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7.30 08:22최종 업데이트 21.07.3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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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병원·치과병원에서 예방접종 후 이상생기면 즉각 대처 가능한가"

의협·대개협·내과·소아과 일제히 의료법 시행령 개정에 반대 성명..."문제는 의료기관 접근성 아닌 백신 수급 부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치과병원과 한방병원에서도 예방접종을 할 수 있게 된 의료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자, 의료계가 일제히 개정을 철회하라며 거센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치과병원과 한방병원도 의사를 두고 의과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하는 경우 예방접종을 허용하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질병청은 보건소를 이용하기 불편한 주민 등이 지리적으로 근접한 장소에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현행 ‘의원 또는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으로 규정한 예방접종업무 위탁 대상 의료기관 범위를 ‘의원 또는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개정했다. 이에 의사를 두고 의과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하는 치과병원과 한방병원도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으로 지정이 가능해졌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대한개원의협의회는 물론 예방접종을 많이 하는 대한개원내과의사회와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강력한 반대 성명을 냈다. 

의협·대개협 "코로나19가 엄중한 시기에 의료기관 접근성 아닌 백신 부족이 문제"

의협은 현재 코로나19 예방접종의 문제가 백신 공급 부족 때문인데도 불구하고 인력부족이나 의료기관의 접근성이 좋지 않은 것처럼 무리한 개정을 시행했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의료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입법예고 기한의 종료 후 불과 2주도 지나지 않아 졸속으로 개정령을 국무회의까지 통과시킨 정부의 의도에 우리협회는 의구심을 표한다"며 "접종에 따른 이상반응 발생시 적절한 대처가 가능한 인력과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협에 따르면 현재 시행 중인 코로나19 예방접종의 위탁 의료기관이 이미 약 1만5000여개 정도다. 현재 의협은 4차 대유행의 심각한 상황 속에 전 국민 대상 빠르고 안전한 백신접종을 위해 기존 위탁의료기관 외 신규 위탁 의료기관의 계약 체결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의협은 "신규 계약 체결은 받아들이지 않은 채 예방접종의 경험이 없는 치과‧한방병원 등에서 접종하다가 중대한 이상반응이 발생할 경우 적절한 대처가 어렵다"며 "정부는 신규 위탁 의료기관의 계약이라는 최선을 두고 무리하게 민간의료기관에서 인력을 차출시켜 메우는 보건소 중심 예방접종센터라는 악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협은 "이번 개정령안을 의료계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한 채 졸속 집행한 것은 코로나19 상황 하에서 의정간의 협력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개협은 편법적이고 졸속적인 시행령 개정을 반대했다. 대개협은 "코로나 4차 대유행의 최 일선에서 수많은 의료 인력들은 사상 최고의 무더위 속에서 필사적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원활하지 못한 백신 수급, 체계적이지 못한 오락가락 정부의 방역대처, 사사건건 무시되는 의료계의 전문가적 의견 반영 등이 발목을 잡으면서 코로나 19는 전 국민을 공포와 불안 그 자체인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대개협은 “이러한 혼란 상황을 조속히 정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야 하는 정부는 느닷없이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방접종 기관을 졸속으로 확대하는 개정령을 급하게 통과시켜야만 한 것에 대해 결코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개협은 "코로나19 백신의 예방접종은 단순한 주사 행위가 아니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질병에 대한 전혀 새로운 형태의 백신이 대규모로 접종되는 현재 상황에서 일선 의료진들은 주사를 놓을 때마다 조심에 조심을 다해 접종 업무를 행하고 있다“라며 ”드물어도 다양한 형태의 이상 반응이 나타나며 때로는 심각한 부작용으로 생명이 경각에 달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급작스런 전신반응이나 위급한 부작용 등 백신 접종 업무가 생소할 수밖에 없는 치과 및 한방 의료기관에서의 백신 접종이 우려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대개협은 “문제의 핵심은 '백신의 수급'이다. 수십 년 동안 계절 독감 등 다양한 백신 접종 환경에서 일선 개원가의 예방접종 능력은 이미 충분히 검증됐다"라며 "또한 신규 백신 접종 위탁의료기관 계약을 원하였던 많은 병의원들을 기존의 위탁 의료기관이 충분하고 그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극구 의료계의 요구에 반대하며 손사래를 친 것은 바로 정부다”라고 했다. 

