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9.30 11:09최종 업데이트 22.09.3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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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한 병원에만 불법 PA 200여명…한국 의사 연봉 세계 최고 수준인데 의사 안늘려"

의사인력 실태발표 기자회견서 PA 줄지 않는 이유로 의사 인력 부족 꼽아…PA로 불법의료행위 의료기관 75.25%

보건의료노조는 30일 오전 '의사인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보건의료노조 산하 99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사 업무를 대체하기 위한 진료보조인력(PA) 규모가 아직도 의료현장에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의료기관으로 PA 인력이 가장 많은 곳은 200여명 수준에 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현장 PA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로 의사 인력 부족을 꼽고 인력 확대를 반대하는 의사단체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의 임금을 받으면서 자신들의 연봉만 지키려고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심지어 무분별한 개원으로 병원 의사 구인난이 심각하다며 의사 개업을 국가가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보건의료노조는 30일 오전 '의사인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보건의료노조 산하 99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병원 특성별 PA 현황. 사진=보건의료노조 자료, 메디게이트뉴스 재가공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단일 의료기관으로 PA인력이 가장 많은 곳은 200명이었고 이어 150명, 91명, 90명, 86명 순이었다. 

PA인력이 많은 의료기관은 사립대병원과 국립대병원이었는데 PA인력 현황에 응답한 27개 사립대병원의 PA인력은 총 2107명으로 1개 의료기관당 평균 78명에 달했다. 9개 국립대병원 PA인력은 총 671명으로 1개 의료기관당 평균 74.5명이었다. 

민간중소병원 중 PA인력이 가장 많은 곳은 110명이며 특수목적공공병원은 52명, 지방의료원은 29명 순이었다. 

PA로 인한 부작용으론 불법의료행위가 꼽힌다. 총 응답 의료기관 97곳 중 73곳(75.25%)이 '여전히 의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해 의사가 아닌 간호사가 직접 처방전을 대리 발급하고 있다'고 답했다. '불법의료행위가 없어졌다'고 답한 의료기관은 10곳(10.30%)에 불과했다. 

또한 환자·보호자에게 수술동의서 징구를 의사가 직접 하지 않고 간호사 등에게 떠넘기는 행위에 대해선 총 응답 의료기관 97곳 중 67개(69.07%)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수술·시술·처치 등 의사 업무를 의사가 직접 하지 않고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타 직종이 대리하는 불법 수술·시술행위에 대해선 총 응답 의료기관 95곳 중 60곳(63.15%)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의사가 부족하거나 의사를 구하지 못해 실제 진료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진료과는 산부인과가 26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외 소아청소년과가 24곳으로 그 뒤를 이었고 흉부외과(23곳), 비뇨기의학과(22곳), 일반외과(21곳), 정형외과(21곳), 일반내과(19곳), 응급의학과(17곳) 순이었다. 

의사 정원이 부족한 의료기관은 국립대병원, 사립대병원, 특수목적공공병원, 민간중소병원, 지방의료원 순이었다. 국립대병원은 무려 106명의 의사 정원이 부족했고 사립대병원 중 정원과 현원의 격차가 가장 큰 곳은 D사립대병원으로 73명이 부족했다. 

노조 측은 불법의료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의사 인력이 확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는 의사인력 확충을 반대하는 의사단체를 비판하면서 무분별한 의사 개원을 제한하는 정책까지 제안했다.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조사결과는 참담하다. 의사 부족으로 인해 환자와 보건의료 노동자, 심지어 의사들까지도 고통을 겪고 있었다"며 "이런 상태론 병원 기능마저 유지할 수 있을지 근본적 회의감이 든다. 의사단체가 의대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이유는 단지 자신들의 수익이 줄어들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지난 수년동안 의사들의 수익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금도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 지난 7월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의사 평균 연봉은 2억 3000만원으로 간호사의 5배, 간호조무사의 8.4배"라며 "의사 임금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인데 지역별 의료격차와 불법의료는 한계 수준에 도달했다. 더는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나영명 기획실장은 "의사 인력 부족으로 의료기관 진료의 질 저하, 신뢰도 하락, 수익 감소와 경영난, 비용 증가 등 운영상 어려움이 심각했다. 의사 고령화로 인한 부실 진료도 문제로 지목됐다"며 "의사 인력을 제 때 구하려고 해도 구할 수 없어 채용을 포기하는 경우도 꽤 있었다"고 말했다. 

나 기획실장은 "조사결과 개원도 의사 이직과 의사 구인난의 주요 원인이다. 대다수 의사들이 병원을 사지갛는 이유는 개업 때문이었다"며 "의사들은 박봉과 힘든 병원 생활이 싫다며 개원한다. 국가는 무분별한 개업을 막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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