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2.26 05:30최종 업데이트 18.02.26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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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협상 결렬 가능성…비대위 "신포괄수가제·예비급여 철폐하고 개별학회 협상 금지”

"복지부가 3가지 조건 수용해야 문재인 케어 협상"…투쟁 로드맵 마련·이필수 위원장 삭발식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정협상 결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의협회장 후보들 비대위 기자회견에 총출동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보건복지부에 예비급여의 본인부담률 80~90% 항목을 철폐하고 신포괄수가제 확대 철폐, 개별 학회 접촉을 통한 문재인 케어 협상 반대 등 3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비대위는 복지부가 3가지 조건을 3월 5일 의정협상단 회의까지 받아들이지 않으면 의정(醫政) 협상을 깨는 특단의 선택을 하겠다고 밝혔다. 

의협 비대위는 25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진행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비대위는 원래 전체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의정협상 진행 여부가 정리되지 않아 전체 회의가 끝난 이후 다시 열었다. 비대위는 당장 의정협상을 깨지 않는 대신 3가지 조건 수용 여부에 따라 결정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지난 19일 ‘중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예고하면서 복지부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복지부가 비대위에 일체 상의없이 3월1일부터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확대를 발표한데 이어 4월 1일부터 시행하는 예비급여 고시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이날 이필수 비대위원장은 전체회의 전에 삭발식을 강행하면서 복지부에 대한 굳은 반대 의지를 표현했다. 
▲이필수 비대위원장은 이날 복지부에 대한 강력한 의사 표시로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 위원장은 “의정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복지부에 예비급여 80~90% 철폐를 요구하고 신포괄수가제 확대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라며 “복지부가 문재인 케어를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것은 협상을 맡은 비대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복지부는 대화 창구를 개별 학회로 하지 말고, 비대위와의 협상에 성실히 임할 것인지 아닌지 분명히 정하고 가야 한다”고 했다. 

신포괄수가제 예비급여 의료기관 통제 정책 반대 

의협 비대위가 신포괄수가제와 예비급여를 반대하는 이유는 수가 정상화가 우선되지 않은 상태로 의료기관 통제만 이뤄질 수 있어서다.

비대위는 복지부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의 수가 인상을 제시하고 현행 원가의 75%인 진찰료 원가 수준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모든 의료기관의 종별가산율을 상급종합병원 수준인 30%(현행 의원 15%,병원 20%, 종합병원 25%)로 인상할 것을 주장했다. 

신포괄수가제는 기존 질병군별 진료비가 고정되는 포괄수가제에서 ‘포괄’로 계산되는 부분을 일부 줄이면서 기준진료비로 지급하고, 재원일수에 따른 일당수가를 가감(加減) 지급하도록 한 것이다. 포괄수가제는 2009년 4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42개 지역거점 공공병원에서 553개 질병군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되고 있다. 복지부는 신포괄수가제를 도입한 병원이 올해년 80개, 2019년 100개, 2022년 200개 등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복지부는 최근 신포괄수가제 설명회를 열어 “신포괄수가제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은 정책가산 35%를 주는 등 긍정적인 혜택이 많다”라며 “신포괄수가제는 의원급이 아닌 병원급 의료기관 위주로 참여하며, 의료기관의 참여는 자율에 맡긴다”고 했다.  

비대위 이동욱 사무총장은 “정책가산은 도중에 빠질 수 있다”라며 “복지부가 수가 정상화부터 약속을 한다면 신포괄수가제에 대한 협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복지부는 이달 5일 본인부담률 50~90%에 이르는 예비급여의 청구방법, 심사청구서·명세서서식, 작성요령 등을 고시했다. 비대위는 복지부로부터 미용, 성형, 도수치료, 영양제 등 외에 치료와 관련된 비급여를 급여화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이 총장은 “비대위는 협상 처음부터 보장성 강화가 아닌 비급여 통제 목적인 예비급여를 반대했다”라며 “하지만 복지부는 비대위 협상팀과 어떤 논의도 없이 예비급여 청구방법 등을 고시했다”고 밝혔다.  

이필수 위원장은 “복지부는 비대위를 상대로 진정성 있게 소통하지 않고 일방통행으로 가고 있다”라며 “수가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원론적인 이야기만 있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강행에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의 각오로 끝까지 투쟁할 것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덧붙였다. 

매주 수요일 청와대앞 집회 등 투쟁 계획 

비대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통해 투쟁을 통한 결속을 다지기 위해 우선 오는 28일 오후 7시 청와대 앞 100m 지점에서 야간집회를 하기로 결의했다. 비대위는 매주 수요일마다 청와대 앞 집회를 열기로 했다. 

또한 비대위는 전국의사 대표자회의를 3월 18일 서울시 중구 청계광장에서 장외집회 형태로 연다. 지난해 12월 10일에 이은 2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는 4월 22일에 개최한다. 기타 안건으로 한방 반대나 비대위 활동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한다. 

이 총장은 “복지부의 일방적인 문재인 케어 추진 상황을 전국 의사회원들에게 알리고 투쟁을 독려하고자 한다”라며 “복지부와의 협상 결렬 여부와 관계없이 강력한 투쟁 로드맵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 총장은 “비대위가 다시 심기일전(心機一轉)해야 한다”라며 “복지부에 분명한 비대위 입장을 전달하고, 복지부가 대한병원협회나 개별 학회를 통해 임의로 각개전투를 하려는 시도를 막아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병협이나 개별 학회 역시 비대위에 협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 최대집 후보(왼쪽), 기동훈 후보(가운데)와 김숙희 후보(오른쪽), 임수흠 후보(왼쪽), 이용민 후보(오른쪽) 
한편, 이날 비대위 기자회견에는 비대위원 출신 후보 4명을 포함해 의협회장 후보들이 총출동했다. 의협회장 선거운동 기한은 개표가 이뤄지는 3월23일까지며 새 회장의 임기는 5월 1일부터다. 비대위는 새 집행부에서 투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한다. 

비대위 투쟁위원장인 기호 3번 최대집 후보가 선봉에 나섰고 비대위원인 기호2번 기동훈 후보, 기호 5번 김숙희 후보, 기호 6번 이용민 후보가 참여했다. 현 의협 대의원회 의장 기호 4번 임수흠 후보는 비대위원은 아니지만 비대위 조끼를 입고 등장해 삭발식 등을 응원했다. 현 의협회장 기호 1번 추무진 후보는 비대위 조끼를 입지 않고 잠깐 등장해 비대위에 인사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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