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3.17 07:47최종 업데이트 22.03.1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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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합리적인 보건의료체계와 의료인력 양성 시스템을 마련해 주십시오”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보건의료정책]⑧ 서연주 대한전공의협의회 수련이사·국민의힘 청년본부 미래보건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윤석열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보건의료정책 

제 20대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임기는 올해 5월 10일부터 5년간입니다. 윤 당선인은 코로나 대응체계 전면개편과 필수의료 국가 책임제를 주요 보건의료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선거 이전 의료계 전현직 리더들의 '대선 후보들에게 제안하는 보건의료정책 어젠다(agenda)'에 이어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보건의료정책' 릴레이 칼럼을 게재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하기에 앞서 의료계가 꼭 필요한 보건의료정책을 다시 한 번 선제적으로 제안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①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전문가 의견이 반영되는 보건의료정책 수립"
②이철호 전 의협 대의원회 의장 "코로나 최일선에서 의료진의 애로사항과 헌신 헤아리길"
③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 "국민 생명 지키는 필수의료 살리기가 최우선"
④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 "직역 간 편가르기 대신 화합과 통합의 사회를"
⑤민복기 의협 대선기획단장 "국민을 위해 의사가 소신 진료할 수 있는 의료환경"
⑥안덕선 전 의료정책연구소장 "저수가 정책기조 버리고 적정한 의료비 지출을"
⑦박홍준 전 서울시의사회장 "의료는 산업발전 수단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
⑧김재연 산부인과의사회장 "전문가 배제된 보건의료정책, 국민들에게 비극과 참사"
⑨서연주 전공의협의회 수련이사 "합리적인 보건의료체계와 의료인력 양성 시스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진영, 지역, 세대, 그리고 젠더 간 갈등으로 점철됐던 2022년 대선이 막을 내렸습니다. 의료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어려운 시기의 대한민국에서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윤석열 제 20대 대통령 당선인께 진심으로 축하와 응원, 그리고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2030 청년 세대가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암울하고 막막합니다. 

삶에 지친 젊은 세대들이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포기하고, 대신 세대·젠더 갈등에 사로잡히거나 코인과 주식에 영혼을 팝니다. 그저 오늘을 살아내는 데 급급해 내일을 위한 성장 동력을 잃어버렸고, 표출할 데 없는 분노가 삭아 무기력이 팽배한 사회가 돼버렸습니다. 대선 판의 주요 과제가 ‘청년(靑年, 사전적 의미: 신체적·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이었던 것도 이런 이유였겠지요. 현실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한창 성장하고 무르익은 ‘사전적 의미로써의 청년’의 자리가 부재하고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2030 청년 의료인이 바라보는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더욱 캄캄하고 씁쓸합니다. 

K-방역이라며 펼친 합리적으로 납득 불가한 방역 정책과 코로나 확산의 대위기 앞에서 전문가의 반대를 무릅쓴 위드코로나 강행, 아비규환의 현장 속 어디도 존재하지 않던 책임자와 센트럴타워... 의료진들의 끝없는 희생과 절규가 무시당한 채 수많은 생명이 사그라드는 것을 눈앞에서 목도하며, 저희는 분노와 무기력함이 동시에 차올랐습니다.

충분한 근거와 대책 없는 막무가내 식 보건의료정책은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의료진의 사기를 저하시켰고, 그 결과 필수과의 붕괴는 가속화되고, 직역 간 갈등은 심화됐습니다. 젊은 의료인들이 바라보는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생명을 살리는 필수 의료’가 아닌 ‘살아남기 위한 비급여 의료’로 왜곡돼 버렸습니다.

보편적이고 과학적인 진리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꿈꿨습니다. 의사라는 직업은 그래서 좋았습니다. 근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편적으로 마련된 의술을 행하는 것이, 그로서 누군가에게 선한 도움을 행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런 저희 젊은 의료인들에게 미래를 그릴 수 있는 뿌리부터 튼튼한 보건의료 정책을 마련해 주십시오. 근본적인 대책 없는 포퓰리즘 통제적 보건의료정책으로는 가속화되는 고령화 저출산 사회를 버텨내지 못할 겁니다. 대한민국의 보건의료가 미래를 그릴 수 있으려면 다음의 어젠다들이 반드시 고려돼야 합니다. 

첫째,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반영하는 합리적인 보건의료체계를 마련해주십시오. 

다양한 의견이 존중되고, 가장 합리적인 방향으로 결정되며, 그로써 자발적으로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이라고 배웠습니다. 의료현장에서 직접 뛰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멸시하거나 통제하려고만 하지 말아 주십시오. 저희도 대한민국의 보건의료체계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의료인입니다. 

둘째, 양질의 미래 의료인력 양성 시스템에 국가가 아낌없이 지원해주십시오. 

똑똑한 예비 의료인(의대생, 간호대생)들이 주먹구구식 수련과 교육 시스템 속에서 날개가 꺾여, 히포크라테스나 나이팅게일로서의 미래를 포기하지 않도록 기초부터 튼튼한 수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십시오. 왜곡된 대한민국 의료전달체계 속에서, ‘미래 의료인력 양성’이라는 수련병원의 고유한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재정적 운영과 구분되게 해 ‘수련’에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들일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고 국민들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양질의 미래 의료인력 양성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뿌리부터 튼튼한 근본적 해결안이라 함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최대한 존중할 수 있어야 하며,  단시안적 미봉책이 아닌 장기간의 선순환을 통해 미래를 기댈 수 있는 대책이어야 합니다. 

부디 상식이 통하고 살만한 대한민국의 회복을 위해, 세대간, 직역간, 젠더간 구별 없이, 존엄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건강권’과 ‘보건의료’ 영역에 대한 깊은 고민과 개선을 간곡히 청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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