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1.15 06:44최종 업데이트 20.01.1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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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안된다고 인력 투자 못하면 혼자 어떻게 버팁니까” 삼성서울병원 故고원중 교수의 안타까운 죽음

유족측, 과거 이메일 공개 "전담교수 1명 같이 일할 수 있게 해달라" 병원장에 수차례 건의

번아웃 호소하다가 끝내 극단적 선택...외상센터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의료계 곳곳의 현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故 고원중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18년간 삼성서울병원에 근무하면서 세계적인 결핵과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TB, NTM) 연구자로 성장했습니다. 병원 시스템도 결핵·비결핵 항산균 진료와 연구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세계 최고 수준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제 더 이상 버틸 수 없습니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는 말로만 결핵과 비결핵 항산균이 중요하다고 하고, 더 이상 투자나 지원은 어려우니 저보고 계속 혼자 버텨서 유지하라고 할 뿐입니다.” (삼성서울병원 故 고원중 교수가 지난해 원장 앞으로 보낸 이메일 중에서)
 
한 명의 의사가 특정 분야에 매진해 세계적인 치료 수준을 만들어내더라도 병원에 수익이 되지 못한다면 인력과 시설에 투자하기 어려운 현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만의 사례는 아니었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고(故) 고원중 교수는 결핵·비결핵 항산균 연구와 진료에 매진하다가 상당한 업무량에 번아웃을 호소하며 인력 지원을 요청해왔다. 하지만 병원 경영진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고 교수는 좌절하다가 끝내 사직을 결심했고, 지난해 8월 21일 송별회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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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고원중 교수 아내 이윤진씨가 공개한 고 교수가 지난해 상반기 원장단에 보낸 이메일에 따르면, 고 교수는 세계적인 결핵·비결핵 항산균 연구센터로 발돋움할 수 있다며 본인 외에 추가로 후배 교수 1명이 결핵과 비결핵 항산균 진료에만 매진하게 해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다. 그러나 병원측은 후배 교수를 채용한 이후 결핵·비결핵 항산균이 아닌 폐암 진료에 집중하도록 했고 고 교수의 업무량은 줄어들지 않았다. 

고 교수는 결핵과 비결핵항산균 분야 SCI논문 180여편을 작성한 세계적인 대가다. 결핵·비결핵 항산균 폐질환은 진단과 치료가 워낙 까다로운 데다, 치료제가 많지 않아 수익이 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고 교수 측근의 한 교수는 "폐암은 검사도 많이 하고 진료수익이 많이 나는 분야다. 상대적으로 결핵과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 분야의 환자는 많지만 소외 질환이고 수익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결핵은 공기 중에 떠도는 결핵균에 의해 전염되는 감염성 질환이다. 비결핵항산균은 하천, 수돗물, 토양 등 자연환경에 널리 분포하며 온수 샤워 시 발생하는 수증기에도 섞여 있다. 비결핵항산균에 감염되면 비특이적이고 예측이 어려운 폐질환을 일으키고 일부 환자는 1~2년 사이에 사망에 이른다. 

고 교수는 원장단에 보낸 해당 이메일에서 “2019년 상반기까지만 근무하고 사직하고자 한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는 결핵과 비결핵 항산균 진료에 더이상 투자나 집중을 원하지 않고 폐암과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하려는 곳”이라고 했다. 

고 교수는 “삼성서울병원도, 호흡기내과도 예전에 알고 있던 곳이 아니다. 더 이상 정상적으로 임상 연구를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더 이상 혼자서는 결핵·비결핵 항산균 진료와 연구를 지속하고 발전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병원은 결핵·비결핵 항산균 진료와 연구가 중요하다면서도 2년 전이나 지금이나 더 이상 지원하거나 투자할 수 없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일각에선 일주일에 외래 3세션밖에 보지 않으면서 왜 이렇게 일이 많고 힘드냐고 묻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그동안 경험으로 비춰봐서 5년, 10년 후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가 진료량이 아니라 임상연구로 국내 학회에서, 그리고 국제학회에서 무엇으로 인정받고 존경받을 수 있을지 생각하면 답답하고 안타깝다”라며 “진료와 달리 연구는 열심히 한다고 잘 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또한 국제경쟁력을 가진 해당 분야 전문가가 되려면 짧게는 5년, 적어도 10년이 걸리는 일”라고 했다. 

