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10.05 06:12최종 업데이트 22.10.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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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보 진료비 급증에 심평원도 골머리 "한의계, 적정진료하고 첩약·약침 등 의학적 근거 마련해달라”

한의원 중심 경미 상병 비율 80%...경미질환 심사 강화, 입원료·상급병실료 심사지침 신설, 비급여 심사기준 검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연봉 자동차보험심사센터장. 사진=심평원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한의계에 적정진료와 함께 첩약, 약침 등 자동차보험에서만 별도보상하는 진료영역에 대한 의학적 근거 마련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심평원 이연봉 자동차보험심사센터장은 4일 원주 심평원 본원에서 열린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지난 2014년 이후 자동차보험 진료비는 68% 증가했다. 특히 비급여 증가율은 146%에 달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자보 진료비 증가율 68%는 같은 기간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율 78%에 비해 낮다. 하지만 건보 진료비 증가율이 증증질환 중심의 보장성 강화로 인한 영향이 큰 반면, 자보 진료비는 경미 상병 비율이 전체 진료비의 80% 수준으로 질적 측면에서 차이가 크다는 게 이 센터장의 지적이다. 

한의원 상급병실료 청구액, 2019년 14억→2021년 325억으로 '껑충'

이 같은 자보 진료비 증가 추세에 심평원은 심사기준을 강화하면서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 4월 상급병실료 인정기준 심사지침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경미환자의 입원진료 증가, 그 중에서도 한의원 입원 증가가 두드러지며 진료비 증가를 부추겨온 데 대한 대응 차원이다. 

실제 그간 일부 한의원에선 입원실 전체를 ‘상급병실’로 운영하거나 일반병실 대신 상급병실 우선 입원을 유도하는 등 비정상적 진료 행태로 입원 진료비 상승을 유발해왔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상급병실료 청구 현황을 살펴보면, 한의원은 2019년 63곳에서 14억원의 진료비를 청구했던 것이 2021년엔 350곳에서 325억원 청구로 기관수와 진료비 모두 훌쩍 늘었다. 같은 기간 의원이 346곳 19억원에서 256곳 18억원, 한방병원이 98곳 25억원에서 57곳 6억원으로 진료비 청구 기관수, 금액 모두 줄어든 것과 크게 대조되는 수치다.

이에 대해 이 센터장은 “입원료 심사지침 적용 후 한의과 입원료 청구금액이 5.5% 감소했지만, 아직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의학적 기반과 환자별 상태를 고려한 적정진료와 진료사실에 기반한 정확한 진료기록과 진료비 청구가 일상화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한의사협회 차원의 협조를 요청했다.
 

첩약∙​약침 등 비급여 영역 진료비 가파른 증가세…의학적 근거 찾기는 어려워

이 센터장은 첩약, 약침 등 자보에서만 별도로 보상하고 있는 진료 영역도 큰 고민거리라고 털어놨다. 집중심사 영역으로 선정해 면밀히 심사하고 있지만 의학적 필요나 효과성에 대한 근거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400년 전에 나온 동의보감이 있지만, 심평원이 활용할만한 현대화 이후의 임상연구 사례가 없어서 고민이 많다”며 “한의사협회 차원에서 첩약, 약침 등 자보에서만 별도 보상하는 비급여에 대해선 국민의 신체변화, 질환 다양화, 환자안전을 위한 적응증, 치료방법 등에 대한 의학적 근거를 정립하는 프로세스를 신속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이 센터장은 자동차보험 진료비의 합리적 지출은 심평원의 심사만으로는 100% 담보가 어렵다며 보험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의 치료방향 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진료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손보업계에서 ‘지급보증현황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의료기관에 공유한다면 개별 의료기관들이 치료뱡향을 결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손보업계에선 경미상병으로 4주 이상 진료가 필요한 경우 진단서 제출을 의무화했지만 입원∙외래 진료방식에 따른 보상기준이 달라 진료를 선호하게 하진 않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도 제언했다.

보험사기 의심 시 고발 법률에 '신중' 입장…경미질환 심사 강화∙비급여 심사기준 검토

자동차보험 사기를 줄이기 위해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발의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해당 법안은 자동차보험 심사 과정에서 보험사기행위로 의심할만한 합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 심평원이 관할 수사기관에 고발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센터장은 “진료비 심사는 의료기관에서 제출한 진료기록 등의 자료를 토대로 자보진료수가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심사하는 것”이라며 “어려운 부분이 있는 만큼 관계 기관들과 추가적 협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심평원은 경미질환에 대한 심사 강화와 첩약, 약침 등 비급여 영역에 대한 심사기준 검토를 통해서도 자보 진료비 지출 합리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센터장은 “진료비 심사에서 중증질환은 충분한 진료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하되, 경미질환은 의료적 낭비 여부를 면밀히 살피도록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며 “진료비 증가요인별 분석기법을 개발해 신속히 심사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심사방식 자체를 재구조화하는 등 시스템을 더욱 정교화 해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 상반기 입원료 및 상급병실료 심사지침 신설을 시작으로 진료비 낭비요인이 높다고 판단되는 첩약, 약침 등 비급여 영역은 환자 안전과 적정 처방 등 관점에서 심도있게 심사기준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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