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6.16 07:21최종 업데이트 26.06.16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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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2030 남성 표심 겨냥했던 ‘탈모 급여화’ 공약 현실화?…포퓰리즘 질타 이유 있었다

탈모 전문 피부과의 “중증 원형탈모 치료 급여 공백·삭감 반복”…개원가 “건보 재정 우선순위 맞나?” 비판도

이재명 대통령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2030 남성 표심을 겨냥한 대표적인 대선 공약으로 주목받았던 탈모치료제 급여화가 올 하반기 중점과제로 추진되면서, 실제 탈모 환자를 진료하는 개원가를 중심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미 건강보험 적용 대상인 질병성 탈모 치료조차 삭감과 급여 공백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대선 공약으로 주목받은 청년층 탈모 급여화가 먼저 부각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건강보험 재정의 우선순위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부가 탈모치료 급여화를 공식 논의 테이블에 올린 것은 지난 11일 열린 현 정부 출범 1주년 정책간담회에서다. 이날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탈모가 청년의 건강과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지원 필요성을 언급하고, 탈모치료제 급여화 추진 방침을 설명했다.

현재 건강보험은 원형탈모, 지루피부염에 따른 탈모 등 병적 원인이 확인된 일부 탈모질환에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반면 유전성 탈모나 노화에 따른 탈모 치료는 비급여로 분류돼 환자가 진료비와 약값을 부담하고 있다.

정부가 검토하는 방안 역시 모든 탈모치료제를 건강보험에 넣는 방식이라기보다, 병적 원인이 확인된 일부 탈모질환을 중심으로 급여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청년층 탈모가 사회생활과 취업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20~34세 청년층을 우선 대상으로 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오는 7월 행정안전부 주관 ‘모두의 토론회’ 등을 통해 사회적 의견을 수렴하고,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논의는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도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과거 대선 과정에서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을 공약으로 제시했고, 지난해 12월 복지부 업무보고에서도 탈모 치료의 건보 적용 확대 검토를 주문한 바 있다. 의료계가 이번 논의를 단순한 보장성 확대가 아니라 공약 이행 차원의 정책 드라이브로 보는 이유다.

개원의들은 현재 급여 적용 대상인 질병성 탈모 치료조차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유전성 탈모 급여화 논의가 먼저 부각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탈모 환자를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는 홍피부과 이건홍 원장은 “원형탈모나 휴지기 탈모, 스트레스성 탈모처럼 원래 보험이 되던 항목의 치료를 많이 하고 있다”며 “하지만 원형탈모에 쓸 수 있는 약은 매우 제한적이고, 두피 스테로이드 병변내 주사나 광선치료 정도만 보험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중증 원형탈모로 넘어가면 장기 치료를 많이 했다는 이유로 삭감되는 경우가 많다”며 “범발성 탈모나 전신형 탈모처럼 두피 전체, 눈썹, 체모까지 빠지는 환자들은 생물학적 제제 등 적극적 치료가 필요한데, 정작 이런 치료제는 원형탈모에 보험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질병으로 분류돼 치료가 필요한 탈모에는 치료제가 급여도 안 되고, 주사 치료는 삭감되는데, 표를 위해 포퓰리즘으로 유전성 중증형 탈모 같은 새로운 코드를 만들어 건보 적용을 추진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미 보험이 적용되는 항목조차 각종 이유로 삭감되는 상황에서 청년층 중심의 탈모치료 급여화를 추진하는 데 대해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탈모는 나이가 들수록 환자 수가 늘고 중증도도 심해지는 만큼, 청년층에만 보험 혜택을 적용할 경우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원장은 “먹는 약을 보험으로 바꾼다고 하면 결국 기존 비급여로 처방해 오던 피나스테리드 계열 약제가 대상이 될 텐데, 20~30대는 보험이 되고 40대 이후는 왜 안 되는지 역차별 문제가 생긴다”며 “나이가 들수록 탈모 환자가 많아지고 중증도도 심해지는데 청년층에만 적용한다면 사탕발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향후 급여화가 선별급여나 관리급여 형태로 추진될 가능성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예를 들어 5%만 건보를 적용하고 나머지는 비급여로 설정한 뒤, 그 5%에 대한 근거를 잡아 나중에 다시 삭감할 가능성이 있다”며 “의사들이 걱정하는 것은 실제 남성형 탈모를 건보 적용하더라도 나중에 삭감이라는 칼날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의료계는 질병성 탈모에 대한 치료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의 배분 원칙과 우선순위가 먼저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한일반과의사회 좌훈정 회장은 “건강보험은 결국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제도”라며 “미용적 탈모가 아니라 질병적 탈모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는 것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재정 사용에는 합리적인 배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좌 회장은 현재도 일부 중증 탈모나 질환에 의한 탈모에 대해 제한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삭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심한 탈모에 대해서는 삭감하면서 제대로 건보 적용을 해주지 않다가, 대통령 선거 공약이라는 이유로 급작스럽게 급여화를 추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계는 탈모 급여화가 ‘공약성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가 탈모치료제 건보 적용을 대대적으로 홍보해 국민적 호응을 얻은 뒤, 실제 급여화 과정에서는 건보 재정 부담을 이유로 급여 기준을 까다롭게 설정하거나 삭감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좌 회장은 “건보 적용을 할 거면 정말 확실하게 해주든가, 안 할 거면 안 해야 한다”며 “정부는 탈모 건보 적용을 홍보해 민심을 얻고, 막상 급여화 이후에는 건보 재정을 아끼기 위해 엄청난 삭감을 할 가능성이 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박근태 회장도 필수의료 수가와 건보 재정 우선순위를 문제 삼았다. 박 회장은 “필수의료 수가 몇 푼 올리기도 힘든 상황에서 탈모치료 급여화에 건강보험 재정을 쓰는 것이 맞느냐”며 “구체적으로 어느 범위까지, 어떤 본인부담 구조로, 어느 정도 재정이 투입되는지부터 명확히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탈모 급여화 논의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봤다. 그는 “100대 100 본인부담으로 할 것인지, 관리급여처럼 일부만 지원할 것인지에 따라 재정 영향이 완전히 달라진다”며 “현재는 어떤 방식으로 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탈모치료를 급여화한다고만 발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논의는 최근 수가협상 결과와도 맞물려 있다. 2027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에서 평균 인상률은 1.65%로 결정됐고, 의원 유형은 공단이 최종 1.6%를 제시했지만 대한의사협회와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반면 2026년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1%로, 의원 유형에 제시된 수가 인상률의 두 배에 가까웠다.

의료계 입장에서는 인건비, 임대료, 관리비 등 의원 운영 비용은 계속 오르는데 정부와 공단은 건보 재정 한계를 이유로 수가 인상에는 인색하면서, 대통령 공약과 맞물린 탈모 급여화에는 정책적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불만이 더해질 수밖에 없다.

의료계는 "탈모 급여화 논의에 앞서 현재 급여 적용 대상인 중증 탈모 환자에 대한 삭감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라며 "급여화 대상을 질병성 탈모로 한정할 것인지, 청년층 유전성 탈모까지 포함할 것인지, 본인부담률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연간 재정 소요가 어느 정도인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탈모 # 치료제 # 급여화 # 이재명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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