명숙 과장 사진=토론회 생중계 '함께걸음' 갈무리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전명숙 과장은 ”비자의 입원을 행정입원으로 주로 일원화 방향은 대략적으로 계산해도 굉장히 많은 인력과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예산을 투여하는 데 우선순위를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솔직하게 말하며 서비스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과장은 특히 국립병원을 이야기하며 ”국립병원 정신과 의사가 정말 귀하다. 민간병원의 절반도 안 되는 월급을 받고 일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병상 수 가동률이 50%도 안 된다“며 ”이렇게 기본적인 것들도 안 되고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전 과장은 ”기본적으로 정신건강 분야에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것들을 해결해 나가는데 있어서 대결 구도라거나 서로에 대한 불신보다는 다 같이 힘을 모아서 정신건강 분야가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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