고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에 근무하면서 이만큼 결핵·비결핵 항산균 연구자로 성장했다. 병원 시스템도 결핵·비결핵 항산균 진료와 연구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세계 최고 수준을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 말로만 세계적인 센터이고, 더 이상 투자나 지원은 어려우니 계속 혼자 버티고 유지하라고 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고 교수는 지난해 설 연휴에 과로사로 숨진 국립중앙의료원 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언급하며 “아내에게 작년(2018년) 하반기 그리고 연말부터 아내에게 50대 과로사로 왜 사람들이 죽는지 이해할 것 같다며 병원을 그만두겠다고 얘기해왔다. 여기서 계속 일하다가는 저도 이렇게 될 것 같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고 교수는 “병원은 막상 000교수를 뽑은 다음 현재까지 결핵·비결핵 항산균 일은 3분의 1 정도밖에 못하게 했다. 본인이 원하지 않았던 암병원 진료가 더 많아지고 발령도 폐암센터로 내고 암 환자 진료를 더 열심히 하라고 했다”고 했다.  

고 교수는 “10년간 결핵·비결핵 항산균 연구에 매진해 삼성서울병원은 세계에서 앞서가는 자료와 검체를 보유하고 있다. 개인적인 바램은 저와 000교수 2명 모두 10년만 결핵·비결핵 항산균을 전공하면서 세계 최고의 결핵·비결핵 항산균 진료와 연구센터로 계속 유지하고 싶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의 실상은 결핵·비결핵 항산균 연구와 투자가 어렵다고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원장단에 보낸 4개의 메일에서 지난해 상반기 사직을 결심한 직후 고 교수의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난 부분을 발췌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은 유족측의 요구로 고 교수가 숨진지 4개월이 지난 지난해 12월 16일 추모식을 열었다. 또한 '고원중 교수 연구기금'을 제정해 매년 결핵 및 비결핵항산균 폐질환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연구자에게 1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원장님, 과장님께 1 

“오래 전부터 말씀드려 왔기 때문에 선생님들께서 이미 짐작하고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금년(2019년) 상반기까지만 근무하고 여기서의 제 일을 마무리하고 사직하고자 합니다.

미리 말씀드리는 것이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에서 제가 맡은 역할을 어떻게 할지 논의하실 수 있는 시간이 더 되고 최소한의 도리인 것 같습니다. 제가 맡고 있는 결핵·비결핵 항산균 폐질환(TB NTM) 환자 진료를 어느 부분까지 호흡기내과에서 맡으실지 정해주셨으면 합니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는 폐암과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할 것입니다. 사실 결핵·비결핵 항산균 폐질환(TB NTM) 진료에 더이상 투자나 집중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제가 인계해야 할 부분도 상대적으로 줄어들 겁니다.

최소한의 부분은 유지하겠다고 하시면 인계받을 사람을 정식으로 정해주셨으면 합니다. 저처럼 결핵·비결핵 항산균 폐질환(TB NTM)만 전공할 사람을 저대신 1명은 두겠다고 하시면 상대적으로 인계할 부분은 좀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1994년 병원 개원할 때부터 전공의 4년간 매년 3개월씩은 파견 나와 이 병원 사정을 알고 임상연구 제대로 하고 싶어 2001년 5월 임상강사를 서울대병원 대신 삼성서울병원을 선택했습니다. 금년(2019년) 5월이면 18년을 일한 것입니다. 

그동안 결핵·비결핵 항산균 폐질환(TB NTM) 임상연구자로 이만큼 클 수 있었던 것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일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만큼은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오래 전부터 말씀드린 것처럼 병원도 호흡기내과도 제가 예전에 알고 있던 곳이 아닙니다. 더 이상 제가 정상적으로 임상연구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해외연수에서 돌아온 2010년부터 오랜 시간 고민해왔고 여러 차례 말씀드려왔고 더 이상 제 사정과 형편 구구절절 말씀드리기도 원하지도 않습니다. 병원과 호흡기내과의 운영방침과 제가 생각하는 것이 이렇게 맞지 않는데 더 이상 마음 괴로워하면서 몸 힘들어가면서 버텨나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세상 일 잘 모르고 결핵·비결핵 항산균 폐질환(TB NTM)만 알았던 사람, 그래도 TB NTM 만큼은 열심히 했던 사람으로 기억해 주시기만 바랄 뿐입니다.

고원중 올림  

원장님, 과장님께 2 

선생님들 뵙고 얘기를 나누면서 저는 이 병원에서 선생님들과 저의 생각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저는 더이상 저 혼자서는 결핵·비결핵 항산균 폐질환(TB NTM)  진료와 연구를 지속하고 발전시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더이상 버티지를 못하겠고요.

그런데 삼성서울병원과 호흡기내과는 2년 전 000선생을 뽑을 때도 저를 위해 예정에 없던 무리를 한 것이고, 이것이 저에 대한 특혜였고 특별한 배려였고

지금 제가 결핵·비결핵 항산균 폐질환(TB NTM)을 전공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병원과 호흡기내과에서 더 이상 받아들이기 힘든 무리이고, 다시 한번 특별한 요구를 하는 것이고

호흡기내과 타 분야 혹은 병원 내 다른 분야와 비교하고, 형평성을 고려하더라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이해하고 받아들입니다.

