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대안 중 하나로 한국형 수련관리기구(K-ACGME) 도입이 떠오르고 있다.
K-ACGME는 미국의 수련 평가·인증 기구인 ACGME(Accreditation Council for Graduate Medical Education)사례를 토대로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의 질을 보장하고 효과적인 수련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기구다.
21일 보건복지부 정경실 의료개혁추진단장은 메디게이트뉴스를 통해 "K-ACGME 도입은 수련프로그램 내실화와 수련병원 질 확보를 위해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수련평가 기능을 전체적으로 혁신해보자는 취지"라고 소개했다.
정 단장은 "구체적으로 K-ACGME는 개인 평가가 아닌 수련프로그램, 수련병원 평가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며 "이런 취지로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으로 제안됐다.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기 위한 논의는 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는 K-ACGME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산하 '의료인력 전문위원회'에서 K-ACGME 도입 논의가 이뤄졌고 최근엔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학회,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 각 전문학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공의 수련환경 자문회의’까지 개최돼 K-ACGME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
K-ACGME가 기존 수평위, 의학회 등과 차별화되는 점은 전공의 수련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평가해 전반적인 수련 내실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기존 수련환경평가는 '전공의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병원이 갖추고 있는지'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 K-ACGME는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수련의 질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특히 K-ACGME 도입에 있어 핵심은 '독립성'이 꼽힌다. 즉 K-ACGME를 얼마나 완벽히 독립적인 기구로 발족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미국은 전공의 수련과 관련해 의학회, 미국의사협회(AMA), 병원협회, 각 학회 등 각자의 이해관계, 이권 상충을 막기 위해 독립된 기구로 만들어졌다. ACGME는 정부로부터 간섭도 피하기 위해 재정 지원을 받지 않는다.
권한이 얼마나 잘 유지될 수 있을지도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 프로그램별 평가 이후 전공의 수련 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각 수련병원이 ACGME에 레포트로 제출해 증명해야 한다. 이때 ACGME에서 인증 받은 프로그램으로 수련 받은 전공의들에게만 연방 정부가 전공의 월급 등을 지원한다.
ACGME의 수련 프로그램 평가가 수련병원 전공의 재정 지원 여부에 직접적인 '바로미터'로 작용해 ACGME가 큰 권한을 갖고 있다. ACGME에서 일하는 직원만 100여명이 넘는다.
K-ACGME 논의와 관계된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 수련에 정부가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다만 전공의들을 제대로 수련하지 못하고 기존처럼 노동자 신분이 더 강조되는 병원엔 정부가 지원을 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수련 프로그램 평가를 독립된 기구로부터 받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전공의 수련 시간이 72시간으로 단축되고 앞으로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때 수련 프로그램의 질이 더 중요해진다"며 "전공의들도 수련이 상향 평준화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 사직 전공의는 "이해상충 없이 K-ACGME를 독립적 기구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