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7.01.26 07:18최종 업데이트 17.01.2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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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 형성과 소진

[기획]2017년 호스피스를 만나다

[기획] 품위있는 이별과 의료진의 소진

원자력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나임일 센터장은,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의사와 환자라기 보다는 사람과 사람으로서의 관계에서 더 많은 지식·경험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방향을 안내해 드리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해 라포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쉽게 소진되지 않기 위해서는 환자와 그 가족에게 공감하되 너무 동화되지는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센터 인력에 대한 소진관리도 잊지 않았다.

사진: 원자력병원 완화의료센터 다학제팀(돌봄팀)(원자력병원 제공)

음악과 미술, 원예 요법을 통한 '라포 형성'

원자력병원에서는 음악·미술·원예 요법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요법치료에 있어서도 라포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요법치료는 환자뿐 아니라 가족을 대상으로도 진행되는데, 환자 침상으로 가서 1:1 개별 진행하기도 하고 병실 내 라포가 잘 형성된 경우 다 함께 참여해 병실 분위기가 한층 밝아지기도 한다.
 
원자력병원 김소연 음악치료사는 "많은 분들이 음악을 좋아해서 접근이 비교적 쉬운 편이다. 활동이나 의사소통이 가능하신 분은 음악을 통해 대화도 가능해 삶의 추억이 되는 노래를 함께 불러 심리적 편안함을 제공한다. 또 의사소통이 어려운 분들은 가족이 알려주는 평소 환자의 선호곡을 들려드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진: 원자력병원 김소연 음악치료사(원자력병원 제공)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묻자 "발병 후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모든 일이 진행돼 환자와 가족 모두 소진된 사례가 있었다. 슬픈 노래가 아니었는데도 음악치료 진행 중 계속 눈물을 보이던 환자 보호자가 치료 3~4회 차가 되자 스스로 감정이 정리되는 걸 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보호자로부터 '음악치료를 통해 행복했고, 마음이 편해졌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함께 행복해졌다"고 덧붙였다. 
 
요법치료사로 활동하려면 음악, 미술치료 등을 전공하는 석사 교육과정을 이수하거나 민간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호스피스 분야 실습을 경험할 수 있는 기관은 많지 않은데, 원자력병원 김소연 음악치료사는 대학원에서 음악을 전공하던 중 4학기 때 인턴으로 6개월 동안 병원 근무를 하면서 접한 호스피스 경험을 계기로 호스피스 분야 음악치료사가 됐다.

돌봄팀 소진 관리에도 '요법치료사' 활약
 
호스피스완화의료 종사자는 매일 '죽음'을 대하는 직업이다 보니 상실감과 함께 신체적·심리적 소진이 크다.
 
그래서 원자력병원은 환자 외에도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전담하는 간호사들의 소진을 관리하기 위해 상담을 실시하는 한편, 원예요법과 미술치료를 진행한다.
 

사진: 원자력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원예요법 및 미술요법 작품들(©메디게이트뉴스)


호스피스 필수인력 '사회복지사'
  
원자력병원 사회복지사는 입원 후 초기 상담 1시간, 입원 3일 후부터는 주1회 경과 상담, 임종 상담을 하며, 주 보호자 혹은 주 의사결정자와 상담이 진행되기도 한다.
 
염정희 의료사회복지사는 "상담을 하다 보면 지금 겪고 있는 문제가 의료적 영역이 아닌 가족관계, 가족 내 의사소통 방법, 간병 등 가족 문화에서 발생하는 게 종종 있다. 이런 부분을 살펴 필요한 도움을 드리고자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사진: 원자력병원 염정희 의료사회복지사(원자력병원 제공)

또한 "고령 암환자는 흩어졌던 자녀들과 그 동안 부족했던 교류를 이곳에 와서 더 많이 하면서 관계가 회복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보건의료 영역의 사회복지사는 별도로 '의료사회복지사'로 분류하는데, 그는 "호스피스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필수교육을 받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와 가족에 대해 잘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의료진과도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 늘기를 기대
 
국내 사망자 4명 중 1명이 암환자, 그리고 한 해 7만 명이 넘는 수가 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또 암을 포함한 만성질환사망자가 전체 사망자의 85%를 차지한다.
 
암 사망자의 15%, 전체 사망자의 3%가 이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치료에 매달리는 인식과 의료환경에서 '품위 있는 죽음 맞기'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국내 호스피스완화의료 병상 수와 이용률이 지난 해 기준으로 각각 1200여 개, 15%. 해외 말기 암환자의 완화의료 이용률(미국 43%, 대만 30%)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다행히 병상 수와 이용률 모두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고, 건강보험공단도 2020년까지 병상을 1,387개로 확대하고, 이용률을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호스피스완화의료를 몰라서 혹은 임종에 임박해서야 이용해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줄어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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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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