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1.07 15:19최종 업데이트 21.01.0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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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관리 정책 어디까지...비급여 코드 표준화→비급여 진료비 확인→비급여 심사청구제도→실손보험 비급여 연계

건강보험 보장률 70%, 의료비 절감 목표...올해 1월부터 의원급까지 비급여 564개 공개·사전설명제도 의무화

자료=신현웅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정책연구실장(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획상임이사). 전북의사회 김기범 보험이사 재가공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정부가 올해 의원급 의료기관을 포함해 전체 의료기관들의 비급여 관리 강화에 나선다. 2018년 기준 건강보험 보장률 63.8%에서 70%까지 상향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이고, 의료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비급여 관리가 필수라고 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적정한 의료공급과 합리적 의료이용을 위해 '건강보험 비급여관리강화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2019년 건강보험 총진료비 103조3000억원 중 비급여는 16조6000억원이며, 10년간 연평균 비급여 본인부담 증가율은 10.7%로 급여비 증가율 8.2%보다 빠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비급여 종합대책은 '비급여관리 혁신, 국민중심 의료보장 실현'을 비전으로 ▲합리적인 비급여 이용 촉진 ▲적정 비급여 공급기반 마련 ▲비급여 표준화 등 효율적 관리기반 구축 ▲비급여관리 거버넌스 협력 강화 등 총 4개 분야의 12개 주요 추진과제로 구성돼 있다.

복지부는 올해 1월부터 의원급 의료기관 비급여 564개 항목의 가격과 횟수 공개를 의무화했다. 환자에게는 비급여 진료 전 사전 설명제도를 의무화하고 심평원에는 이를 보고하도록 한 것이다. 원래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등 병원급 중심의 비급여 340개 항목의 공개를 의무화했으나 항목과 대상 의료기관을 확대했다.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는 국민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 간 연계와 협력의 근거 마련을 위해 국민건강보험법 및 보험업법 일부개정안을 1월 7일부터 2월 16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비급여 관리 강화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부는 비급여 코드 표준화와 가격 확인, 비급여 심사청구제도 도입, 그리고 실손보험까지 연계해 비급여를 통합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신현웅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정책연구실장(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획상임이사)이 지난해 1월 보건복지포럼에 기고한 '보건의료정책 현황과 과제:지속가능성 확보를 중심으로'를 보면 정부의 비급여 관리 계획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보사연은 비급여 관리 방안을 인프라 구축 단계, 관리 기반 단계, 제도 단계 등으로 구분해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보사연은 “건강보험 보장성 측면에서는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증가시켜 지속적인 보장성 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체감하는 보장률을 정체시키고 있다”라며 “비급여는 제도권 밖에서 관리돼 급여와 달리 심사, 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의료의 질 관리 기전이 취약한 상황”이라고 했다. 또한 “재정 효율성 측면에서도 높은 비급여 의료비 부담으로 민간보험에 의존하는 국민들이 증가하면서 필요 대비 과다 의료 이용을 유발할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료=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포럼 

①인프라 구축 단계: 비급여 목록화 및 코드 표준화 

보사연은 비급여 관리를 위해서는 먼저 비급여 코드 표준화, 비급여 정보 공개 확대, 그리고 비급여 관련 법령체계 정비 등 비급여 관리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전체 비급여 항목 파악과 이에 대한 목록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코드가 없는 비급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코드가 부여된 비급여의 경우에도 전체 공사 의료보장제도와 의료기관 단위에서 표준 코드를 사용하지 않음에 따라 관리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에 따르면 전체 1만9000여개 비급여 중 코드화가 이뤄진 비급여는 3900여개다. 

