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제 부담 큰 젊은 강직척추염 환자에 새 선택지”…린버크, NSAIDs 후 경구 치료 길 열었다
국내 환자 2014년 3만6,670명→2024년 5만6,816명 증가…SELECT-AXIS 1 연구서 염증·통증 개선 확인
경희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국내 강직척추염 환자가 10년 새 3만6,670명에서 5만6816명으로 증가한 가운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이후 주사제인 생물학적 제제를 거치지 않고 경구 표적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강직척추염 치료에서 선택적 JAK1 억제제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가 지난 6월 1일부터 1차 치료 단계에서 급여 확대되면서, 젊고 활동적인 환자들의 치료 편의성과 연속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애브비는 1일 린버크의 강직척추염 건강보험 급여 확대 기자간담회를 열고, 강직척추염 질환 특성과 린버크의 임상적 가치를 공유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경희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가 연자로 참석했다.
자가면역질환 강직척추염…질병 활성도·통증 조절 미충족 수요 여전
강직척추염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척추와 골반을 잇는 천장관절 등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자가면역·자가염증성 질환이다. 허리, 경추, 엉덩이 부위의 만성 통증과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가 뻣뻣한 아침 강직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방치할 경우 척추 관절이 굳어 움직임에 제한을 초래하고, 심한 경우 척추가 대나무처럼 일자로 굳는 이른바 ‘대나무 척추’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에서는 중증난치질환으로 인정돼 산정특례 대상에 포함된다.
진단에서도 일반 요통과 차이가 있다. 강직척추염은 허리에서 처음 시작되기보다 골반 부위의 천장관절, 즉 엉치·엉덩관절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허리 통증만 보고 허리 X-ray나 허리 MRI만 촬영하면 초기 병변을 놓칠 수 있다.
홍 교수는 “이 병은 골반 쪽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허리 사진이 아니라 아래쪽 골반 천장관절을 찍어야 한다”며 “허리가 아파 병원에 가면 대부분 허리 사진이나 허리 MRI를 찍는데, 그러면 발견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진단은 병력 청취, 신체 진찰, 영상검사, 혈액검사를 종합해 이뤄진다. 병력상 가만히 있으면 아프고 움직이면 완화되는 염증성 요통인지 확인하고, 진찰에서는 허리 굴곡 제한을 보는 쇼버 검사 등을 시행한다. 영상검사로는 골반과 허리 X-ray, 조기 진단을 위한 MRI가 활용되며, 혈액검사에서는 ESR·CRP 등 염증 수치와 HLA-B27 유전자 여부를 확인한다.
다만 HLA-B27 양성이 곧 강직척추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홍 교수는 “환자의 90~95%에서 HLA-B27이 나오지만, 이 유전자가 있다고 병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HLA-B27 양성이면서 강직척추염이 될 확률은 5~7%, 10% 미만”이라며 “이 병은 유전병이 아니라 환자군에서 해당 유전자가 많이 발견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강직척추염 환자는 증가 추세에 있고, 치료 환경이 발전했음에도 관해 달성과 통증 조절 측면에서는 여전히 미충족 치료 수요가 남아 있다.
홍 교수는 “진료 현장에서는 장기적으로 관해 또는 낮은 질병 활성도를 달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치료 목표로 제시된다”며 “그러나 실제로는 환자들의 절반 이하만 낮은 질병 활성도를 유지하고 있고, 나머지 환자들은 높은 질병 활성도와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직척추염 환자들은 오래 서 있거나, 오래 앉아 있거나, 오래 누워 있어도 아프다. 특히 등 통증과 뻣뻣함이 가장 큰 문제”라며 “질병 활성도를 낮추고 환자가 체감하는 통증을 줄이는 치료 수요가 여전히 크다”고 설명했다.
NSAIDs 이후 주사제 중심 치료…경구 치료 연속성 한계
강직척추염 치료는 전통적으로 NSAIDs가 1차 치료로 사용됐다. 염증성 질환인 만큼 항염증 작용을 하는 진통소염제가 기본 치료제로 쓰인 것이다. 효과가 부족한 경우에는 메토트렉세이트, 설파살라진 등 항류마티스 약제(DMARDs)가 일부 사용됐지만, 이들 약제는 강직척추염을 위해 개발된 치료제는 아니었다.
홍 교수는 “1990년대에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메토트렉세이트와 설파살라진을 가져와 일부 사용했지만, 여기까지는 강직척추염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약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2000년 이후에는 TNF 억제제, 2010년 이후에는 IL-17 억제제 등 생물학적 제제가 등장하면서 치료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 하지만 생물학적 제제는 대부분 주사제라는 점에서 환자에 따라 부담이 됐다. 정기적인 주사 투여, 병원 방문, 약제 보관, 주사에 대한 심리적 부담 등이 치료 지속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직척추염은 젊은 연령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학업·직장생활·출장 등 일상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환자가 많다. 주사제 치료가 효과적인 옵션이더라도, 환자 생활 패턴과 치료 선호도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홍 교수는 “과거에는 NSAIDs를 먹다가 효과가 부족하면 주사제로 가야 했다. 주사제 효과가 없어야 린버크를 쓸 수 있었다”며 “주사제를 쓰는 것이 결코 쉽지 않고 여러 허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선택적 JAK1 억제제 린버크…“여러 염증 신호 차단, 효과 빠르고 오래 유지”
이 같은 치료 환경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약제가 린버크다. 린버크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JAK-STAT 경로 중 JAK1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경구 표적합성항류마티스제다.