대개협은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백신 접종 현황이 현재도 지지부진한 것은 접종 의료기관의 부족이나 국민의 비협조가 아닌 정부의 백신 수급 부족에 따른 이유이다. 뜬금없는 백신접종 능력 미검증 한방, 치과병원의 예방접종 허용으로 안 그래도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에게 또다시  다른 불신을 안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개협은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는 백신 수급을 기다리며 코로나 19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고자 최선을 다해 인력과 물적 자원을 준비해온 일선 의료기관은 갑작스러운 치과병원, 한방병원으로 위탁기관을 확대하도록한 현 개정 시행령에 허탈감을 넘어 울분을 느낄 수밖에 없다“라며 ”부작용 대처능력이 부족한 기관들에게 편법적으로 위탁할 것이 아니라 신규 위탁을 원하는 많은 능력이 입증된 병의원들에게 그 임무를 부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내과·소아과 "예방접종 후 이상 생기면 즉각적인 처치 가능한 곳에서만 접종해야" 

대한내과의사회는 "예방접종은 단순히 주사를 접종하는 행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사제의 정확한 효능과 작용뿐만 아니라 접종후 발생하는 부작용, 특히 아나필락시스 쇼크와 같은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할 때 즉각적인 처치를 할 수 있는 의료인력과 시설, 교육, 사후관리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이 뒷받침 된 경우에만 허용돼야 하는 중요한 의료행위“라고 설명했다. 

내과의사회는 이어 "질병청은 '보건소를 이용하기 불편한 주민 등이 지리적으로 근접한 장소에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제안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예방접종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돌발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는 곳에서 단지 접근 편의성만을 고려해 허용하겠다는 무책임한 판단을 어떻게 할 수 있고,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고 했다.

내과의사회는 "예방접종 업무가 의사가 있는 의료기관에게 백신만 나눠주고 그저 접종만 하면 끝이라는 편협한 사고방식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예방접종 업무를 담당하는 의료 기관의 숫자가 부족하거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제때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으로 인한 수급실패와 질병관리청의 근시안적이고 허술한 대책 때문이라는 것은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개악된 개정령안 발표는 코로나19 백신수급실패와 이후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와 질병청이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고 정당화하기 위해 단지 의료 접근성이 떨어져서 백신접종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호도하기 위한 꼼수짓거리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내과의사회는 "지금 이 시각에도 의료의 최일선에서 하루하루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내과의사회원 일동은 국민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조장하게 될 이번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규탄한다. 질병청장은 석고대죄하고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소청과의사회)는 "질병관리청은 "보건소를 이용하기 불편한 주민 등이 지리적으로 근접한 장소에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제안 이유를 밝혔다. 허나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며 국민건강을 절벽에서 밀어 버리는 위험하기 그지없으며, 한없이 무능한 짓거리에 다름아니다"고 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질병청은 코로나 예방접종에 참여하겠다는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뜻을 무시하고 이미 접종 기관이 충분하다고 떠들어 대면서 참여를 불허한 바 있다. 그럼에도 보건소를 이용하기 불편한 주민 등이 지리적으로 근접한 장소에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제안 이유를 밝힌 것은 명백한 질병청의 대국민 사기극이고 국민건강은 안중에도 없는,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기관이 한짓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짓을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지난 2018년 부천 한의원에서는 한의사가 환자에게 봉침시술을 한 후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와서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었다"라며 "접종 후에도 아나필락시스등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의사가 개설한 의료기관에서만 접종이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국민건강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이에 소청과의사회는 분노하며 정은경 청장은 분명히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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