보사연은 “코드가 없는 비급여 파악 시 코드를 즉시 부여해야 한다. 해당 비급여 목록과 표준 코드를 상시적으로 고시해 전체 의료보장제도와 개별 의료기관이 동일한 비급여에 대해 동일한 코드를 사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산재보험, 자동차보험, 보훈, 실손보험 등 타 의료보장제도에서는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에 대해 상이한 코드를 사용하고 있다. 건강보험에서 표준화한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코드 기준을 따르도록 기준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보사연은 “각 의료보장제도에서 새로운 비급여 발생 인지 시 심평원에 비급여 표준 코드 부여를 신청하도록 해야 한다”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해당 비급여 항목에 대해 표준 코드 부여 후 전체 의료보장제도에 공유 및 적용하도록 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급여 코드 사용 의무화와 인센티브 부여 방안도 제시됐다. 보사연은 “비급여 정보 공개 항목, 신포괄수가제 및 전문병원 의료질평가지원금의 비급여 자료 제출 등에 대해 우선적으로 의료기관이 표준화된 비급여 코드를 사용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라며 “비급여 표준 코드를 잘 사용하고 있는 의료기관에 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②관리 기반 단계: 비급여 제공시 급여 정보 제공, 비급여  심사청구 제도 도입 

급여서비스는 환자(소비자)를 대신해 정부(보험자)가 서비스 구매자로서 환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기전이 어느 정도 작동하고 있다. 하지만 비급여 서비스는 환자뿐만 아니라 정부도 관리 기전을 전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사연은 “비급여에 대한 환자의 결정권 및 선택권보장을 통해 환자가 불필요한 비급여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사연은 “비급여 정보 제공 시 비급여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급여 행위 및 약제 등에 대한 정보를 함께 제공해 대안이 될 수 있는 급여서비스와 비급여에 대한 환자의 결정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이를 위해 대체 가능한 급여서비스, 비급여 진료의 필요성, 비급여 진료의 비용, 비급여 진료로 발생 가능한 부작용 및 합병증 등의 정보가 포함된 '비급여 환자 사전 동의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가 사전에 비급여서비스 이용에 동의하는 사전동의제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사연은 "비급여서비스는 환자의 의료비 부담뿐만 아니라 의료의 질 및 진료 적정성 측면에서 환자의 안전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돼있다. 정부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비급여를 관리하기 위한 기반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표준화된 진료 기준 개발 및 적용, 의료 질 확보와 적정진료 제공에 대한 평가를 위해 단계적으로 비급여 심사청구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급여 진료와 병행하는 비급여 진료항목에 대해 건강보험을 청구할 때 함께 자료를 제출하는 시범사업을 도입할 예정이다. 백내장 등 비급여 비율이 높은 항목에 대해 시범사업을 우선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제시됐다. 

보사연은 “피로 해소 목적의 영양제 주사 등 급여 병용 금지 비급여는 급여와 병행 청구 시에만 급여 행위(진찰료, 검사료 등)에 대해 조건부로 급여로 인정해 주는 방식으로 시범사업 적용 등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③제도 단계: 실손보험과 연계해 비급여 상호 협력체계 구축 

정부는 비급여의 급여화를 통해 비급여 감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반면 의료기관은 새로운 비급여를 계속 만들어내 비급여를 통한 수익을 유지 또는 확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정부의 적극적인 보장성 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비급여가 감소하는 속도보다 비급여 증가 속도가 더 빠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실손보험이라고 해석했다.

보사연은 “현재 건강보험뿐만 아니라 실손보험 또한 비급여 관리의 어려움으로 재정 관리에 곤란을 겪고 있다”라며 “도수치료, 영양제 주사 등 의학적 필요성이 낮은 비급여서비스에 대해서도 실손보험에서 보장해 줌으로써 환자는 경제적 부담 없이 비급여 서비스를 과도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비급여 서비스에 대한 소비가 증가해 실손보험의 손해율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모두 재정건전성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급여 관리를 위한 상호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시돼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은 EDI 청구 시스템 및 급여 지급 시스템에 대한 노하우, 비급여 표준 코드 및 목록 등을 실손보험에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실손보험은 현재 종이 자료 중심의 비급여 데이터의 전산화를 통해 건강보험에 비급여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사연은 “기존의 재정관리 정책은 지출 효율화를 위한 재정 절감 방안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최근의 재정관리 정책 기조는 꼭 필요한 분야의 투자는 확대해야 한다. 불필요한 재정을 절감하는 스마트 지출을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보사연은 "지출 효율화는 단순히 재정을 절감하는 목적이 아닌, 불필요한 지출 낭비가 발생하는 지점을 인식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국민들이 마음 편히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제도를 만들기 위한 초석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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