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7.15 08:12최종 업데이트 26.07.15 08:12

제보

대법, 수술실 무단 녹음 ‘유죄’ 확정…의료계 “적법한 분쟁 해결 원칙 확인”

녹음파일 편집해 유튜브 공개한 변호사 징역 1년 확정…환자도 징역형 집행유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성형외과 수술실에서 의료진 사이의 대화를 동의 없이 녹음하고, 이를 편집해 유튜브 등 온라인에 공개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유죄를 확정했다.

이에 대해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의료현장의 신뢰와 적법한 분쟁 해결 절차의 중요성을 확인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며 “환자가 진료 결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설명을 요구할 권리는 존중돼야 하지만, 그 권리 행사는 법이 정한 절차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제3부는 지난 6월 24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손 모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년 및 자격정지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환자 김 모 씨에 대해서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이 확정됐다. 

이번 사건은 성형수술을 받은 환자가 수술 중 의료진 사이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고, 해당 환자를 대리한 변호사가 녹음파일 일부를 발췌·편집해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개한 사안이다.

사건은 2022년 4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이뤄진 코 재수술 과정에서 비롯됐다. 환자는 수술 중 집도의와 간호사 등이 나눈 대화를 몰래 녹음했고, 변호사는 해당 녹음파일 일부를 온라인에 공개하며 대리수술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병원 측은 무단 녹음과 공개 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1심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유죄 의견을 냈다. 항소심과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수면마취 상태의 환자가 수술 중 의료진 사이 대화에 정상적으로 참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해당 대화는 통신비밀보호법이 보호하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하며, 이를 동의 없이 녹음하고 공개한 행위는 정당행위나 자구책으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특히 하급심은 변호사가 녹음파일을 발췌·편집해 자극적인 영상으로 제작하고, 이를 추가 사건 수임 등 자신의 경제적 이익과 연결될 수 있는 방식으로 활용한 점도 지적했다.

성형외과의사회는 이번 대법원 판단이 의료분쟁 해결 방식에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환자가 진료 결과에 불만을 제기하거나 설명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무단 녹음이나 편집 공개, 온라인 폭로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하려는 행위는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반준섭 회장은 “환자가 진료 결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설명을 요구할 권리는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며 “다만 그 권리 행사는 의무기록 검토, 전문가 감정, 의료분쟁조정, 수사와 재판 등 법이 정한 절차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 회장은 “수술 결과와 치료 과정에는 의학적으로 불가피한 한계와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존재한다”며 “그럼에도 모든 불만과 갈등이 무단 녹음, 편집 공개, 온라인 폭로, 환불 또는 합의금 압박으로 이어진다면 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기본적인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번 사건의 고소 대리인을 맡은 박진식 변호사도 “수술 결과나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만과 갈등을 적법한 절차 없이 자극적인 폭로나 여론 분쟁으로 해결하려는 최근 분위기에 우려가 크다”며 “이번 대법원 확정판결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무분별한 공개와 사익 추구 행위에 명확한 한계를 제시한 판단”이라고 밝혔다. 

성형외과의사회는 환자 보호와 의료진 보호가 서로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지켜야 할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의료분쟁은 불법적 자료 수집이나 온라인 폭로가 아니라 객관적 검증과 적법한 절차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 회장은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표현이나 공익을 위한다는 명분이 환자와 의사 사이의 신뢰를 훼손하는 수단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며 “환자의 불안을 자극해 분쟁을 확대하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피해를 만드는 행태는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의료분쟁이 불법적 자료 수집이나 온라인 폭로가 아니라, 객관적 검증과 적법한 절차를 통해 해결되는 문화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성형외과 수술실 # 녹음 # 대한성형외과의사회 # 대법원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