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4.23 07:45최종 업데이트 26.04.2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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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법인화, 의료계에 득일까?…복지부는 사단법인화 공식화 "각종 위원회 참여 이점 상당"

대전협 법인화 두고 의료계 내부선 여러 목소리 나와…'의협 협상력 약화 VS 전공의 자율성 필요'

사진은 2020년 당시 젊은의사 단체행동 과정에서 의사 가운을 반납하는 전공의들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보건복지부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사단법인 설립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법인화가 향후 대외적인 협의와 정치력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는 취지의 평가를 내려 주목된다. 

최근 의료계 주요 이슈 마다 전공의들은 투쟁 선봉에 서왔다. 다만 이와 별개로 대전협이 독자적인 대정부 협상 권한이 없다 보니, 투쟁을 이끌어가는 과정에서 의료계 내부 마찰이 항상 동반됐다. 이런 맥락에서 '전공의 대외 협상력 강화'를 골자로, 대전협 법인화가 의료계 내부 '파워게임'의 새로운 지각변동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대전협 사단법인화, 전공의 위원회 참여 등 활동반경 대폭 넓힌다

앞서 대전협은 지난달 28일 정기대의원총회를 통해 사단법인 설립 안건을 의결했다. 대전협 사단법인화는 의약분업 당시 모인 9억원 가량의 투쟁기금을 되찾아 오는 것이 주요 목표지만, 법인 설립을 계기로 대한의사협회로부터의 독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보건복지부 곽순헌 보건의료정책관은 22일 메디게이트뉴스에 "대전협 사단법인 승인 요건이 갖춰지면 승인해줘야 한다고 보고 있다. 법인이 된다면 지금보다 단체의 활동반경이 더 넓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단법인화 과정에서 정부가 바라보는 우려사항은 없는지'에 대한 질의에 곽 정책관은 "의협이 수용적인 입장인 만큼 특별히 우려할 사항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법인화를 계기로 대전협이 정부기관 등과 별도로 협상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별도 사업 또는 각종 위원회 참여 등에서 유리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정부가 대전협 사단법인화를 계기로 전공의들의 대외 정치력이 대폭 향상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공표한 셈이다.

투쟁은 있지만 협상 권한은 없다…보이지 않는 힘의 불균형

다만 대전협 사단법인화를 두고 의료계 내부에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우선 2020년, 2024년 '전공의 단체행동'을 경험한 젊은 의사들은 사단법인화가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투쟁에 따른 독자적 협상 권한이 없다 보니 출구전략 마련에 있어 항상 의협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제로 의협과 전공의들은 투쟁 때마다 내분을 겪었다. 2020년 당시 의협 최대집 회장과 대전협 박지현 회장이 마찰을 빚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2024년에도 임현택 회장과 박단 회장 역시 정부와 투쟁,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보였다. 결국 임현택 회장은 전공의와 불화 등을 이유로 탄핵됐다. 

[관련기사="서둘러 파업을 끝내려던 의협, 감옥에 갈까 걱정하던 최대집 회장...의협 이대로라면 투쟁도, 협상도 안돼"]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과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 모습. 


의정사태는 마무리됐지만 내홍은 여전하다. 현재 의협 김택우 회장과 대전협 집행부 사이 미묘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의협은 대전협 집행부가 한성존 회장을 중심으로 교체되면서 관례적으로 임명하던 대전협 추전 정책이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지난 3월 임시총회에선 직접적인 충돌도 이뤄졌다. 당시 의협 임원과 전공의 대의원 사이 고성이 오가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의협 감사단은 최근 감사 총평에서 "집행부가 전공의와 의대생 등 핵심 직역과의 신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점은 협회의 정책 대응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 전공의 관계자는 "대전협이 항상 투쟁의 선두에 서는 것과 별개로 협상 권한은 의협 회장에게 있다 보니 내부적으로 보이지 않는 권한 불균형이 있어 왔다"고 말했다. 

의협 김재연 법제이사는 "대전협 사단법인화 전환은 단순히 단체의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행정 명령이나 정책적 압박에 맞서 법적 대항력을 갖춘 대등한 교섭 주체로서의 지위를 굳히기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전공의 독립으로 의협 위상 감소?…"사단법인돼도 의학회처럼 따로 또 같이"  

대전협 법인화에 대한 비판 어린 시선도 있다. 전공의들에 대한 의협의 내부 구속력이 약화돼 큰틀에서 의료계 대외 협상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전협이 법인화되더라도 당장 전공의들이 의협에서 독립해 각자 노선을 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전협이 의협 산하단체 구조를 유지하며, 동시에 법인화를 통한 독자적인 의사결정 체계와 재정·정치적 자율성을 확보한다면 의협 입장에선 단일한 내부 목소리를 규합해 대외 협상에 나서는 과정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지난 19일 의협 정기대의원총회 분과회의 과정에서도 나왔다. 당시 한 대의원은 '전공의 독립으로 의협 위상이 감소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이에 의협 관계자는 "대전협이 별도의 사단법인이 된다고 해도 의협 산하 단체인 것은 변함이 없다. 대한의학회가 별도의 사단법인이지만 학회 회원들도 의협 회비를 내는 회원인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답했다. 

우려를 반증하듯, 의료계는 최근 대승적으로 전공의들과 함께 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의협 대의원회는 이번 정기총회에서 40세 이하 젊은 의사들의 대의원회와 집행부 참여를 늘리도록 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젊은 의사의 의협 상임이사 확대 안건을 보면 비율이 원안 '20% 이상'에서 '15% 내외'로 낮아져 상징적 조정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번 총회에서 상징적이더라도 젊은 의사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노력이 없다면 의협과 전공의들이 뭉칠 수 있는 동력이 상실된다는 우려가 많았다"고 안건 통과 배경을 설명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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