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4.19 07:36최종 업데이트 21.04.1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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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란 방역기획관 내정에 갑론을박...방역 정책 컨트롤타워 vs 정권 대변자

백신보다 사회방역 초점...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관리 영역 분화, 전문적인 전담 관리체계"

신임 청와대 방역기획관으로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가 발탁됐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신임 청와대 방역기획관으로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가 지난 16일 발탁되면서 기 방역기획관 내정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방역기획관은 향후 방역과 관련된 정책과 각종 조치를 전담하게 될 예정이다. 그동안 청와대 내 사회정책비서관이 방역과 백신 접종 업무를 담당해 왔지만 이중 방역 업무를 신설된 방역기획관이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방역기획관, 방역대책 총체적 컨트롤타워 역할하나
 
우선 청와대 내 방역기획관 신설은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 상황과 맞물려 백신 수급과 부작용 등 논란이 붉어지며 청와대 내 총체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이 필요했던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방역에 대한 판단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범정부대책지원본부 등으로 나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이들의 업무범위가 중복되고 책임과 권한이 불문명하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에는 지자체별로 정부 정책과 상이한 방역대책까지 나오면서 이를 아우를 수 있는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정무적 판단에 치우지지 않고 방역 전문가의 의견이 메인이 될 수 있는 방역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이번 방역기획관 신설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모란 방역기획관도 비슷한 맥락에서 증거기반 방역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이를 위해 그는 방역 컨트롤타워 신설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질병정책연구소 신설도 주장했다.
 
기 방역기획관은 지난 2월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 토론회'에서 "증거기반 방역 정책을 위해선 역학적 특성과 방역 효과 등을 지속적으로 연구, 평가하는 전문 씽크탱크가 필요하다"며 "질병정책연구소를 새롭게 신설해 의료수준과 사회경제적 특성에 맞는 방역 정책을 개발하고 영업제한 등에 따른 손실보상 체계 개발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발언했다.
 
기모란 방역기획관, 그간 행보 주목…사회방역 초점 행보 예상

 
기모란 방역기획관의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백신 수급문제 보단 사회적 거리두기 등 사회방역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그는 예방의학 전문가로 확진자 수에 지나치게 매몰됐던 방역 기준에서 벗어나 시기별 감염재생산수(R)와 검사양성률, 임시선별검사양성률을 관찰해 방역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그의 주장에 따라 기존 5단계 거리두기 체제는 3단계로 간소화됐다.
 
또한 기 방역기획관은 그동안 감염병과 관련한 병·의원 손실 보상과 코로나19 관련 정보의 통합도 강조해왔다.
 
즉 건보공단 자료에 의료기관의 감염병 예방을 위한 지출 비용에 대한 평가 기준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추후 보상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와 국민건강보험의 미래' 학술토론회에서 "병원의 감염병 예방을 위한 노력도 보상 영역에 포함돼야 한다"며 "메르스 당시 사태가 끝난 이후 (손실 보상을) 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어 개산급으로 정산됐다. 이는 빠른 보상이 가능하지만 병원의 감염병 예방을 위한 노력 부분은 합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코로나19 백신 글로벌 개발 동향 및 확보 전략 포럼'에서 "현재 국가예방접종 데이터는 질병관리청으로, 환자정보는 건보공단으로 나뉜다"며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두 데이터는 추후 효과평가와 연구를 위해 건보DB로 통합·축적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현재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비대면 진료와 관련해선 주치의제도를 강화하면서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게 기 방역기획관의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한 학술대회에서 “비대면 진료와 단골의사 주치의제도가 함께 가야 효과를 낼 수 있다. 필요한 부분을 교육, 안내, 준비해 라포(rapport)가 형성된 환자와 비대면 진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 방역기획관은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체계와 관련해 많은 정책 제언을 해왔다. 사진=보건복지부

“그는 정권 대변자”…정치 편향성‧보은 인사 논란도
 
반면 기 방역기획관의 정치 편향성 등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기 방역기획관은) 중국인 입국 금지를 반대하고, 백신을 조속히 접종할 필요가 없다고 발언하는 등 정치방역 여론을 주도했다. 왜 방역을 교란했던 인사를 방역의 핵심에 세우느냐"며 "정은경 청장의 힘을 빼고 대놓고 '정치방역'을 하겠다는 선언이라는 의료계의 우려가 크다. 즉각 임명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도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분은 백신 확보가 중요하지 않다는 발언을 여러 번 함으로써 백신 확보 전쟁이 한창일 때 일반 국민을 혹세무민했다"며 "바로 그 백신 문제 때문에 전문가들로부터 '자기 분야 학문을 배신하면서까지 정권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황규한 상근부대변인은 이번 방역기획관 내정이 보은 인사라고 비판했다. 황 부대변인은 17일 "기 방역기획관의 남편이 지난해 4·15 총선에서 경남 양산갑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이는 또 하나의 보은 인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8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의) 전문적인 대응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쪽의 관리 영역을 분화시켜 방역기획관이라고 하는 좀 더 전문적으로 전담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형성해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답했다.
 
손 반장은 "이 부분은 청와대 내 조직개편에 대한 부분이다. 현재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은 중대본에서 모든 부처와 지자체가 합동으로 회의를 하면서 함께 논의하고 대응하는 체계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 중대본 체계를 통한 코로나19 대응은 큰 변동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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