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2.06 05:46최종 업데이트 18.02.06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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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개원가가 무너지면 전공의 수급 어려워진다"

"하지정맥류 레이저 급여화 재검토하고 수술수가 5배 인상 필요"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조진현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개원가에서는 비급여를 급여화하면 타격을 크게 입는다. 개원가가 무너지면 전공의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대학병원도 영향을 받는다. 일부 외과와 흉부외과 개원의들의 유일한 비급여인 하지정맥류 시술의 급여화는 다시 검토했으면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조진현 교수는 6일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따른 하지정맥류 급여화 정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개원가의 어려움을 보고 이례적으로 대학병원 교수 입장에서 목소리를 냈다. 

하지정맥류 치료를 위한 레이저, 고주파 등의 시술은 문재인 케어 시행에 따른 3600여개의 의과 급여화 항목에 포함됐다. 하지정맥류를 중점적으로 하는 개원의 70명 정도가 긴급하게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한외과의사회,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대한혈관외과학회, 대한정맥학회,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등 5개 단체는 보건복지부에 하지정맥류 급여화 반대를 위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거의 유일한 비급여인 하지정맥류 시술을 급여화한다면 수가가 관행수가보다 적게 책정돼 생존에 위협을 느낄 것으로 우려했다. 
 
조 교수는 “급여화 정책이 사전에 예고되지 않고 추진한다는 점에서 문제로 보인다”라며 “급여화 항목은 의료취약계층에 필요한 질환으로 정했다고 하지만, 하지정맥류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하지정맥류 치료를 받는 환자 통계를 보면 농촌보다 도시나 선진화된 곳에서 주로 한다”라며 “취약계층보다 백화점 직원, 교사 등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정맥류 시술이 급여화되면 의료전달체계에서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외과 의사들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은 급여화 항목이 늘어날 때 환자가 늘어날 수도 있지만 크게 보면 도움되지 않는다”라며 “일차의료가 문제되면 치료를 받는 환자 자체가 줄어 심각한 질환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외과 전공의 중 90%는 1, 2차 의료기관으로 가고 10%만 교수로 남는다. 개원가가 무너지면 외과 전공의 지원은 더 열악해진다. 하지정맥류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간이식, 위암, 유방암 대동맥류, 혈관 질환 등의 수술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조 교수는 “외과 전공의 지원율이 50%를 밑돌고 있는데, 개원가 상황이 열악해지면 이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라며 "정말 중요하지만 소외된 외과 의사들을 위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외과 의사들이 개원가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급여 항목의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수술수가가 미국에 비하면 7분의 1에서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성형외과를 많이 선택하는 이유는 비급여 수술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비급여 비중을 늘려달라는 것이 아니라 낮은 수술 수가로는 외과 지원을 꺼린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2차 상대가치 점수 개편으로 일부 수술 수가가 개편됐지만, 이 정도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조 교수는 “수술수가를 5배 이상 올리고 개원가를 살려 의료전달체계를 활성화해야 한다”라며 “외과처럼 수가 문제가 있고 전공의 기피가 심한 곳에 우선적으로 수가 인상을 고려하면 전공의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외과, 흉부외과 개원가에서는 마지막 보루로 하지정맥류 비급여 시술을 해왔다”라며 “정부는 전공의 수급 등 미래를 내다보고 의료의 질도 향상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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