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3.30 07:17최종 업데이트 22.03.3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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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1억명 앓고 있는 코로나19 후유증, 바이오텍들 치료제 찾기 위해 나섰다

英정부 지원 프로젝트 등...기존 약물 또는 다른 용도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로 만성 코로나 증상 치료 모색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후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4억8000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 중 1억명 가량은 초기 질병에서 회복된 뒤에도 여러 후유증으로 중장기적인 영향을 받는 만성 코로나(long COVID)를 경험하고 있다.

미국인 코로나19 환자 약 200만명의 건강보험 기록을 분석한 결과 4분의 1 이상은 감염 후 한 달 이상 지난 뒤 새로운 건강 문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롭게 나타난 건강 문제는 신경과 근육을 포함한 통증, 호흡곤란, 높은 콜레스테롤, 불쾌감과 피로감, 고혈압, 장 증상, 편두통, 피부 문제, 심장 이상, 수면 장애, 불안과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상태 등 다양했다.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연령대가 코로나19 후유증의 영향을 받았고, 여기에는 코로나19 감염 후 질병이 경미하거나 무증상이었던 사람도 포함됐다.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의 거의 절반은 코로나 이후 의학적 문제를 경험했고, 경증~중등도 증상을 보인 사람의 27%, 무증상 환자의 19%가 후유증을 경험했다.

미국 보훈부 데이터에서도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에게는 감염 전에는 없었던 많은 새로운 건강 문제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장기적인 건강 문제를 겪는 롱홀러(long-haulers)들은 사망뿐 아니라 거의 모든 신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건강 문제 위험이 높았다.

팬데믹이 장기화되고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아직 승인된 만성 코로나 치료제는 없다. 이에 일부 국가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만성 코로나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지난해 만성 코로나 연구를 위한 이니셔티브(RECOVER)를 론치했으며, 영국 정부는 증상을 치료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포함해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연구 15건을 수행하는데 약 2000만 파운드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사를 포함한 주요 제약사들도 만성 코로나의 치료법을 찾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 기업인 GSK(GlaxoSmithKline)과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Vir Biotechnology), 휴머니젠(Humanigen) 등은 현재 치료법을 기반으로 한 만성 코로나 임상시험에 대해 연구원들과 논의했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화이자(Pfizer)와 로슈(Roche)를 포함한 다른 기업들도 만성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관심이 있다.

몇몇 연구팀은 이미 만성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거나 초기 데이터를 보고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현재까지 어떤 기업 또는 학계 연구팀이 어떤 증상에 대해 후보물질을 테스트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英정부 지원 프로젝트, 자렐토와 스타틴 등 기존 약 활용한 임상 진행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아미타바 바네르지(Amitava Banerjee) 교수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영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만성 코로나 환자 4500명을 대상으로 한 STIMULATE-ICP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만성 코로나가 어떻게 진행되고 회복되는지 평가하고, 항응고제 리바록사반(rivaroxaban, 자렐토), 항염증제 콜히친(colchichine), 항히스타민제 파모티딘(famotidine)+로라타딘(loratadine) 조합 등 세 가지 약물 치료의 효과를 테스트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University of Cambridge) 마크 토시너 (Mark Toshner) 교수가 주도하는 HEAL-COVID는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의 장기적인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치료법을 비교하는 임상시험이다. 급성 코로나 감염으로 퇴원하고 첫 1년 동안 사망하거나 다시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 수를 줄일 수 있을지 알아볼 예정이다.

회복된 환자에서 혈전 사례가 많이 관찰되는 점을 감안해 퇴원한 날부터 2주간 항응고제 아픽사반 또는 혈관 염증에 효과가 있는 아토르바스타틴을 12개월간 투여하도록 환자를 무작위 배정한다. 1차 평가변수는 무병원 생존이며, 결과는 올해 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베를린 큐어스, 심장약 후보 BC 007로 만성 코로나 테스트 나서

독일 생명공학기업 베를린 큐어스(Berlin Cures)는 만성 코로나 원인이 특정 종류의 기능적 자가항체로 보고, 심혈관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 중인 BC 007을 만성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베를린 큐어스에 따르면 만성 코로나 증후군 환자의 혈청에는 G 단백질 결합 수용체를 표적하는 기능적 활성 자가항체가 포함돼 있다. 자가항체는 β2- 및 α1-아드레날린작동성 수용체, 안지오텐신 II AT1-, 무스카린 M2-, MAS-, 노시셉틴-, ETA-수용체를 표적한다. 이러한 자가항체 패턴은 코로나와 독립적인 신경학적 결손 및 심혈관 질환에서 관찰됐다.