호흡기내과가 결핵·비결핵 항산균 폐질환(TB NTM) 진료와 연구가 중요하다면서도 2년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병원과 호흡기내과는 TB NTM 에 더 지원하거나 투자할 수 없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000선생이 매주 암병원 외래 1세션, 격주 토요일 외래, 그리고 시술 2세션 등 매주 3.5세션만 암환자 진료하는 것이고 나머지는 TB NTM 하는 거 아니냐고 하시는데, 저도 그렇고 요즘 젊은 사람들 어떻게 살고 있는지 실상을 모르시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제가 아는 한 000선생, 000선생 모두 본인 하고 싶은 TB NTM 혹은 ILD 진료나 공부 연구에 사용하는 시간은 1/3도 되지 못합니다.

몇몇 선생님들께서 저보고 일주일에 외래 3세션밖에 안 보면서 왜 이렇게 일이 많고 힘드냐고 하시는 것과 똑같은 말인 것 같습니다. 1년만 참으면, 2년만 참으면 사정이 더 나아질 거라고 하는데 저도 그렇고, 000, 000 선생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젊을 때는 모든 분야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실지 몰라도 적어도 제가 최근 10년 이상 국제학회 다니면서 어떻게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임상연구를 하고 임상연구자로 커가는지 경험한 세계적인 흐름과는 반대이고 과거의 방식인 것 같습니다.

저의 그동안 경험으로 비춰봐서 5년 후, 10년 후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가 진료량이 아니라 임상연구로 국내 학회에서 그리고 국제 학회에서 무엇으로 인정받고 존경받을 수 있을지 생각하면 답답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지만

임상연구에 대한 생각도(진료와 달리 연구는 잘하자고 열심히 하자고 잘 되는 것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키워내는 것도(국제경쟁력을 가진 해당 분야 전문가가 되려면 짧게는 5년 적어도 10년이 걸리는 일입니다) 선생님들과 저의 생각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18년 삼상서울병원 근무하면서 이만큼 결핵·비결핵 항산균 폐질환(TB NTM) 연구자로 성장했지만, 이 병원의 시스템도 TB와 NTM 진료와 연구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세계 최고 수준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제가 만들어 놓은 이 기반을 떠날 생각을 하니 저도 괴롭습니다. 그런데 제가 더이상 버틸 수가 없습니다. 저에게는 이제 이 병원, 호흡기내과는 말로만 결핵·비결핵 항산균 폐질환(TB NTM)이 중요하고 세계적인 센터이고 더 이상 투자나 지원은 어려우니 계속 저보고 혼자 버티고 유지하라는 곳일 뿐입니다.

최근에는 결핵은 다른 병원으로 가능하면 보내라는 얘기도 나오고요. 결핵 전문가라고 일하면서 받아들이기 힘든 얘기입니다.

세상이 제 바램과 욕심대로만 살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병원과 호흡기내과의 여건과 현실이 그렇지 않은데 제 분야만 자꾸 얘기하고 무리한 요구하는 것이 호흡기내과 내 병원내 갈등을 계속 일으키는 것도 더 이상 원하지 않습니다.

설 연휴에 국립의료원 윤한덕 응급의료센터장 소식을 뉴스로 접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나이입니다. 작년(2018년) 하반기 그리고 연말부터 제 처한테 50대 과로사로 왜 사람들이 죽는지 이해할 것 같다고 얘기하고 병원 그만두겠다고 얘기해왔고 이번 설 연휴에 뉴스 보면서 여기서 계속 일하다가는 저도 이렇게 될 것 같다고 얘기하고 제 처도 동의해 주었습니다. 

저도 이제 내부에 그리고 외부에 제 사정을 공개하고, 하반기 이후 어떻게 살지 여러 사람과 상의하려고 합니다. 계속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래도 이제까지 누구보다 게으르지 않게 열심히 일해왔습니다. 더이상 저보고 이 병원에서 이 과에서 지금처럼 더 계속 버티면서 일하라고 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고원중 올림

원장님께 3

저의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짐을 내려 놓으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이제까지 해 온 것이 너무 아쉽고 아깝지만, 더이상 바래야 소용없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기 때문입니다.