홍 교수는 “TNF-α, IL-17, IL-6 등 여러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세포를 자극하면 세포 안에서 JAK과 STAT이 신호를 핵으로 전달하고 염증 물질이 만들어진다”며 “JAK 억제제는 이 전달 경로를 차단해 염증 물질이 만들어지지 않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사이토카인을 한꺼번에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JAK 억제제는 멀티플 블로커의 성격을 가진다”며 “린버크는 JAK1만 선택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효과를 유지하면서 부작용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발된 약제”라고 말했다.
한국애브비 자료에 따르면 린버크는 JAK2와 JAK3에 비해 JAK1을 더 강하게 저해하는 선택적·가역적 JAK 억제제다.
린버크의 강직척추염 임상 근거는 SELECT-AXIS 1 연구와 장기연장 연구를 중심으로 제시됐다. SELECT-AXIS 1은 생물학적 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활동성 강직척추염 환자를 대상으로 린버크 15mg과 위약을 비교한 연구다.
연구 결과, 린버크 15mg 투여군은 2주차부터 임상적 반응을 보였다. ASAS40 달성률은 14주차에 린버크군 54.0%, 위약군 27.6%로 린버크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장기연장 연구에서도 린버크 유지군과 위약-린버크 전환군 모두 104주차까지 높은 ASAS40 달성률을 유지했다.
염증 지표 개선도 확인됐다. 린버크 15mg 투여군은 2주차부터 위약군 대비 고감도 C반응단백(hsCRP)이 유의하게 개선됐고, 14주차에는 기저치 대비 hsCRP 점수가 8.20점 감소했다. 반면 위약군은 0.18점 상승했다. 이러한 hsCRP 감소는 104주차까지 관찰됐다.
환자가 직접 체감하는 통증 개선도 주요 결과로 제시됐다. 린버크 15mg 투여군은 2주차부터 위약군 대비 등 통증을 유의하게 개선했고, 14주차 등 통증 점수는 3.21점 감소했다. 위약군의 감소 폭은 1.68점이었다. 통증 개선 효과는 104주차에도 유지됐으며, 린버크 유지군과 위약-린버크 전환군에서 각각 4.79점, 4.46점의 등 통증 점수 감소가 나타났다.
홍 교수는 “SELECT-AXIS 1 연구는 104주, 약 2년까지 장기적으로 본 데이터”라며 “임상연구는 대부분 1년 연구가 많은데 2년까지 끌고 간 연구는 흔치 않다. 빠른 효과와 장기 유지 효과를 함께 확인한 근거”라고 말했다.
6월 1일 1차 급여 확대…“경구제에서 경구제로 연결”
이번 간담회의 핵심은 린버크의 강직척추염 1차 급여 확대다.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린버크는 2026년 6월 1일부터 두 가지 종류 이상의 NSAIDs 또는 DMARDs로 3개월 이상 치료했음에도 효과가 미흡하거나, 부작용 등으로 치료를 중단한 중증 성인 활동성 강직척추염 환자에서 생물학적 제제 또는 표적합성항류마티스제 치료 경험 여부와 관계없이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NSAIDs 이후 주사제인 생물학적 제제를 먼저 사용하고, 효과가 부족한 경우 린버크를 고려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급여 확대에 따라 NSAIDs 치료 후 바로 경구 표적치료제인 린버크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홍 교수는 “이제는 경구 치료의 연속성이 확보됐다. 이것이 6월 1일 급여 확대의 가장 큰 가치”라며 “NSAIDs를 먹던 환자가 린버크를 복용하면서 염증이 감소하고, 통증이 줄고, 질병 활성도가 좋아지고, 등 통증이 사라지고, 허리가 펴졌다고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린버크는 류마티스관절염에서 2020년 11월, 건선성 관절염에서 지난해 6월 1일 급여가 적용된 데 이어 2026년 6월 1일 강직척추염에서도 1차 급여가 확대됐다. 강직척추염에서는 2023년 12월 1일 2차 약제로 급여권에 들어온 뒤 2년 6개월 만에 1차 약제로 급여 범위가 넓어졌다.
홍 교수는 경구 치료제가 젊고 활동적인 환자에게 특히 의미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젊고 활동적이며 직장생활을 하고 해외 출장을 가야 하는 환자, 시험 기간에 치료 부담을 줄이고 싶은 대학생들에게 경구 치료제는 의미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먹는 약 하나로 해외 출장을 가고, 하루 한 알 복용하면서 허리 통증 없이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린버크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기 진단과 초기 치료 접근성은 여전히 과제로 지적됐다. 현재 강직척추염은 X-ray에서 병변이 확인되는 경우를 중심으로 진단과 산정특례 등록이 이뤄지지만, 실제 환자는 영상 변화가 나타나기 전부터 통증을 겪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질의응답에서 “강직척추염은 엑스레이로 진단이 돼야 하는데, 허리가 아프고 나서 엑스레이로 굳는 데까지 5~7년 정도 걸린다고 본다”며 “그 사이 환자는 굉장히 아프지만 엑스레이는 정상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MRI와 피검사 염증 지표로 진단하는 비방사선학적 척추관절염 단계는 아직 산정특례에 들어가 있지 않고, 현재 우리나라에서 급여가 되는 약도 없다”며 “조기 진단, 조기 치료로 장애를 예방하고 삶의 질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는 전 단계에서 급여화되는 약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