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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질 평가 중심의 심사체계 개편, 삭감률 1%에서 3배로 늘리고 과소 진료·진료 획일화 초래

    병원의사협의회, "저수가 개선 및 보험제도 개편부터…그렇지 않으면 의료왜곡만 심화"

    기사입력시간 19.06.17 06:38 | 최종 업데이트 19.06.17 06:38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1차 건강보험종합계획에서 추진하는 방식의 의료 질 평가 확대와 심사체계 개편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의료의 왜곡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제1차 건강보험종합계획(건보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정부는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질 평가의 확대와 평가제도 간 기능 정립을 할 것이며, 질과 성과 중심으로 심사체계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청구건별 심사는 기관·질병·환자 단위로 통합해 모니터링 및 분석·심사하고, 의학적 근거를 토대로 심사기준을 설정·운영하면서 현장 전문성을 활용하는 심사기전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평가 결과와 심사·수가개선 등을 연계해 우수 의료기관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심사-평가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에 대해 병의협은 “정부의 발표 내용을 보면 정책의 방향이 일견 큰 문제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도 일선 의료기관에서 진행되는 의료 질 평가의 실상을 보면, 현재 상태로는 정부가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정부는 여러 가지 부작용만 양산하는 정책을 추진하기 전에 저수가 개선 및 보험제도 개편과 같이 대한민국 의료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개선 없이 추진되는 의료 질 평가 확대와 심사체계개편과 같은 정책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의료의 왜곡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실제 의료질 향상 유도하지 못하는 의료 질 평가 

    병의협은 “현재 진행되는 의료 질 평가는 실제 의료 질 향상을 유도하지 못하고 평가를 위한 평가에 그치고 있어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시트로박터균 감염에 의한 신생아 집단 사망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던 이대목동병원은 사건 이전에 있었던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아무런 문제없이 통과했고, 감염관리 1등급을 받은 병원이었다”라고 했다. 

    또한 병의협은 “현재 의료기관에서 관리되고 있는 진료와 관계된 여러 가지 질 지표들은 실제 진료 내용과 불일치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라며 “실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형식적인 인증과 질 지표 관리는 결국 질 평가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현실과 동떨어진 질 평가 결과를 의료기관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병의협은 “현재의 저수가 체제에서 상급종합병원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경영난에 직면한 중소병원들은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버틸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질 평가 기준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이를 그대로 지키면 현실적으로 버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병의협은 “대부분 정부가 질 평가 기준으로 만드는 지표들은 중증도는 높이면서 행위량은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중소병원이나 의원급에 적용하게 되면 이를 제대로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질 평가를 통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서 인력을 늘리고 시설 및 시스템 개선을 하고 있지만, 노력을 들이는 것에 비해서 얻는 것이 적기 때문에 행정 및 재정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병의협은 “상급종합병원들에서도 현재 정부의 질 평가 기준을 제대로 지키기 힘들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현재의 저수가를 비롯한 잘못된 의료체계에 대한 개선 없이 확대되는 질 평가는 결국 현실과 괴리된 평가 결과들을 양산하게 된다. 이는 또다시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게 되어 의료의 왜곡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병의협은 “더 심각한 문제는 앞으로 정부가 이러한 의료 질 평가 결과와 지표 달성 성과를 중심으로 심사체계를 개편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라고 했다.

    경향심사 도입, 삭감 높이고 진료 획일화만 초래할 것 

    병의협은 지난해 9월 경향심사의 도입은 의료비 통제를 위한 수단이며 가치기반 지불제도 및 총액계약제로의 지불제도개편을 위한 준비 작업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병의협은 “경향심사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정부는 슬그머니 경향심사라는 말을 없애버리고는 분석심사, 심층심사 등의 용어로 바꾸어 심사체계 개편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어만 쓰이지 않을 뿐 실제 심사체계개편의 내용은 경향심사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건보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정부가 발표한 청구건별 심사의 기관·질병·환자별 심사로의 전환이나 우수기관 자율관리제, 동료평가제와 같은 전문가심사위원회 운영을 통한 전문가심사제도는 바로 경향심사 발표 당시 정부가 계획했던 내용에서 용어만 살짝 바꾼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병의협은 “경향심사는 기본적으로 비용 관리 목적, 즉 의료비 통제를 위해서 만들어진 심사 방식이다. 여러 비용 지표에서 정부가 정한 평균에 대한 표준편차 기준을 벗어나는 의료기관은 전문심사와 심층심사의 대상이 되는데, 문제는 정부의 기준점 설정에 따라 전문심사 대상 기관이 대폭 증가할 수 있고, 이러한 과정에서 걸러져야 할 일부 의료기관 이외에도 선량한 피해자가 다수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전문가심사제도가 도입돼도 최종 심사 주체는 심평원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고, 정부가 의도한 대로 심사체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실제로 경향심사를 도입하면 의료의 자율성은 더욱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전문심사나 심층심사의 대상이 되면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병의협은 “이를 피하기 위해 스스로 행위량을 조절하게 되고 이는 곧 과소 진료와 진료의 획일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건보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현재 1% 정도인 불필요 지출 관리율을 3%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다”고 말했다. 

    병의협은 “현재 실제 심평원 삭감률이 급여비의 1% 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경향심사로 달성하려는 목표가 삭감률 3배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한대도 정부의 의학적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거짓말을 믿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병의협은 “의료 질 평가 결과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결과를 가지고 심사와 수가 및 인센티브에 반영하게 되면 부작용과 의료 왜곡 현상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각 의료기관들은 높은 질 평가 지표나 비용 지표를 만들기 위한 방향으로 진료 패턴을 획일화시켜 바꾸어 나갈 것이고, 의료진들은 결국 이에 맞춰 환자를 진료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건별 심사 방식은 개별적 의료 행위에 대한 불합리한 심사 기준 등이 문제였다면, 정부가 추진하는 경향심사는 아예 진료 패턴의 획일화를 유도하기 때문에 자율성은 더욱 침해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했다.

    병의협은 “정부는 경향심사와 지불제도개편은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 건보종합계획에서 정부는 본격적으로 가치기반지불제로의 지불제도개편을 추진할 뜻을 밝힘으로써 지난해의 해명이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정부는 여러 가지 부작용만 양산하는 정책을 추진하기 전에 저수가 개선 및 보험제도 개편과 같이 대한민국 의료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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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솔 (sim@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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