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12.16 07:09최종 업데이트 20.12.16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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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회장, 회원들의 화합과 국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최고 의료전문가 자긍심 살리길"

[차기 의협회장에게 바란다 릴레이 기고]⑰ 장유석 경상북도의사회장

올해 8월 의료계 파업과 9월 4일 의정합의 이후 전공의들은 아직 파업의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의대생들의 국시 미응시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국회는 각종 의료계를 옥죄는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면서 의료계는 그야말로 혼돈의 연속을 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후보자 등록이 2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의료계 전현직 리더들로부터 차기 의협회장이 투쟁과 협상의 갈림길에서 회원들과 함께 갖춰야 할 덕목을 심도 있게 살펴보고, 이를 차기 의협회장 후보자들의 공약과 정책에 반영해보고자 릴레이 기고를 마련했다. 

차기 의협회장에게 바란다(글 싣는 순서, 마감순)
①여한솔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전 대전협 부회장
②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  
③최상림 경상남도의사회 의장·민초의사연합 임시대변인
④이상호 국민의힘 보건위생분과위원장·대구시의사회 총무이사
⑤송우철 전 의협 총무이사 
⑥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 보험부회장·전 의협 기획이사
⑦안치석 충청북도의사회 회장 
⑧행동하는 여의사회 
⑨박상준 전 의협 경남대의원 
⑩이주병 충청남도의사회 수석부회장·전 의협 대외협력이사​
⑪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 
⑫박근태 대한개원내과의사회 회장
⑬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
⑭장성구 대한의학회 회장 

⑮좌훈정 대한개원의협의회 기획부회장
⑯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
⑰​장유석 경상북도의사회 회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문재인 케어, 정부의 의료 4대 악법 추진, 코로나19 팬데믹…실로 다사다난했던 의협 제40대 회장의 임기가 끝나가고 있다. 사건들이 많았던 만큼 아쉬움 역시 큰데, ‘차기 의협회장에게 바란다’라는 제하의 이 기고는 단순히 차기 회장을 향한 요구라기보다는 이 어려운 시기에 의협이 나아가야할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라 할 것이다.

최고의 전문성으로 국민의 건강을 수호하기 위해 정부의 보건 정책을 선도적으로 이끌어야 할 우리가 국가의 녹(祿)을 먹는 것도 아닌데, 언제부턴가 정부 정책에 발을 맞추는 존재가 되돼버렸다. 정부 정책이란 것이 선한 목적으로 시행해도 막상 그 결과는 엉뚱한 방향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빈번한 것을 생각하면 현재 의협에 올바른 의료 정책 수립을 위한 투쟁은 험난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대정부 투쟁이 비단 제40대 집행부만의 과제였던가. 우리는 늘 정부와 맞서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투쟁의 방식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 하나 분명한 것은, 그간의 투쟁에서 깨달은 바와 같이 이미 진행이 시작된 정책을 막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는 것이다. 이미 구체화된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기보다 구상 단계 때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정부 정책은 하루아침에 결정되지 않는다. 몇 년에 걸친 수립 과정에 의정협의체 등을 통해 동참해야 하고, 문제가 있다면 대국민 홍보와 함께 대대적인 반대 활동을 펼쳐야 한다.

투쟁과 관련해 현재 대부분의 회원들이 패배 의식에 젖어있다. 투쟁을 통해 얻는 실익은 없고 그저 국민들의 조롱의 대상이 될 뿐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가 만연하면서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유난스러운 사람이 되는 촌극이 빚어져 최악의 결과만 불러온다.

그간의 투쟁 전적을 봤을 때 ‘그래봤자 우리가 뭘 바꿀 수 있겠나’하는 생각이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러나 4대 악법 등 우리가 당면한 현실을 생각하면 우리는 다시 뭉치지 않을 수 없다. 의협은 패배 의식에 젖은 회원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마음을 다독여 새로운 희망을 전달하고 우리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단합된 힘을 발휘해야 한다.

돌이켜 생각하면 지금의 집행부가 꾸려지게 된 첫 번째 이유가 '투쟁을 통해서라도 올바른 의료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역대 어느 집행부보다 투쟁의 결과에 냉혹한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그런 면에서 현재의 의협에 대한 회원들의 신뢰는 아쉬움이 크다. 큰 틀에서 대한민국 의료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했음에도 방법적인 면에서 국민의 공감을 얻는 노력은 부족했으며 심지어 소속 회원들을 설득하기도 버거운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특히 올 여름 전공의, 의대생이 선봉이 됐던 2000년 의약 분업 이후 최대의 투쟁이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고 2700여 명의 의대생들은 여전히 목적지를 잃고 표류 중이다. 의협은 이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새로운 의협 집행부는 갈라진 회원을 하나로 모으고 민초 의사들의 뜻을 제대로 반영해서 결집된 힘으로 표출해 낼 인적, 제도적 구성에 큰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매년 배출됐던 의대 졸업생들이 없으면 당장 피해를 입는 곳은 인턴 의사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형 병원들이다. 대형 병원의 인력 공백은 그곳을 이용하는 수많은 환자와 국민의 피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의대생을 두고 정치적 싸움으로 의료계와 정부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데, 국민이 결국 새우등 터지게 될 판이다. 이런 문제는 의협회장과 집행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이다. 의대생들은 죄인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의료 인력 확충이 절실해진 지금 또 다른 이유로 대한민국 의료의 배가 좌초하지 않도록 대승적 관점의 대화와 타협이 절실하다.

