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1.17 12:23최종 업데이트 23.01.1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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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제약시장 두자릿수 성장·수입 의존하지만, "현지사업 등록·높은 관세 문제"

정부차원의 관세 협정과 상호 국가출하승인(국가검증) 인정 절차 마련 등 제도적 지원 필요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브라질 제약시장은 남미 진출의 교두보이자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급증으로 매년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이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그러나 통역(포르투갈어)의 어려움과 정책·제도 장벽 등 국내 기업들이 진출시 많은 애로사항을 겪는 만큼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KOTRA(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김가연 상파울루무역관·대웅제약 나보타사업센터 김병진 센터장·셀트리온헬스케어(브라질법인) 윤홍주 대리 등은 1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KOTRA·주브라질대사관 주최 브라질 제약시장 진출 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KOTRA 김가연 상파울루무역관은 브라질 제약시장의 특징과 기회요인·유의사항 등에 대해 소개했다.
 
사진 = KOTRA 김가연 상파울루무역관이 브라질 시장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온라인 설명회 갈무리).

제네릭 가격 경쟁 치열한 브라질...제약회사 441개 영업 

김 무역관에 따르면, 브라질 인구는 약 2억1500만명이며, 기대수명 76세로 지속적인 인구고령화가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만 60세 인구 75%가 약물을 정기적으로 사용하며, 주요 질병은 심혈관 질환, 종양, 당뇨병 등 만성질환, 호흡기질환 등이다.

브라질 제약시장 규모는 고령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 공공의료 보장 확대, 만성질환 발생률 증가 등으로 현재 세계 8위(3%)·약 225억 달러(한화 약 27조원)에서 지속적으로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실제 지난 2022년 기준판매량은 전년도대비 26% 성장했으며, 제네릭 가격 경쟁이 매우 치열한 편이다.

정부가 공공보건의료를 통해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국민 약 28%는 민간의료보험도 가입하고 있다. 국가 총 보건비용 중 30%는 의약품 구입비용으로, 의약품 구입시 10%만 공공 지출이지만 수량 기준으로 보면 국가 비중이 큰 편에 속한다.

김 무역관은 "의약품 접근성을 보면, 공공약국 이용시 100% 무료며, 1400개 도시에 2만8000개가 있는 서민약국을 이용하면 시중보다 70% 가량 저렴하고 만성질환 의약품의 경우 무상으로 제공한다"면서 "정부가 공공조달을 통해 공공병원, 서민약국, 공공약국 등에 의약품을 제공하고, 민간의료체계는 민간의료보험 사립병원, 일반약국 등에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약회사 441개사가 영업하고 있다. 이중 20%는 다국적사, 80% 브라질 회사인 반면 의약품 판매는 수입에 의존적"이라며 "한국과 교역은 적은 편이지만, 제약 수출입 순위상 주요 파트너에 속한다"고 부연했다.
 
자료 = 브라질 현지 의약품 가격책정 방식 모식도(KOTRA 김가연 상파울루무역관 발표 갈무리).

브라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처럼 비임상·임상시험과 품목허가, 가격등록, 약물감시연구 등 의약품 전반을 관리하는 안비자(ANVISA)를 거쳐야 한다. 이곳에서는 의약품 등록은 물론 가격책정까지 하는데, 안비자에서는 내외부 규정에 따라 상한가를 정하고 정부 구매시에는 21% 할인, 제네릭은 35% 할인 규정을 따른다. 처방이 필요없는 일반의약품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공영의 경우 국민의료통합서비스(SUS), 기술설립위원회(CONITEC) 등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 등을 평가해 지원여부를 결정한다. 민영의 경우도 국립보건원(ANS), 보건관리규정상임위원회(COSAUDE)의 절차를 밟고 구매 금액은 민간보험사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김 무역관은 "중앙집중식 구매 방식으로, 경쟁입찰을 통해 낮은 가격을 구매한다. 대부분 규제위 규정보다 66% 낮은 가격으로 구입하는데, 대표적으로 아달리무맙의 경우 보건부 최대가 대비 80% 할인된 가격으로 책정됐다. 민간약국은 위원회 정한 공급가의 30% 정도만 할인받는다"면서 "소비순위는 판매량을 기준으로 진통제,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위주"라고 밝혔다.

