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7.22 05:34최종 업데이트 21.07.2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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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초라한 코로나19 예방률 성적표, 제2의 큐어백 사태 막으려면?

국내사 백신 개발에 대한 의지 표명했지만 컨트롤타워 부재·비용 지원 없어 빠른 개발·생산 우려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화이자·바이오엔텍, 모더나에 이어 세 번째 mRNA(메신저 리보핵산) 플랫폼의 코로나19 백신으로 많은 기대와 주목을 받았던 독일 큐어백의 CVnCoV가 초라한 성적표를 보였다. 화이자, 모더나는 예방률(효능)이 90% 이상을 기록한 것과 달리, 큐어백은 예방률이 47%에 그친 것.

최근 공개된 결과는 3상임상의 중간 결과지만, 최종 결과 역시 기존의 모수가 결과에 반영돼 효능은 50%대에 불과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RNA의 4가지 뉴클레오사이드 중 하나인 유리딘을 메틸수도유리딘을 사용하고 각각 영하 70도, 영하 20도로 보관해야 하나, 큐어백 백신은 영상 2~8도 보관이 가능하면서 자연 유리딘을 활용한다는 차별점이 있다. 안전성 등을 이유로 접종 용량도 화이자, 모더나에 비해 매우 낮게 설정했다.

효능이 낮아진 여러 이유가 있으나 이들 백신 모두 지질나노입자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암호화한 mRNA를 담아 전달하는 백신이며, 3사 모두 같은 기술을 보유했음에도 임상 속도는 확연하게 달랐다.

게다가 효능이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 큐어백의 2세대 백신 임상은 아직 비임상단계에 머물러 있어 3번째 mRNA 코로나19 백신 탄생은 요원한 실정이다.

화이자, 모더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염기서열 공개 후 1년여만에 높은 효능의 백신 상용화에 성공했다. 수만명이 필요한 임상3상은 수년이 소요되는데 이를 10분의 1 가까이 단축시킨 것이다.

이처럼 빠른 임상과 상용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사실상 '임상 = 돈'이며 백신개발은 자본싸움으로 보면 된다. 미국은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을 통해 약 20조원의 예산을 투입했고, 이중 화이자와 모더나 임상개발부터 수조원의 예산을 지원했다"면서 "전폭적 지원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그리고 안전하고 높은 효과의 백신 개발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과감하고 빠른 지원 덕분에 임상 기간을 대폭 단축했고 그 결과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에서 허가를 받고 상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 정부도 화이자와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한 바이오엔텍에 3억 7500만 유로를 지원했고 큐어백에도 3억 유로(한화 약 4000억원)를 투자해 지분 23%를 확보했으나, 미국 보다는 규모가 적은 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독일 정부도 큐어백에 과감한 투자를 했다면, 임상 결과를 보다 빠르게 도출하고 효능이 더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 2번째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도 이미 완료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우리나라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아직까지 국산 코로나19백신이 없는 상황이며, 화이자, 모더나 등과 수입 계약을 체결했지만 도입되는 물량은 매우 부족하다.

일각에서는 "경제 활성을 위해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 뿌릴 게 아니라, 그 비용으로 과감한 결단과 통솔력으로 백신에 대한 임상을 지원해야 한다. 전국민이 백신을 접종하고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가는 환경을 만들면 경제는 저절로 회복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수조원의 예산을 보다 효과적인 곳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mRNA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며, 특히 최근 에스티팜, 녹십자, 한미약품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7000억원+a를 투입, 내년말까지 전국민이 접종 가능한 1억도즈의 코로나19 백신을 만들기 위해 협업 중이다.

7000억원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지만, mRNA 공정 중 mRNA 제작과 안정화(5'capping), LNP 캡슐화 등의 프로세스를 맡은 에스티팜이 mRNA LNP 특허 기술을 들여오는 데만 1500억~2000억원 가까이 소요했다고 한다. 사실상 mRNA 관련 장비부터 소부장까지 모두 해외에서 들여오거나 국산에서 개발해야 하는 단계며, 비교임상을 도입하더라도 수천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기 때문에 조단위의 예산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컨소시엄 구축 당일 보건복지부 장관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적극적인 예산 지원과 세제 혜택, 신속승인 등의 지원을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예상 규모도 알려지지 않았다.

게다가 현재 미국은 국방물자법을 개정해 mRNA 백신 관련 기술과 장비들을 '군수물자'로 분류하고 있어 한국에 mRNA 장비를 수입하는 것조차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며, 일회용백 등 바이오 소부장 역시 화이자, 모더나 등이 대규모 계약을 통해 미리 선점한 상황이라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범부처 차원에서 소부장R&D를 위해 1조 7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으나, 아직까지 바이오소부장을 하는 기업도 없고 당장 내년말 공급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재정 지원의 의지 표명이나 편성만으로는 당장의 대규모 감염병 팬데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

빠른 결단과 집행을 하기 위해서라도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백신 관련 예산을 보건복지부뿐 아니라 산자부, 과기부, 중기부 등에 나눠져 있어 예산 기획부터 반영, 집행까지 상당한 혼란과 중복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mRNA 백신 개발은 상당히 늦은 시점이다.

그럼에도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의 효능유지 기간이 6개월~1년 정도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계약 불발, 수급 지연 사태 등 지속적으로 공급이 불안해 전국민 예방접종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mRNA백신을 생산, 공급해 수급을 안정화하고, 집단면역으로 국가경제와 일상생활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과감한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통해 가장 긍정적 전망이 예고되는 곳에 집중적으로 과감히 투자를 하고, 추후 문제가 발생하면 미국처럼 회수하거나 일부를 보상하는 방식을 차용하면 된다. 

늦었지만 코로나19를 비롯한 신종, 변종 바이러스와의 장기전(戰)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할 때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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