모든 문제의 시발점을 해결 하는 방법은 바로 화합이다. 의사 회원들은 각 직역별 전문 과목별로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한 목소리를 내기 힘든 구조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의협 회장이라는 자리가 개인의 영달이 아닌 의료계를 위한, 국민의 건강을 위한 자리임을 생각하면 직역 간 각기 다른 목소리를 하나의 목소리로 모아 나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도 기본적인 일이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의협의 공신력을 더하고, 다양한 직역 단체와 의사회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의협에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중앙 협회의 권위를 높일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13만 의사회원들의 목소리가 모두 똑같을 수 있겠는가. 현재 의협은 폭풍과 같은 상황에 흔들려 방향을 잃고 거친 파도를 마주하며 나아가는 상황이라는 것은 틀림없다. 의협 회장은 바로 이 거친 바다 한가운데서 방향을 잃은 배를 책임지고 항해해야 할 사람이다. 이 배의 항로를 개척할 기초적인 원동력은 화합이다. 화합이야말로 의협 회장이 가져야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면서 또한 가장 어려운 덕목이다.

일반 회원들은 의협의 행보에 수시로 불만을 표시하고 의협의 호소를 외면하기 일쑤이다. 새 회장은 다양한 회원들의 뜻을 한데 모으고 화합을 유도해야 한다. 의협호의 항로를 바로잡아 어렵고 힘든 과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한다.

일반 회원들이 의협에 불만을 표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회비 납부 거부다. 회비 납부는 회원의 당연 의무이다. 그러나 회장이 싫거나 현 집행부의 일처리가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회원이 3년간 회비를 내지 않겠다며 의협을 외면해 버린다. 문제는 중앙 협회는 반드시 처리해야 할 산적한 의료 현안이 있고 이러한 회무는 의협 집행부의 특성과 관계없이 연속적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리더에 따라 납부율이 달라지지 않도록의협 회장은 회원들의 뜻을 반영한 정책을 개발하고 회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진료에 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의협에 대한 회원들의 불만은 회장 선거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제40대 집행부 출범을 위한 선거를 위한 유권자는 직전 2개년도 회비 납부자였는데, 13만 의사를 대표하는 의협 회장 당선자의 득표수가 고작 6392표에 불과했다. 의협에 불만을 가진 회원들은 회비를 내지 않고, 회비를 낸 회원들도 선거를 외면한다. 선거에 있어서 외면은 치명적이다.

최악이 아닌 차악을 뽑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투표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다들 이를 알고 있음에도 선거를 외면한다. 또한 가장 강력한 한 표의 힘은 무시한 채 뽑힌 사람이 마음에 안 든다고 다시 무관심으로 회비를 미납해 투표권을 잃는 악순환의 고리가 되풀이된다. 그러므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흔쾌히 회비를 납부할 마음이 생기도록 차기 회장은 의협을 잘 이끌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야 한다.

의사라는 직업이 다수의 국민들에게 특권층으로 인식돼 아픈 당신을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잃어버렸다. 대신 오만하고 제 밥그릇 챙기는 집단으로 매도당한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의협은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매년 협상 테이블에서 고질적으로 무시당한 수가 개선, 밥그릇 싸움으로 평가 절하되는 한의계와의 갈등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국민의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

이미지 개선을 위한 홍보에 투자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 국민과 함께하는 의협으로 환골탈태하도록 우리를 이끌 회장을 뽑을 수 있게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0년을 기점으로 말 그대로 세상이 변했다. 코로나19 퇴치와 관련된 희망적인 기사가 쏟아지는 가운데, 우리는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시대의 변화를 막을 수는 없다. 일선 의사들은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이 질병과 맞서야 하고, 의협은 우리 의사들이 나아갈 방향을 선도적으로 이끌 책임을 잊지 않아야 하며,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언택트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앞으로는 언택트를 빙자한 원격 진료의 요구가 거세질텐데, 새 회장은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는가?

우리 의사회원들이 바라는 것은 과거의 영광이 아니다. 국민들의 의료에 대한 기대 수준은 올라가 있고 누구나 의학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차기 의협회장은 의료의 최고 전문가로서 자긍심을 갖고 올바른 의료가 제대로 이뤄져 100세 건강 시대에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의사들이 되도록 격랑 속의 의협호를 잘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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