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9.19 20:54최종 업데이트 26.09.1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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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효과 높이려면?…“환자 선별·의료진 지원이 핵심”

동아대병원 신경과 이윤경 교수 “디지털 CBT-I로 치료 접근성 확대…환자 상태에 맞춘 단계적 적용 필요”

동아대병원 신경과 이윤경 교수가 지난 8월 열린 ‘불면증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 디지털 치료제의 가능성’ 웨비나에서 강연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의 효과를 높이려면 환자의 수면 상태와 생활환경을 고려해 적합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고, 의료진이 치료 과정을 지속적으로 확인·지원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디지털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로 치료 접근성을 넓히되 환자에 따라 대면치료를 우선 적용하거나, 디지털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환자를 대면치료로 전환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동아대병원 신경과 이윤경 교수는 한독과 웰트가 지난 8월 메디게이트 의사회원 대상으로 마련한 슬립큐 웨비나에서 ‘불면증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 디지털 치료제의 가능성’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디지털 CBT-I는 제한된 인력과 시간으로 많은 환자에게 근거 기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환자에게 맞는 치료 형태를 선별하고 의료진의 지원을 더하면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간·인력 한계로 어려웠던 CBT-I, 디지털로 접근성 확대

국내외 주요 진료지침은 만성 불면증의 1차 치료로 CBT-I를 권고한다.

CBT-I는 수면위생 교육과 자극조절, 수면제한, 이완요법, 인지치료 등을 통해 불면증을 지속시키는 수면 습관과 사고를 교정한다. 치료 종료 후에도 효과가 비교적 오래 유지되고 수면제 감량이나 중단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대면 CBT-I는 일반적으로 4~8주 동안 매주 40~60분씩 치료해야 한다. 환자가 여러 차례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하고 전문인력도 부족해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 교수는 “국내 불면증 환자의 97%는 비약물치료 경험이 없고, 비약물치료를 받은 환자도 약 2.5%에 그친다는 연구가 있다”며 “CBT-I가 1차 치료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외래에서 직접 제공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CBT-I는 대면치료의 핵심 요소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해 이 같은 치료 공백을 보완한다. 유럽 불면증 진료지침도 만성 불면증의 1차 치료로 대면 또는 디지털 CBT-I를 권고하고 있다.

한독과 웰트의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슬립큐’는 만성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6주 프로그램이다. 환자가 불면증 심각도와 우울·불안, 주간 졸림 등을 평가하고 매일 수면일기를 입력하면 권장 취침·기상 시간과 수면제한, 자극조절, 인지치료 등 CBT-I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제공한다.

의료진은 치료 종료 후 리포트를 통해 프로그램 수행률과 수면효율, 불면증 증상, 수면제 복용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슬립큐 허가 임상에서는 치료 콘텐츠가 없는 대조 프로그램과 비교해 수면효율과 수면에 대한 역기능적 사고가 유의하게 개선됐다. 수면일기 작성 순응도는 95%, 6주 프로그램 완료율은 82%였다.

이 교수는 “종이 수면일기는 누락되는 경우가 많다”며 “높은 수면일기 순응도와 치료 완료율은 환자가 디지털 기반 치료 과정을 비교적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환자 선별해 디지털·대면치료 배치…치료 효과 높여

디지털 치료제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환자의 상태에 따라 디지털 또는 대면 CBT-I를 선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2025년 국제학술지 ‘Sleep’에 발표된 연구를 소개하며 대면치료를 우선 고려할 수 있는 다섯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처방 수면제를 주 4회 이상 복용하는 경우 ▲취침·기상 시간이 지나치게 이르거나 늦고 교대근무 등으로 수면시간이 매우 불규칙한 경우 ▲중증 우울·불안 등 정신병리가 동반된 경우 ▲평균 수면시간이 하루 4.5시간 미만인 경우 ▲주간 졸림이 심한 경우다.

해당 사항이 없는 환자는 디지털 CBT-I로 편리하게 치료를 시작하고, 보다 세밀한 치료 조정이 필요한 환자는 대면치료를 우선 제공할 수 있다. 디지털 치료로 시작했지만 충분한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 역시 대면치료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50세 이상 만성 불면증 환자 24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모든 환자에게 디지털 CBT-I만 제공한 경우보다 선별 기준에 따라 디지털 또는 대면치료를 배정하고 디지털 치료 비반응자를 대면치료로 전환했을 때 불면증 심각도와 수면제 사용량이 더 크게 감소했다.

이 교수는 “환자를 적절하게 분류해 단계에 맞는 치료를 제공하면 디지털 치료제의 장점을 활용하면서 제한된 대면 CBT-I 자원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 지원 더해지면 대면치료와 유사한 효과 기대

디지털 치료제를 처방한 이후 의료진이 환자의 수행 과정과 치료 반응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확한 수면기록이 쌓여야 개인에게 적합한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의료진이 치료 원리를 설명하고 꾸준한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환자도 간단한 안내를 받으면 치료에 참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신경과 외래에는 고령 환자도 많지만 유튜브를 시청할 수 있는 정도라면 설명을 듣고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연령만으로 디지털 치료 대상에서 제외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치료 초기 수면제한요법으로 주간 졸림이 나타날 수 있어 운전이나 기계 조작 업무를 하는 환자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조증·양극성장애나 조절되지 않는 뇌전증, 심한 주간 졸림이 있는 환자도 의료진의 면밀한 평가를 거쳐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이 교수는 “치료자의 지원이 있는 디지털 CBT-I가 가장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며 “처방에 그치지 않고 환자가 치료를 제대로 수행하는지 확인하고 지원한다면 대면 CBT-I와 유사한 수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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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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