현재 만성 코로나 환자를 대상으로 BC 007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시험 계획을 규제기관으로부터 승인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악셀라, NASH 후보 AXA1125로 만성 코로나 피로 잡는다

미국 악셀라 테라퓨틱스(Axcella Therapeutics)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중인 AXA1125를 만성 코로나로 심한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영국 옥스포드대(University of Oxford)와 협력하고 있다.

AXA1125는 여러 대사 경로를 표적하는 6개의 아미노산과 유도체의 합성물로, 임상연구 및 전임상 모델에서 증가된 지방산 산화, 회복된 세포 항상성, 감소된 염증을 통해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회복하고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능력을 입증했다.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는 만성 코로나와 관련된 피로에 기여하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지난해 말 영국에서 환자 약 40명을 대상으로 한 2a상 임상시험을 시작했으며, 탑라인 결과는 올해 중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퓨어테크, 항섬유증약으로 퇴원 후 장기 호흡기 합병증 치료 가능성 엿본다

미국 퓨어테크 헬스(PureTech Health)는 코로나19 입원으로 인한 장기간의 호흡기 합병증 및 관련 후유증 치료제로 LYT-100(deupirfenidone)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탑라인 2상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는 코로나19로 입원하는 동안 인공호흡 또는 기타 산소 치료를 받았고, 이후 무산소 또는 저용량 산소를 투여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2020년 말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됐다.

LYT-100은 승인 및 시판되는 항염증 및 항섬유증 약물인 피르페니돈(pirfenidone)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설계된 중수소화된 경구용 저분자다. 피르페니돈은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로,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에스브리에트(Esbriet)라는 이름으로 승인을 받았지만 내약성 및 용량 제한 독성 문제를 가지고 있다.

LYT-100은 피르페니돈의 약리학을 유지하면서 향상된 내약성, 덜 빈번한 투여 및 잠재적으로 증가된 효능을 보이도록 설계된 약물동력학 프로파일을 가지고 있다. 1상 임상에서 모든 용량의 내약성이 우수했고 치료로 인한 경미한 부작용만 보고됐다.

사이토다인, 면역조절제로 만성 코로나 여러 증상 개선 노린다

미국 사이토다인(CytoDyn)은 CCR5 길항제 레론리맙(leronlimab)의 만성 코로나 치료제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레론리맙은 HIV 감염과 종양 전이 및 NASH를 포함한 기타 질병에 중요한 세포 수용체인 CCR5에 결합하는 인간화 IgG4 단클론항체로, HIV 감염과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적응증으로 미국 FDA의 패스트 트랙(Fast Track) 지정을 받은 후보물질이다.

CCR5 수용체는 염증 부위로 이동하는 면역 세포를 조절하는데 중심 역할을 하는데, 사이토다인은 레론리맙이 면역조절제로 만성 코로나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6월 발표한 만성 코로나 임상 예비 결과에서 레론리맙 치료는 위약 대비 긍정적인 데이터를 보여줬다. 기침과 코막힘·콧물, 숨가쁨, 가슴 답답함, 빠른 심장 박동, 피로, 근육통·경련, 근육쇠약, 관절통·부기, 오한, 열, 집중력 저하, 수면장애·불면증, 두통, 현기증, 따끔거림, 미각 및 후각상실 등 증상에서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개선이 관찰됐다. 인후통과 운동성 권태감, 불안, 메스꺼움, 구토에서는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변화가 없었고, 설사는 더 나빴다. 유해한 안전성 신호는 관찰되지 않았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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