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1.05 07:28최종 업데이트 21.01.05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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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회장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칼럼] 박상준 신경외과 전문의·전 의협 경남대의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대한의사협회 제40대 집행부 임기가 끝나가고 있다. 협회는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고 집행부를 구성해 산적해 있는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힘든 한 해를 보낸 회원의 생존을 살피고, 위기에 처한 협회의 위상 개선에 나서야 한다.

과거 교훈을 반면교사해 미래 지향적인 의사협회 활동 방향을 설정함에 있어 후보자 행적이 회장 당선 후 걸림돌이 된다면, 협회 개혁은 추진 동력을 잃고 분열로 치닫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은 회원과 협회에 바람직하지 않고 국민도 협회를 외면 할 공산이 짙다.

이런 차원에서 협회 회장 선거를 앞둔 출마 후보군에 대한 철저한 자격 검증을 시행하고, 그 결과를 회원이 공유함으로써 후보자 선출 판단의 근거로 활용하도록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즉, 어떤 후보자가 더 협회와 회원에게 필요한 인물인지 공개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회장 후보자 검증 주장에 대해 혹자는 누가, 무슨 이유와 자격으로 이런 주장을 하는지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런데도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이유는 지난 집행부의 행적을 뒤돌아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회원이 선택한 집행부에 대한 검증 부실이 의협과 회원에 끼친 악영향을 고려하면 반복적인 실패를 거듭해서는 안 될 것이다.

회장은 협회와 회원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 그런데도 당선 후 회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회원 위에 군림하고, 협회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일에 서슴지 않는 것을 보면, 후보자가 회원과 협회를 위해 일할 인물인가 하는 검증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검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후보자가 협회와 회원을 위해 일할 준비를 갖춘 인물인가 평가하는 것이다. 후보자로 제시하는 공약이 훌륭하고, 실천력을 갖추었다 해도 근본적으로 회원의 뜻을 받들 수 있는가 하는 점을 우선해 살펴야 한다. 일신의 출세와 회장이라는 직함에 이끌려 회원의 뜻을 거스를 인물이 새로운 회장에 당선되는 비극적인 상황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회원의 뜻에 반한 정책을 지속한 전임 집행부의 정책과 정신을 계승했거나 참여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후보가 과거를 돌아보고 잘못된 점을 반성하는 과정을 생략한 채 선거에 나서는 것은 무모한 일이며, 회원을 기만하는 행동이다. 마치 전임 집행부의 실패가 협회를 이끈 전임 회장의 독자적인 잘못된 판단이라 치부하며 자신과는 무관한 일로 하려는 것은 몰염치한 일이다. 

집행부의 일원으로 전임 집행부의 독단을 견제하고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하며 솔직하게 회원 앞에 머리를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도리다. 특히 전임 집행부 부회장들은 정관에 따라 대의원회에서 선출된 자로 회원의 뜻을 받든다는 정관 정신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오히려 균형 있는 협력과 견제를 무시하고 방치, 회원의 뜻과 다른 방향으로 협회가 나아갔음에도 침묵하고 동조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책임은 피하고 권리만 추구하려는 회장 후보자의 출마를 회원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회원 스스로에게 주어진 과제다. 하지만 회원 모두가 협회의 미래를 위해 잘 판단해 전임 집행부와 같은 불행한 전철을 되풀이하는 우는 범해선 안 된다.

진정한 회원의 뜻과 상관없이 자신을 지지하는 일부 회원의 지지와 과거 지위를 이용한 위세와 세력을 등에 업고 개인 정치에 몰입한 회장의 재등장은 협회와 회원을 더욱 위태롭게 만들 뿐이다. 협회와 회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본 모습을 감추고 회원을 현혹하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주변을 활용한 이미지 세탁에 나선 후보자의 모습을 보면 역겹다는 표현이 제격이다. 그러나 이미 자신이 저지른 과거의 행적과 활동은 아무리 숨겨도 감출 수는 없다. 누구를 단죄하거나 특정인의 후보 출마 불가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새로운 다짐 없이 회장 후보로 나서 회원에게 자신이 적격하다고 주장하는 뻔뻔함은 사라져야 한다.

회장 후보자에 대한 검증과 별개로 회장 후보자 자신도 스스로 이 점에 대해 충분한 고민과 결단으로 회원에 대한 적절한 사과 후 심판 받을 허락을 득해야 할 것이다. 진정 회원과 협회를 위한 후보자라면, 용기 있는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의사협회 회장 후보자 등록일이 머지않았다. 과거에 발목이 잡혀 앞으로 나갈 수 없다면, 회원과 협회에 큰 걸림돌이자 불행이다. 따라서 출마하는 후보자의 철저한 검증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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