한국 기업들의 진출 전략 소개...정부 차원 제도적 지원 필요 

이 같은 브라질 제약시장의 특성을 토대로 한국 기업들의 진출 전략도 소개했다. 김 무역관은 "의약품의 종류에 따라 안비자 등록이 다른데, 인증과 취득을 위해서는 반드시 현지 사업자등록을 해야 한다"면서 "현지 법인설립이나 수입업체 등 법정대리인을 통해 안비자에 등록해야 하며, 이전에 안비자 요구기준을 모두 준수했음을 입증하는 CBPDA 증명서 취득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했으며, 해당 증명서는 5년 유효기간이 있고 이후에는 갱신을 받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무역관은 "고령화와 높은 비만율, 만성질환자 증가율, 의약품 소비 증가 등은 현지 진출의 기회요인이지만, 의약품에 31%의 높은 세금이 부과되는 점은 한계점이다. 인근국가인 멕시코는 세금이 0%, 아르헨티나는 6%인 것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인데, 여기에 관세(0~14%)까지 부여하면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브라질 정부와 관세에 대한 협정을 맺는다면 국내 기업들이 보다 원활하게 브라질 제약시장에 진출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대웅제약 김병진 센터장 역시 정부차원의 제도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자료 = 대웅제약 보툴리눔톡신 나보타의 브라질 진출 타임라인(대웅제약 김병진 센터장 발표 갈무리).

김 센터장은 "규제기관(안비자)에서 높은 수준의 허가 서류를 요청하기 때문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선진국 허가가 있더라도 상세한 자료를 추가로 요청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판단해 허가 제출에 대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면서 "안비자 제출 서류에 대한 포루투갈어 번역도 매우 어려웠는데, 이때 양질의 컨설팅 업체를 소개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조공정이 cGMP수준이어서 안비자 실사(현지조사)시 특별히 어려운점은 없었으나, 이때도 통역에 대한 한계와 함께 선진국과 다른 실사 구성과 스케쥴 등을 짜서 행정적인 문제도 수반되는만큼 컨설팅 지원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수출시 국내 생산 후 국내 식약처로부터 국가출하승인을 받는데, 이후 출하 후 선적해 브라질에 도착하면 또다시 브라질 규제기관으로부터 다시 검증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40일, 브라질에서도 40일 정도의 국검(국가검증) 기간이 소요된다"면서 "정부간 상호협약을 통해서 자동 승인 절차를 마련하고 상호 국검인정 절차 마련하면 효율적인 의약품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업체들이 사전에 대응가능하도록 현지 규제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해 정보 공유를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며, 이 같은 지원이 있으면 브라질 제약시장에 더 원활하게 접근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웅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브라질 진출 경험 공유 

여러 제도상 어려움 속에서도 대웅제약은 지난 2018년 나보타 브라질 진출에 성공, 지속적인 현지 영업마케팅을 통해 높은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김 센터장은 "브라질 미용성형시장은 매우 높은 성장이 예상되고 있어 현지 의료진에 대한 효과적이고 안전한 환자 시술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니즈에 맞는 의사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환자 만족도가 높은 편이며, 이에 따라 나보타는 2021년 두자릿수를 넘어서는 점유율을 확보한 데 이어 2022년 매출이 전년대비 3배 성장하는 괄목할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날 셀트리온헬스케어(브라질법인) 윤홍주 대리는 브라질 의약품 공공입찰 경험과 공공입찰 참여 방안을 공유했다. 

윤 대리는 "브라질 공공 입찰 프로세스는 약 2-3개월 소요되는데, 공고를 찾을 때 브라질 관보, 도매상 등을 이용하지만 셀트리온은 유료시스템을 활용했다. 적합한 공고가 나오면 서류를 제출한 후 전자시스템을 통해 입찰을 진행하는데, 문제는 이론과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현지 컨설팅 업체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연방정부가 계약서 서명 후 30일 이내에 공급 요청을 하기 때문에 공급 협상시 미리 수입물품을 준비해야 하나, 분기별 보다 공급 요청 간격이 짧을 때는 정부와 사전에 공급시점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 대리는 "매번 연방정부가 공급일정을 조율해주지는 않으나 협상의 여지가 있다"면서 "이번에 룰라 대통령이 들어서면서 국산 우선주의를 표방했는데, 이에 대한 부분이 수입업체로서 두렵기는 하나 입찰은 그대로 진행 중이며, 앞으로의 해결방안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램시마(성분명 : 인플릭시맙) 진출 6년 차로, 전체 시장에서 84%의 점유율·처방 1위를 지속하고 있다. 트룩시마(성분명 : 리툭시맙), 허쥬마(성분명 : 트라스투주맙)도 브라질 시장에서 각각 72%, 69%의 점유율로 경쟁 제품들을 압도하는 판매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전역에서 쌓인 리얼월드데이터와 이를 통해 확인된 치료 효능·안전성에 대한 현지의 높은 신뢰도, 브라질 법인 주도의 맞춤형 마케팅 전략 등을 꼽았다. 특히 연방정부, 주정부, 사립병원 등 입찰 주체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같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램시마SC(피하주사제형), 유플라이마(성분명 : 아달리무맙) 등 출시를 앞둔 후속 제품들도 높은 점유율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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