2년 전부터 저도 일이 많아져 힘들었지만 000 선생도 괴로워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결핵·비결핵 항산균 폐질환(TB NTM) 전문가로 커서 본원에 TB NTM 스텝이 2명이 된다고 저도 그렇고 000선생 본인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2년 전 000 선생 돌아오고 국제 교육코스도 보내서 국제학회 함께 다니면서 국제흐름이 어떤 건지도 알려주고, 국제경쟁력은 어떻게 갖추어야 하는지도 많이 알려주었습니다. 저와 함께 앞으로 결핵·비결핵 항산균 폐질환(TB NTM)에서 일할 사람이라고 외국분들한테 소개도 많이 했고 벌써 친하게 된 사람들도 있고요.

그런데 막상 000 선생 본인이 근무를 시작하고 나서 현재까지 TB NTM 일은 1/3 정도밖에 못하고 본인이 원하지 않았던 암병원 진료가 더 많아지고 발령도 폐암센터로 내고 면접자리에서 너는 폐암TO로 뽑는거고 암환자 진료 더 열심히 하라고 하니 그리고 앞으로 TB NTM 쪽 일을 더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년에는 더 폐암쪽 시술을 하라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와서 저에게 병원이 예정에 없이 무리를 해서 000 선생을 뽑아서 1/3 정도 TB NTM 할 수 있게 해준 것만도 저에게 병원과 과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특혜이고 더 이상은 안된다고 하니 이건 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000선생의 인생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젊은 후배들에 대한 인사를 정말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같이 결핵·비결핵 항산균 폐질환(TB NTM) 전문가로 일할 수 있을 줄 알고 저를 믿고 000선생은 예정되었던 병원을 가지않고 본원에 온 것인데요. 정말 섭섭한 얘기와 대형병원 횡포라고 욕도 많이 들었고요.

제가 사직서를 내고 이 병원을 떠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물론 제일 우선은 제가 더이상 이 병원에서 결핵·비결핵 항산균 폐질환(TB NTM) 업무량을 감당할 수 없어서였습니다. 말씀으로는 TB NTM 이 중요하고, 국제적인 센터라면서 교수 2명을 둘 수 없는 국제적인 센터가 세상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리고 두번째는 제가 그만두어야 000선생이 폐암 일을 줄이고 저 대신 TB NTM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 때문에 본인 인생을 변경한 아끼는 후배인데, 본인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괴로와하는 것을 계속 보기도 저도 힘들고요.

저는 이게 원장님과 과장님과 생각의 큰 차이이고 선생님들께서 저를 포함한 후배들 대하시는 세상 살아가는 방법과 제가 제 후배들 대하고 세상 살아가는 방법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결핵·비결핵 항산균 폐질환(TB NTM)을 못하게 되더라도 남은 인생은 솔직한 사람들과 마음 맞는 사람들과 조금 더 마음 편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생각입니다

저도 그동안 몸도 힘들었지만,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로 하였습니다. 그동안 도와주신 것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고원중 올림 

원장님께 4

삼성서울병원 연구실 유지 문제 관련해서 계속 고민 중입니다.
제 연구실이 인력도 금년 초까지는 포닥 3명을 포함해서 연구원 총 6명으로 인원도 많았습니다. 사용하는 공간, 기자재, 균주와 임상검체 등 보관공간도 많고요. 10년 이상에 걸쳐 제가 만들어놓은 시스템입니다. 

국내에서는 단연 최고 수준이고, 보관된 검체 등은 다른 나라 비결핵 항산균 센터와 비교해도 앞서갑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균주와 임상검체를 이용한 공동연구 제안도 많이 들어오고 현재 진행 중인 국제공동연구도 있고, 진행되어 곧 논문 투고할 연구도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에 비결핵항산균 연구실을 계속 유지하고 000박사가 여기에 남기를 원하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만약 000박사가 남는다면 제가 떠난 후에도 자격이나 인건비 등을 생각하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10년 이상에 걸쳐 만들어놓은 코호트와 검체를 폐기할 거냐고도 물어보셨는데요. 이전에 병원 떠나면서 그렇게 하신 선생님이 계신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떠나더라도 이렇게 모은 임상자료와 검체를 이용한 연구는 앞으로 계속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제가 병원 떠난다고 이걸 폐기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전 세계에서 앞서가는 정말 귀한 자산입니다.

제 개인적인 바램은 000선생이 10년만 같이 저랑 TB NTM 전공하였으면 이렇게 모은 자료와 검체를 이용해서 앞으로 10년간 삼성서울병원을 전세계 최고의 NTM 진료와 연구센터로 계속 유지하고 싶었는데, 그건 이미 지난간 얘기니까 할 수 없을 것 같고요.

저도 요즘 계속 연구인력과 시설, 장비, 보관된 검체를  어디까지 옮기고 어디까지 남겨야 할지 그리고 향후 삼성서울병원과의 공동연구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지속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 중입니다. 혹시 생각하고 계신 내용이나 계획이 있으면 알려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고원중 올림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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