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4.13 07:27최종 업데이트 18.04.13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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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인자인 'APOE', 치료 타깃이 될 수 있다

[칼럼] 배진건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상임고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배진건 칼럼니스트] ​치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AD)은 서서히 진행하는 인지기능 저하와 행동장애를 임상적 특징으로 가지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은 지난해 과제탐방을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의 좋은 약물이 절실하다고 했다. 사업단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허가 및 사용되고 있는 치매 치료제는 단 4종류이다"라며 "기억력 유지 목적의 아세틸콜린 조절 기전 약물이 유일하지만 이미 진행 중인 환자에게는 큰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또 "2000년에서 2012년 사이 개발 진행된 413개의 신약 중 임상시험을 마치고 FDA 허가를 받은 약물은 ‘나멘다(memantine)’ 뿐이고 이 약물의 기전으로 설명하는 뇌세포를 진정시키는 효과의 한계는 명확하다”고 했다.

아밀로이드베타(Aβ)가 AD의 병인이 되리라는 것은 환자들의 뇌를 영상장비나 현미경으로 Aβ 플라크(plaque)를 본 경험이 있는 연구자들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다. 뇌 질량의 Aβ 플라크 축적이 많게는 30%까지 영향 받게 만든다. Aβ 기반 접근법(amyloid-based approaches)은 가설이 나온 후 지난 27년동안 AD 연구/개발에 가장 중심이 된 이론이다. 

AD를 일으키는 신경세포의 기능부전과 신경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시발점이 Aβ단백의 축적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Aβ의 축적 자체만으로는 신경독성 효과가 크지 않음이 밝혀졌다. 또 Aβ단백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이 실패를 계속하면서 원래의 가설이 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 

오랫동안 인간에서 ApoE(Apolipoprotein E) 유전자 변이가 일어날 경우 AD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인간의 ApoE 유전자에는 세 개의 변이체(variants) 또는 대립유전자(alleles)가 있다. ApoE4 유전자 1 카피(copy)를 보유하는 경우 AD에 걸릴 위험은 4배로 증가한다. 2카피를 보유하는 경우 그 위험은 12배로 증가한다. ApoE4는 동물과 인간의 뇌에서 Aβ의 축적을 강하게 촉진한다. ApoE4가 응집을 통해 플라크를 형성하며, AD를 일으킬 수 있는 최고의 위험인자 중 하나가 됐다.  
 
AD 위험인자 상위권인 'ApoE'가 AD 치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 임상연구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Targeting of non-lipidated, aggregated apoE with antibodies inhibits amyloid accumulation'라는 제목으로 지난 3월 26일 게재됐다. 

미국 워싱턴의대 연구진은 인간의 ApoE 유전자를 타깃하는 여러 항체를 제작해 실험했다. 연구팀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형질전환 마우스(인간의 ApoE를 발현하는 마우스)를 사용했다. 연구진은 매주 한번씩 6주를 마우스에 주사했고 그 기간 중 뇌에 축적된 플라크를 측정했다. 그 항체 중 하나인 'HAE-4'가 ApoE에 붙어서 Aβ를 제거하는 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ApoE 연구에는 기술적인 장애물이 존재한다. ApoE는 지방에 결합돼 있는 단백질이다. 이 때문에 다른 분자에 달라붙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또한 ApoE는 전신에서 발견되는 단백질이기 때문에 뇌에 존재하는 ApoE만을 정확히 겨냥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논문의 주요 저자이자 신경학자인 데이비드 홀츠먼(David Holtzman) 교수는 지질(lipid)에 관한 생화학적 분석기법의 이해가 깊은 별도의 연구실을 별도로 운용하고 있다. 여기서 중추신경계의 지질 단백을 다루는 기술 개발을 전담시키고 있다. ApoE의 생물학적 기능을 연구하려면 생화학적 개발에 전념하는 연구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번 항체도 'non-lipidated, aggregated ApoE' 지질이 제거되고 ApoE 응집을 막는 항체다. 아마 이런 환경적인 요소가 이번 긍정적인 결과의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한 ApoE 항체와 다른 부분으로 추측된다.

쥐에서 HAE-4의 약물 효능을 확인한 연구결과의 특허를 디날리가 라이선스인 했다. 디날리는 2017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2억4000만달러 모았고 파킨슨과 알츠하이머에 사용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이번 항체는 ApoE4 단백질의 이전 항체들과는 다르게 ApoE4 단백질의 2개의 아미노산이 변형된 차별화된 접근 방법이다. ApoE3는 오랫동안 알츠하이머병에 중립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간주돼 왔다. 이 2개의 교정된 아미노산들은 ApoE4를 ApoE3와 유사한 형태로 변형시킴으로써 비정상적 단편화(abnormal fragmentation)를 줄일 수 있는 차별화 형태로 제작된 ApoE4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무엇보다 HAE-4는 뇌에 존재하는 ApoE는 감소시키지만 피에 돌고 있는 ApoE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홀츠만 교수는 “뇌에 있는 플라크에 존재하는 ApoE의 구조는 혈액에 돌고 있는 ApoE의 구조와는 다른 것을 발견했다”며 “'HAE-4' 항체가 플라크에 존재하는 ApoE를 구별해 결합하기에 Aβ를 제거하는 작용이 있음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다음 연구 단계는 임상실험을 통해 'HAE-4' 항체가 인간에서 안전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칼럼은 3월 29일자 피어스파마 리서치(PiercePharm Research)기사와 임상연구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논문을 참조했습니다.]

#배진건 # 알츠하이머 # 치매 # 뇌질환 #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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