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많고 중증도 높을수록 삭감율 높아 병원 경영 위기...불투명한 삭감 사유, 전문심사위원이 심사했다는 답변 뿐"
바른의료연구소 이건홍 연구위원은 15일 심평원의 깜깜이 삭감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의료기관 건강보험 청구금액의 20% 이상을 삭감하고 있는 현실로 인해 경영 위기까지 초래되고 있다. 더 이상 버틸 힘이 남아있지 않아 감사원에 심평원 행태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를 하게 됐다.”
바른의료연구소 이건홍 연구위원(홍피부과의원 원장)은 15일 오전 10시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평원의 깜깜이 심사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 배경을 설명했다. 공익감사 청구에는 심평원 삭감으로 불이익을 경험한 의료기관들과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환자들도 참여했다.
이 위원은 “심평원 삭감이 너무 베일에 싸여있는데 비해 감사청구가 제대로 진행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감사청구를 통해 첫 번째로 심평원 심사 불투명성을 개선해 상세 삭감 사유를 알려달라. 두 번째는 전문심사위원이 숨어서 삭감하는 것이 아니라 공개적인 심사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심평원, 상세한 삭감사유 공개해달라
의료기관이 환자의 건강보험 진료를 하면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에 따라 환자의 본인부담금과는 별도로 심평원에 건강보험 청구액을 청구해야 한다. 이때 심평원이 삭감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의료기관에 청구액을 삭감하고 지급하게 된다.
이건홍 위원은 심평원으로부터 상세한 삭감사유를 확인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상세한 사유 없이 삭감 사유가 일정 기호로 통일이 돼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말 많은 피부질환자들을 보고 있지만 심평원 삭감이 지나치다”라며 “가령 심평원은 전달에 내원한 환자 치료 삭감을 했으면 다음달에 환자가 왔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다시 100% 삭감을 한다. 가령 피부 질환자의 중증도가 높아질수록 삭감을 하거나 환자의 내원 횟수가 많아질수록 삭감하는 정도가 심해진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심평원은 심사과정에서 단순히 의료기관이 청구를 많이 했다고 해서 부당청구나 과잉청구로 매도하면서 일정한 양을 정해 일괄적으로 삭감하는 관행을 버려야 한다. 의사도 알 수 없는 코드를 공개하면서 삭감하고 있는데, 삭감 사유부터 제대로 공개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이어 “심평원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 삭감을 결정할 경우 의료기관은 그대로 당할 수밖에 없다. 환자를 많이 보거나 중증도가 높은 의료기관일수록 삭감의 정도가 더욱 심하다”고 호소했다.
심평원, 전문심사위원 비공개 아닌 공개적으로 심사해달라
이 위원은 심평원 전문심사위원의 심사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이 위원은 “삭감 과정이 베일에 싸여있는 데다 삭감하는 과정이 정당하지 못하다. 심평원에 제보를 해도 그저 전문심사위원이 심사를 했기 때문에 삭감했다는 답변만 문서로 돌아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문심사위원이 일주일에 수천, 수만건을 심사하면서 정말 그 많은 심사건수를 상세하게 심사했는지 불투명하다"라며 "유사한 의료기관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전문심사위원의 투명한 심사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 위원이 치료하고 있는 환자들은 전신에 진물이 나는 중증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 가려움증 때문에 잠을 못 자는 만성 소양증 환자, 심한 흉터가 남을 정도로 긁어 염증과 태선화가 진행된 만성 환자, 얼굴과 목의 흉터가 진행돼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농양 환자 등이 많다.
이 위원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급여 진료비에 대한 삭감을 일삼는 심평원의 행태로 인해 갈수록 피부과 의원들은 피부질환 진료보다는 삭감당하지 않고 더 많은 비용을 받을 수 있는 피부미용 분야로 옮겨가고 있다"라며 "일반 피부질환을 치료하는 의료기관에 인센티브를 줘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정당한 보험급여 청구액조차 주지 않으려 무자비한 삭감으로 일관하고 있다"라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어 이 위원은 “환자들이 심평원에 민원을 넣어도 의료기관과 심평원 사이의 문제일 뿐, 국민 건강권을 지켜줄 수는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라며 "의료기관 경영을 하고 있는 의사 입장이기도 하지만 피부 질환자들을 치료하는 치료자의 입장에서 국민 건강권을 지키고자 공익감사 청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