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6.29 07:58최종 업데이트 26.06.2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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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과 “제왕절개, DRG에 적합한지 의문…산과마취 별도 보상 필요”

마취통증의학회 박성용 보험이사 “산과마취, 갑작스런 출혈·기도확보 어려움 등 변수 많아”

대한마취통증의학회 박성용 보험이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제왕절개 포괄수가제(DRG)와 관련해 마취통증의학계가 산과마취의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제왕절개 마취는 갑작스러운 대량출혈, 산모 상태 악화, 기도 확보 어려움 등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은 영역인 만큼 DRG의 전제인 ‘치료 과정의 표준화’에 부합하는지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고위험 산모나 응급 제왕절개 마취에 대해서는 DRG 예외 적용 또는 마취 항목 별도 보상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 박성용 보험이사(아주대병원)는 2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분만 인프라 간담회에서 산과마취 인력난과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이사는 “DRG는 나름대로 괜찮은 제도지만 제왕절개가 DRG에 합당한 영역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며 “DRG의 전제조건은 치료 과정의 표준화인데, 제왕절개가 표준화 가능한 영역인지 다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마취할 때 갑자기 출혈이 되거나 환자 상태가 안 좋아지거나, 기관삽관이 어려운 경우가 대표적으로 많이 생기는 마취가 산과마취와 제왕절개 마취”라며 “이런 제왕절개 마취에 DRG가 적용돼 표준화되는 영역인지 다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는 제왕절개를 DRG에서 제외하거나 최소한 마취 항목만이라도 별도로 보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제도 전면 개편이 어렵다면 고위험 산모의 제왕절개나 응급 제왕절개부터 선택적으로 예외 적용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산과마취 인력 유입을 위해선 이 외에도 ▲수가 ▲법적 보호 ▲시스템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산과마취 가산 신설은 최근 정부 종합대책에 반영됐지만 대기에 대한 보상, 지역 인력 공백 대응책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박 이사는 “분만마취는 병원 안이나 근처에서 오늘 분만이 있을지 없을지 대기하는 시간이 길다”며 “차라리 마취를 하는 게 낫지 대기하고 있는 것이 더 불안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했다.
 
이어 “특히 지방 취약지는 분만 건수가 적고 근무 인력도 적어 돌아가며 당직을 서는데, 실적 위주로 보상이 이뤄지면 보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며 “지방 취약지에는 대기 수가를 대폭 신설해 당직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 산과마취 공백을 메우기 위한 순환 전담팀 도입도 제안했다. 지방 소규모 의료기관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1~2명에 불과하다 보니 결원이나 휴가가 생기면 곧바로 공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박 이사는 “지역모자의료네트워크 소속의 순환 전담 산과마취팀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공공으로 운영되는 프리랜서 마취통증의학과 팀을 만들고, 운영비는 국가나 공공기관이 지원해 산과마취가 생기면 우선 배정하는 방식”이라고 제안했다.
 
응급 순환당직 모델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권역 내 병원들이 날짜별로 응급 산과마취를 분담하면 각 기관의 당직 부담을 줄이고 응급상황 대응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이사는 “대동맥 질환에서는 이미 응급 순환당직을 하고 있다. 오늘 야간에 발생하는 대동맥 응급수술은 한 기관이 담당하고, 다음 날은 다른 기관이 담당하는 방식”이라며 “이런 모델을 산과에도 적용하면 당직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프리랜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활용에 대해서도 산과마취 유인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도 프리랜서 마취 전문의가 지역 의료기관의 공백을 일부 메우고 있지만, 산과마취는 위험도와 부담이 커 선호되지 않는 만큼 별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이사는 “프리랜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도 산과마취는 잘 하려 하지 않는다”며 “분만 관련 마취전문의 초빙료를 50% 정도 올리고, 지역에는 추가 가산을 적용하면 지역에서 프리랜서 전문의들이 더 활발히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개원의가 다른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필수의료 분야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된 만큼 지역 통증 개원의가 분만병원에 가서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구조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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