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8.11 06:03최종 업데이트 26.08.1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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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레이저 교육, 본질을 놓치고 있다

[칼럼] 박지용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의모임 대표·대한병원의사협의회 조직강화이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최근 공중보건의사 직무교육에서 한의과 공보의를 대상으로 레이저 치료 강의가 편성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전북도의사회가 즉각 대응했고, 강의는 결국 취소됐다. 다행스러운 결말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여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이번 해프닝은 한의대 교육이 실제로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으로 한의대 교수의 권위를 증명하는지 되묻는 계기가 돼야 한다.
 
한의사가 레이저를 가르친다는 발상 자체가 상식 밖이다. 강의를 맡기로 했던 A교수는 한의대 학장과 한의대 부속 한방병원 병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의 소속 과목은 한방순환신경내과학이다. 순환기와 신경계를 함께 다룬다는 과목명부터 의사들에게는 낯설다. 연구 분야로는 뇌중풍, 파킨슨병, 레이저 치료학, photobiomodulation을 내세운다. 학장까지 지낸 인물이 본인의 전공과목과 무관한 영역에 이만큼 공을 들이고 이를 대표 이력으로 내세우는 모습이 생소하다.
 
이력을 하나씩 검증해봤다. 겉보기에는 그럴듯하지만 뜯어보면 그렇지 않다. 한의언론은 A교수가 세계레이저의학회(WALT)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해외연구자상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의학회'라는 이름은 외국의 의사들에게도 인정받았다는 착각을 부른다. 그런데 정작 이 학회의 현 집행부 명단에는 의사가 없다. 이 외에도 이름은 거창하지만 문턱은 없는 스펙들이 많다.
 
정규 의대 교육을 받은 입장에서 보면 상식을 벗어난 대목이 많다. 임상과목 교수가, 그것도 학장까지 지낸 인물이 본인 전공이 아닌 영역에 이 정도로 공을 들이는 동안, 정작 한의대생에 대한 교육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이에 대한 감시와 평가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한의대 교육이 파행으로 흐른다는 증언은 의사들 사이에서 낯설지 않다. 정규 강의만으로는 부족해 소위 '비방'을 배우겠다며 유명 한의원을 찾아다닌다는 이야기도 있고, 졸업준비위원회가 국가고시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기 위해 한의대 교수에게 접대를 한다는 소문도 떠돈다. 근거 없는 소문이 그럴듯하게 통용될 만큼, 한의대 교육 과정과 국가고시 관리가 외부에서 검증할 수 없는 블랙박스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의평원 역할을 하는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의 최근 행보를 보면 그 의문은 더 짙어진다. 신임 원장은 올해 취임하며 평가인증의 방향을 '합격'에서 '성장 지원'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의대 교육을 다루는 의평원은 엄격한 평가를 통해 최악의 경우 교육을 정지시키기도 한다. 한의평원은 그런 역할에서 스스로 발을 빼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그마저도 구체적인 평가 내용과 결과는 일반인이 확인할 방법이 없다.
 
한의대 부속 한방병원의 중증도별 진료 통계 역시 찾아보기 어렵다. 데이터가 없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학생들이 한의대에서 충분한 임상 경험을 쌓을 수 있는지, 그 답을 확인할 자료조차 공개되지 않는다.
 
한의사협회는 한의사도 현대의료기기를 다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주장을 검토하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한의대 교육이 그 주장을 뒷받침할 만큼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 한방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는 얼마나 되고 중증도는 어떠한가. 한의대생은 재학 중 충분한 환자와 질환, 치료,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는가. 한의대 교수들은 의대 교수와 비슷한 수준의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국민들이 알아야 할 질문이자, 한의사협회가 가장 답하기 싫어할 질문이다. 의사들이 계속해서 물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의사 # 레이저 치료 # 한의대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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